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816호 (2011년 07월 27일)





[한국의 스타트업] 국내 최초 소셜 댓글 서비스 나서

김범진 시지온 대표

댓글은 한국 인터넷 문화를 규제의 차원에서 바라보는 이들에겐 ‘뜨거운 감자’다. 악성 댓글 때문에 큰 상처를 받거나 고통받는 이들이 많은 현실을 생각할 때 악성 댓글을 막을 방법에만 골몰하게 된다. 하지만 막는 것에만 너무 몰두하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비난을 받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그냥 내버려 두자니 폐해가 너무 크다.

악성 댓글을 없애기 위해 댓글 문화 자체를 죄악시하거나 댓글 행위를 금지하는 방식이 아닌 어떤 방법이 있을까 고민하다 보면 해결책도 다르게 나올 수 있다. 시지온은 이런 고민을 하면서 시작된 회사다.

연세대 화학공학과 06학번인 김범진 시지온 대표는 2학년이던 2007년 모 유명 연예인의 사망 사건을 접하면서 댓글의 사회적 문제점에 대해 처음으로 깊이 인식하게 됐다고 한다. 당시엔 그로서도 뚜렷한 해답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한 그는 댓글을 활용해 온라인에서 토론하는 서비스를 생각해 냈다. 물론 그가 이렇게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은 댓글의 사회적인 영향력에 매료됐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는 그해 연세대 리더스 클럽이라는 창업 동아리에서 활동하다가 같은 학교 신문방송학과에 재학 중이던 김미균 씨를 만나 ‘온토론’이라는 사이트 개발에 착수했다. 온토론은 끝내 세상의 빛을 보지는 못했지만 댓글을 기반으로 사회자까지 두고 토론하는 모델의 기초를 만들었다.

시지온은 2009년 끝내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온토론과 댓글에 대한 고민을 기반으로 탄생했다. 시지온이 만든 라이브리(LiveRe)는 말 그대로 살아 있는 댓글이다. 댓글이라고 하면 한번 쓰고 나서 잊어버리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라이브리는 댓글에 대한 이런 생각이 댓글의 ‘쓰레기화’를 촉진하거나 댓글을 배설처럼 여기는 문화를 만들었다는 데서 출발한다.

시지온의 라이브리는 댓글을 기존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와 연동했다.


“댓글은 배설이 아니라 소통의 도구다”

“댓글을 한 번 달면 잊혀지는 존재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도구로 만들면 댓글을 이렇게 여기는 인식이 완화되지 않을까요.” 김범진 대표의 말이다. 시지온의 라이브리는 그래서 댓글을 기존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와 연동했다. 댓글과 SNS를 연결해 주는 플랫폼이 라이브리다.

시지온이 특정 포털이나 블로그, 언론사 닷컴 사이트 등과 제휴해 자신들의 플랫폼을 해당 사이트에 구축하면 이런 사이트에 들어오는 네티즌들은 라이브리라는 댓글 플랫폼을 이용해 댓글을 달게 된다.

물론 이를 위해선 로그인이 필요하다. 하지만 라이브리에 따로 로그인할 필요는 없다. 기존 SNS, 예를 들어 트위터·미투데이·싸이월드·요즘 등의 아이디로 로그인해 사용할 수 있다.

하나의 아이디로 로그인해 들어가 작성하면 한꺼번에 여러 종류의 SNS에 내가 쓴 댓글이 그대로 전송된다. 7월 중에는 내가 댓글을 단 것에 대해 누군가 코멘트를 하면 그 내용을 푸시 기능을 통해 스마트폰으로 알려주는 앱도 선보일 예정이다.

라이브리의 스마트폰용 앱에 푸시 기능을 추가해 앱을 더욱 살아 움직이게 만드는 것이다. 댓글을 다는 행위가 한 번 하고 나서 잊는 것이 아니라 그 뒤에도 댓글에 댓글을 달거나 그와 관련해 SNS에서 코멘트를 하는 사람들과 계속해 대화할 수 있어 좀 더 의미 있는 행위가 된다.

그런데 이런 기능은 뜻밖의 작용을 한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심하게 욕을 하지 않는, 아니 못 하는 때는 언제일까요. 바로 자기를 아는 사람들이 내가 쓴 글을 볼 때, 특히 그 글을 쓴 사람이 나라는 것을 알 때 누구도 함부로 행동하지 않습니다.”

맞는 말이다. 시지온의 라이브리는 내가 쓴 댓글을 내가 사회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과 연결해 준다. “우리가 자체 플랫폼의 통계 기능을 통해 조사해 보니 댓글을 SNS와 연결해 ‘소셜화’했을 때 악플이 확연하게 줄어드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재미있는 현상이다.

시지온은 댓글 플랫폼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댓글에 올라온 다양한 링크나 이슈 등을 통계적으로 분석하는 일도 함께 하고 있다. 기업이 특정 사안에 대해 마케팅을 하거나 제품 관련 이벤트를 벌였을 때 이에 대한 SNS나 댓글에서의 반응을 객관적으로 수치화된 정보로 파악할 수 있다는 뜻이다.

김 대표의 목표는 시지온의 라이브리를 통해서 단순히 댓글과 댓글을 연결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댓글의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콘텐츠가 서로 연결되는 것을 꿈꾸고 있다.

“소셜 댓글을 콘텐츠 게이트웨이로 만들겠다”

김범진 대표는 2007년 모 유명 연예인의 사망 사건을 접하면서 댓글의 사회적 문제점에 대해 깊이 인식하게 됐다고 한다.

물론 여기서 그가 생각하는 댓글은 좀 더 확장된 개념이다. 뉴스나 사진 등에 올라간 댓글뿐만 아니라 트위터·미투데이·페이스북 등 SNS에 등록된 글도 이를 통해 대화한다는 점에서 댓글의 확장된 개념으로 보는 것이다.

이런 글에는 일반적인 코멘트도 있지만 링크 등의 방식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에 대한 정보도 담겨 있다. 시지온은 소셜 댓글에 대한 분석 작업을 계속해 오면서 댓글에 들어 있는 내용이 모이면 그것 자체가 큰 정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즐겨 찾는 콘텐츠는 댓글과 댓글을 통해서도 서로 연결되는 것이다. 기기에 상관없이 어디에서든 라이브리 서비스를 쓸 수 있게 되면 이를 통해 어떤 기기에서든 인기 있는 콘텐츠, 자기가 좋아하는 콘텐츠를 찾아가기가 쉬워질 수 있다.

“힘들게 검색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즐겨 찾고 자주 대화를 나누는 이들이 좋아하는 콘텐츠라면 자기 자신도 역시 관심을 갖게 될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콘텐츠를 끊김 없이 이어서 보는 N스크린 시대에 라이브리는 바로 그 콘텐츠를 찾을 수 있는 게이트웨이가 되고 싶습니다.”

라이브리는 SNS가 다양해지고 더 많은 사람들이 연결될수록 활용도가 높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데이터베이스가 축적되면서 댓글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그 자체로서 또 다른 SNS 플랫폼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김 대표는 “소셜 네트워크의 코멘트를 서로 연결하는 것만으로도 아주 큰 개념의 SNS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원기 한국경제 IT모바일부 기자 wonkis@hankyung.com┃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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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1-07-2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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