커버스토리 제 1101호 (2017년 01월)





과장이 한국 경제의 희망이다

[커버스토리=‘희망 회복 2017’ 프로젝트① 대한민국의 과장들]
제조업 이끄는 40대 과장…IT·전자·서비스에 몰리는 30대 과장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대한민국에 사는 ‘과장(課長)’들은 무척 괴롭다. 특별한 사고가 있는 것은 아니다.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일이 쏟아지는 것도 아니다. ‘그냥’ 힘들다. 매일 반복되는 출퇴근과 그저 그런 하루 일과가 스스로를 지치게 한다. 이 때문에 많은 과장들은 일탈을 꿈꾼다.

하지만 일탈은 그저 꿈일 뿐 당장 이달에 내야 하는 신용카드 대금을 해결하려고, 남들에게 ‘실업자’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출근한다. 물론 과장들이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신입 사원 시절 엄청난 취업 경쟁률을 뚫고 입사해 나름의 꿈과 포부를 가졌던 이들이다.

하지만 폐쇄적인 조직, 불안한 미래가 이들을 자리에 주저앉혔다. 오히려 수년간 지속되고 있는 경기 불황에 구조조정과 희망퇴직이라는 칼바람 속에 자신들의 안위를 걱정하고 있다. 너무 튀는 행동을 하거나 잘났다고 앞장서기보다 ‘딱 남들 하는 만큼’이 지금의 과장이라는 직급을 단 사람들의 처세법이 됐다.

하지만 이제는 과장이 변해야 한다. 대한민국 경제와 기업을 이끌어 갈 인력의 중심축이 머지않아 과장이 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위에서 끌어주던 과장들의 상사들인 기성세대는 정년이나 구조조정 등을 거치면서 대규모 이탈이 진행 중이다. 이제는 과장이 한국 경제를 이끌어 갈 상황이자 ‘희망’이 된 것이다.

◆ 중간관리자 부재로 日 침체 가속화

2017년 새해 한경비즈니스가 바라본 우리 경제의 희망 역시 과장에서 출발한다. 수년째 계속되는 불경기와 저성장 기조, 여기에 인구 절벽까지 겹치면서 한국 경제의 시계는 그 어느 때보다 빨리 움직이고 있다. 마치 일본의 저성장 시대였던 ‘잃어버린 20년’과 같은 흐름이다.

1990년대 초 자산시장 버블 경제가 붕괴된 뒤 닥친 장기 불황에 일본 기업들은 수많은 사람들을 직장에서 떠나보내야만 했고 여기에 인구 절벽까지 겹치면서 인력난에 허덕여야만 했다. 이 중에서도 가장 문제가 됐던 것은 바로 중간관리자였다.

1960~1980년대 일본의 경제 호황을 이끌었던 기성세대들이 떠나며 나타난 중간관리자의 부재는 일본 경제 장기 침체의 근본 원인이 됐다. 기업의 전략을 수립하고 일선에서 움직여 줘야 하는 인력의 부재 그리고 조직과 신입 인력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하는 관리자의 부재는 그 어느 때보다 뼈아팠다.

특히 젊은 세대는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진 상황이어서 조직 내에서 ‘롱런’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고 조직 역시 그동안 기성세대에 맞춰져 있던 터라 인력 관리에 서툴렀다.

이런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일본 기업들은 중간관리자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본격적으로 인력 양성에 심혈을 기울였다. 수많은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인성부터 커뮤니케이션 방법, 조직 관리법 등을 체계화했다.

우리 경제가 일본 경제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선 과장을 주목해야 한다. 신구 세대의 중심에 서 있고 자신이 속한 조직 문화를 파악하고 있는 이들이 성장해야 한국 경제와 기업들의 미래가 밝아질 수 있다.

한경비즈니스는 2017년 새해 첫 기획을 통해 대한민국 기업체 과장들의 삶과 생각이 어떠한지 설문 조사해 알아봤다. 전국 공공 기관 및 공기업·대기업·중견기업·중소기업에 제직 중인 500명(남·여 각 25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대한민국에서 일하고 있는 과장들의 재직 회사 규모는 공공 기관 및 공기업 8.4%, 대기업 14.8%, 중견기업 22.8%, 중소기업 54% 등의 비율을 보였다. 이는 삼각형 구조를 띠고 있는 한국 산업의 구조와 일맥상통한다.

이 중 눈에 띄는 점은 회사 규모에 따른 과장의 연령별 분포다. 공공 기관 및 공기업에서 근무하는 과장은 40대 이상의 연령층에서 10.6%의 비율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반면 30~34세 연령층의 공공 기관 및 공기업 과장 비율은 5.7%에 그쳤고 35~39세 연령층은 7.2%였다.

대기업에서는 35~39세 연령층이 19.8%로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었고 그 뒤를 이어 30~34세가 15.1%, 40세 이상이 11%를 차지했다. 중견기업에서는 젊은 과장들이 높은 분포를 보였다. 30~34세 그룹이 25.5%, 35~39세 22.8%, 40세 이상 21.6% 순이었다.

중소기업에서는 40대 이상이 56.8%를 차지했고 30~34세 53.8%, 35~39세 50.3% 순으로 조사됐다.

