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981호 (2014년 09월 15일)

[SPECIAL REPORT] 1991년 완공된 1기 신도시 최대 수혜

재건축 연한 10년 단축…추진 단지 늘어나면 추가 규제 완화 가능성



재건축 연한이 최장 40년에서 30년으로 줄어드는 9·1 조치가 발표됐다. 단순히 재건축 추진 가능 기간을 당겼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이번 조치의 의의와 시장에 끼칠 영향에 대해 살펴보자.
첫째, 기존 도시정비법이 가지고 있던 모순점을 해결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현행 도시정비법은 1982년 이후 완공된 아파트에 대해 완공일이 1년이 늦을수록 재건축 가능 연한을 3년씩 뒤로 늦추도록 했다. 1991년에 지은 아파트는 2031년에나 재건축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완공 연도가 겨우 5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데, 재건축 추진 가능 연한은 무려 15년이나 차이가 나는 것이다. 이런 모순은 기존 도시정비법이 재건축 추진보다 규제라는 측면에 중점을 뒀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번 발표로 어떻게 달라질까. 기존 주택의 완공 연도로부터 30년을 더하면 된다. 이에 따라 1986년에 지어진 아파트는 2016년에 재건축에 들어갈 수 있고 1991년에 지어진 아파트는 2021년에 시작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다. 1986년에 지어진 아파트는 기존 법에 의해서나 새로 개정되는 법을 따르거나 상관없이 2016년에 재건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1986년 이전에 지어진 아파트는 이번 법 개정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강남 특혜’가 오해인 이유
그러면 어떤 아파트가 혜택을 볼 수 있을까. 서울 지역 기준으로 살펴보면 1987년에 완공된 아파트는 기존 2019년에서 2017년으로 2년이 단축되고 1988년에 완공된 아파트는 기존 2022년에서 2018년으로 4년, 1989년에 완공된 아파트는 기존 2025년에서 2019년으로 6년, 1990년에 완공된 아파트는 기존 2028년에서 2020년으로 8년, 1991년에 완공된 아파트는 기존 2031년에서 2021년으로 10년이 줄어들게 된다.
결국 이번 조치의 수혜 단지는 1987년 이후 완공된 아파트, 특히 1991년 이후 완공된 아파트가 최고의 수혜 단지라고 할 수 있다. 2031년이면 눈에도 보이지 않는 먼 미래의 일이지만, 2021년이면 7년도 채 남지 않은 가까운 미래이기 때문이다.
둘째, 지역적으로는 어느 지역이 혜택을 볼까. 재건축 규제 완화를 하면 강남 지역이 혜택을 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그렇지는 않다. 1986년 이전에 완공된 아파트는 이번 조치와 전혀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강남 아파트는 1986년에 완공됐다. 대표적 재건축 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1979년, 개포동 저층 재건축 단지(1~4단지)도 1982~1983년, 중층 재건축 단지(5~7단지)도 1983년, 압구정동 아파트들도 1977~1983년에 지어졌기 때문에 이번 조치와 상관없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향후 재건축 대상이 될 1987~1991년 준공된 아파트는 서울에 24만8000가구가 있는데, 이 중 강남 3구에는 14.9%인 3만7000가구밖에 없고 나머지 지역에 85.1%가 분포한다. 지난 1년간 서울 아파트 거래량으로 추산한 전체 서울시 아파트 대비 강남 3구의 아파트 비율이 18.5%인 것을 감안한다면 강남 3구로서는 오히려 역차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어디가 수혜 지역일까. 우선 양천구 목동을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목동은 1단지가 1985년, 2~7단지가 1986년에 완공돼 이번 조치의 직접적인 수혜 지역이라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1987~1988년에 완공된 신정동의 목동 8~14단지가 혜택을 받는다. 1987~1988년에 집중적으로 공급된 노원구 상계동 일대도 수혜 단지라고 할 수 있다. 재건축 연한이 4년 정도 당겨졌기 때문이다.