이런 재직 회사 규모별 연령 분포도는 조직별 인력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 철밥통으로 불리는 공공 기관 및 공기업에서 40대 이상 연령의 과장이 높게 나타난 것은 그만큼 인력의 이탈이 적어 승진이 정체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중소기업에 40대 이상의 과장이 많은 것은 소규모 조직의 특성과 이직 등의 영향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 IT·전자에 몰리는 젊은 과장들


재직 회사 규모는 남녀 성별에 따른 차이도 보였다. 남성 과장은 대기업 비율이 16.8%인 반면 여성은 12.8%에 그쳤다. 공공 기관 및 공기업에서도 남성이 8.8%, 여성은 8%, 중견기업 역시 남성 23.2%, 여성 22.4%로 낮은 비율을 보였다. 반면 여성 과장은 중소기업에서 56.8%의 비율을 차지해 53.8% 비율을 보인 남성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과장들의 재직 회사 업종으로는 제조업이 23.2%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이어 정보기술(IT)·전자 12.8%, 건설·건축 12.6%, 유통 9%, 서비스 8.4%, 교육 5.4%, 무역 4.2% 등으로 조사됐다.

특히 업종에서는 남녀 성비별 차이가 도드라졌다. 남성은 IT·전자와 건설·건축 등에 종사하는 비율이 각각 14.8%, 15.2%인 반면 여성은 10.8%, 10%로 저조했다. 그 대신 여성은 유통(10.4%), 서비스(11.2%), 교육(6.8%), 무역(5.2%) 등의 업종에서 남성(각각 7.6%, 5.6%, 4.0%, 3.2%)에 비해 높은 비율을 보였다.

연령별 업종 분포를 보면 젊은 층의 제조업 기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30~34세 그룹의 과장 중 제조업 종사자는 17.0%에 불과해 전체 제조업 평균치보다 6.2%포인트 낮게 조사됐고 35~39세 그룹(26.9%)보다는 무려 9.9%포인트가 낮았다.

반면 30~34세 그룹은 IT·전자(15.1%)와 서비스(11.2%) 업종에 많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40세 이상의 IT·전자 재직 비율 10.6%, 서비스 재직 비율 7%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대한민국에 사는 과장들은 어떤 삶을 보내고 있을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총 4가지의 지출과 관련한 설문을 통해 이들의 삶을 알아봤다. 여기에서도 연령에 따른 과장들의 소비 경향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월 지출에서 가장 많이 차지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과장들은 생활비를 58.8%로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자녀 교육비(16.4%), 대출 상환(12%), 자기 계발(9.4%), 의료비(2.6%), 저축(0.4%) 등의 순으로 선택했다.

하지만 각 항목에 따른 연령별 편차는 크게 나타났다. 특히 30~34세와 40대 이상의 그룹에서 편차가 컸다. 30~34세 그룹에서는 생활비 지출이 66%로 나타난 반면 40대 이상은 50.7%에 그쳤다. 그 대신 40대는 자녀 교육비를 26%가 꼽았다.

30~34세 그룹은 자녀 교육비로 5.7%만 선택한 반면 자기 계발비를 11.3%가 선택했다. 40대는 자기 계발을 꼽은 이가 6.6%에 불과했다.

생활비 중 가장 많이 지출하는 것으로는 66%가 식비를 꼽았다. 이어 쇼핑(23.4%), 교통비(6.6%), 자녀 용돈(2.4%), 자녀 교육비(0.8%) 등의 순이었다. 이 중 30~34세 그룹이 쇼핑으로 31.1%를 선택해 35~39세 그룹 21%, 40대 이상 그룹 21.6%에 비해 높게 나타나 패션에 민감한 것으로 조사됐다.

과장들이 한 달에 자신에게 쓰는 비용으로는 20만원이 32.4%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40만원 28%, 60만원 17.6%, 10만원 9.8%, 85만원 8%, 100만원 4.2%로 조사됐다. 특히 젊은 층일수록 씀씀이는 크게 나타났다. 30~34세의 과장들은 평균 43만2000원을 자신에게 지출했고 35~39세 과장은 38만8000원, 40대 이상 과장은 39만8000원의 지출 성향을 보였다.

자신에게 가장 많이 일어나는 지출로는 식대 32.4%, 쇼핑 22.2%, 술값 20.0%, 교통비 9.4%, 취미 활동 9.4%, 담뱃값 4.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술값 지출에서 40대 이상과 35~39세의 과장들은 각각 21.6%가 가장 많은 지출이라고 답한 반면 30~34세의 과장들은 14.2%만이 선택했다.

담뱃값도 30~34세 과장들은 1.9%만 선택한 반면 40대 이상은 6.6%, 35~39세는 4.2%가 가장 많은 지출로 꼽았다. 반면 30~34세 과장들은 쇼핑으로 28.3%가 가장 많이 지출한다고 답해 유행에 민감한 요즘 젊은 세대의 지출 경향을 보였다.



◆ 40대는 ‘경제’, 30대는 ‘사회’에 관심


과장들은 연령에 따라 관심 사항도 다르게 조사됐다. ‘관심 있게 보는 기사 분야’를 묻는 질문에 40대 이상 과장들은 36.5%가 경제 관련 기사를 꼽은 반면 30~34세 과장들은 15.1%만이 경제 기사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 대신 30~34세 과장들은 사회 기사를 33%가 선택해 40대 이상이 선택한 18.1%와 큰 차이를 보였다.

취미를 묻는 질문(복수 응답)에서도 30~34세 과장들은 독서(22.6%)를 가장 많이 꼽은 반면 40대 이상 과장들은 등산(15.9%)을 선택했다. 35~39세 과장들은 8.4%가 여행을 꼽아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한편 한국 과장들의 주거 환경은 자가 소유가 63.2%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전세 28.4%, 월세 7.8%, 임대 0.6%로 조사됐다. 집 보유 시점은 53.8%가 30대에 집을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고 40대 21.8%, 20대 2.8% 등의 순이었다. 상속은 6.8%였다.

cw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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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7-01-03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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