용적률 낮고 대형 평형 포함된 단지가 유리
하지만 이번 조치의 최대의 수혜 지역은 1기 신도시라고 할 수 있다. 서울 아파트들은 88올림픽을 앞두고 1987년이나 1988년에 완공된 곳이 많기 때문에 실질적인 혜택은 2~4년밖에 안 된다. 하지만 1991년부터 완공된 1기 신도시의 경우 기존 법에 의해서는 2031년 이후에 재건축이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이 이번 법 개정으로 10년 정도 단축된 2021년에 시작될 수 있는 것이다.
셋째, 그러면 이 기간 내에 들어 있는 단지는 모두 혜택을 볼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
건축법에 따르면 3종 주거지는 최대 300%의 용적률이 허용되지만 2종 주거지는 250%, 1종 주거지는 200%의 용적률만 허용될 뿐이다. 이를 법정 상한 용적률이라고 한다. 결국 기존 단지의 용적률과 법정 상한 용적률과의 차이가 클수록 수익성이 커진다고 할 수 있다.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3종 주거지라고 하더라도 기존 용적률이 200% 이상이면 큰 수익률은 기대하기 어렵다. 기존의 용적률이 높은 단지라면 재건축보다 리모델링의 수익성이 높을 수도 있다. 리모델링의 경우 기존 용적률과 상관없이 최대 40%까지 증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기존 용적률이 300%인 99㎡(30평)형 아파트가 있다면 재건축으로 진행하는 경우 99㎡형밖에 받을 수 없지만 리모델링으로 추진한다면 최대 139㎡(42평)형까지 받을 수 있다. 물론 두 경우 모두 건축비는 본인 부담이다. 결국 이번 조치의 수혜 단지는 기존 용적률이 낮은 단지라고 할 수 있다.
넷째, 기존 리모델링 대상 단지가 아닌 단지가 상대적으로 수혜를 봤다고 할 수 있다. 현행법에 따르면 66~99㎡(20~30평)대로 이뤄진 단지가 리모델링의 수익성이 가장 높다. 그런데 1기 신도시는 대형 평형이 많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리모델링이 가능한 단지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런데 이번 조치로 이들 단지가 재건축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재건축은 용적률 이내라면 가구 수 제한이 없다. 다시 말해 기존의 198㎡(60평)형 아파트는 99㎡형 아파트 두 채로 지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때 한 채는 본인이 거주하고 다른 한 채는 일반 분양해 수익을 거둘 수 있다. 과거 가구원 수가 많았을 때 지어진 아파트들을 현재나 미래 추세에 맞는 면적으로 다시 지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결국 이번 조치의 최대 수혜 단지를 꼽는다면 1991년 이후 완공된 기존 용적률이 낮고 대형 평형이 포함된 단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강남 지역을 포함한 기존의 재건축 단지는 이번 조치의 혜택을 볼 수 없을까. 발표된 문구를 액면 그대로 해석한다면 기존의 강남 지역 재건축 단지는 아무런 혜택을 볼 수 없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재건축 추진 단지가 늘어나는 것 자체가 기존 재건축 단지로서는 호재다. 경쟁 단지가 늘어나는 게 아니라 동병상련의 처지가 될 단지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현재 재건축 사업이 지지부진한 것은 경기 침체에 따른 주택 가격 하락의 영향이 크지만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면 과도한 재건축 규제가 그 중심에 있다. 그동안 많은 규제가 풀렸다고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와의 엇박자로 실질적으로 풀린 규제는 그리 많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용적률 문제와 기부채납 문제다.
현행 각종 규제에 따르면 건축법에 따라 법정 상한 용적률대로 재건축을 할 수는 없다. 상당한 기부채납을 해야 하고 임대주택도 지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이런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았던 이유는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가 소수인데다 강남이라는 특수성을 띤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재건축을 추진하는 단지가 늘어난다면 누구나 납득할 만한 수준으로 재건축 규제가 풀려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될 것이다. 결국 이것은 각종 규제 때문에 지지부진했던 기존의 재건축 단지에 실질적 도움이 될 것이다.

아기곰 부동산 칼럼니스트 a-cute-bea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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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4-09-1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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