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제 1143호 (2017년 10월 25일)

달라지는 중동 비즈니스, ‘법률·세무·회계’지원사격 필수

[스페셜리포트 = 중동·아프리카 비즈니스]
저유가·탈석유화 정책 등 환경 변화, 법적 위험 대비해야

[한경비즈니스=김현종 MEA 대표변호사] 세계 주요 경제지들이 향후 중동·아프리카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앞다퉈 다양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중에서 특히 걸프만 주변의 6개국인 GCC(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쿠웨이트·바레인·카타르·오만) 국가들은 탈석유 경제 구축 및 산업화를 위한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어 우리의 고급 상품 및 서비스를 진출시킬 수 있는 주요 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들어 GCC는 덤핑 판정, 세이프가드 및 상계관세 등의 수입 규제를 본격 활용하기 시작하고 부가가치세 도입을 시발점으로 외국 기업에 대한 과세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도 단순 상품과 서비스 수출에서 벗어나 소비재와 제조 산업의 현지화 전략을 고민해야 할 때가 됐다. 정보기술(IT)·의약·엔터테인먼트·교육 등 산업에 대한 관심 또한 한국 기업의 중동·아프리카 진출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저유가로 중동·아프리카 지역의 건설 및 플랜트 시장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신규 사업이 대폭 준 것도 문제이지만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한계에 봉착한 것은 아닌가 하는 분석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1960년대부터 해외 건설 산업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한국인 특유의 ‘성실성’과 ‘집념’으로 수많은 공사를 수주해 왔고 해외에서의 한국 기업에 대한 신뢰도가 증가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한국 기업들은 기술력 측면에서는 유럽 등 선진국에 밀리고 가격 측면에서는 인도·중국·터키 등 신흥 강자들에게 밀리는 이른바 ‘샌드위치 현상’에 봉착했다.


(사진) 한국전력이 건설 중인 아랍에미리트 바라카원전 건설 현장. /한국전력 제공

◆‘지속 가능 성장’ 준비하는 중동

최근에는 중국·인도·일본 등의 값싼 이자율의 정책 자금을 무기로 한 금융 자금 기반 프로젝트 방식이 한국 기업들의 입지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들은 수년 전부터 저가 수주의 후유증이 현실화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었다.
 
실제 저유가 기조가 확실해진 2014년부터 발주자들이 공기를 의도적으로 연장하거나 설계 변경 등을 요구하며 공사 대금의 지급을 지연하고 있고 오일머니를 기반으로 하는 중동 ·아프리카 국가의 정부 혹은 국영기업이 신규 발주를 연기 내지 대폭 축소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한국 해외 건설 기업들의 위기감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최근 중동 자본과 한국 기업 간 결합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포스코건설의 지분을 인수한 것과 두바이 투자청에서 쌍용건설을 인수한 것 등 지속 가능한 성장 준비를 위한 합작법인 설립, 지분 투자, 인수·합병(M&A) 등의 촉진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중동의 자본들이 한국 건설 기업의 지분을 매입하거나 아니면 한국 건설사들과 합작회사를 설립해 전 세계 플랜트건설 시장을 공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해외 자본을 통해 한국 기업이 다양한 시장에서 활동하면서 스스로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 지역의 이슬람국가(IS) 사태가 정리돼 가고 있고 리비아 내전과 시리아 내전 역시 어떠한 형태로든 정리돼 가고 있다. 발 빠른 한국 기업들은 전후 복구 사업을 준비하기 위해 현지 시장조사를 시작하고 있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한국 기업에 대한 선호도는 최근의 샌드위치 현상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업들이 전후 복구 사업에서 좋은 기회를 바라볼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는 열쇠가 되고 있다.

이란의 개방은 중동·아프리카 지역 경제에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것이지만 지금 단계에서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한국 기업들 모두 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최근 한국수출입은행과 이란중앙은행 간 합의된 기본 여신 협정(FA)은 이란 인프라 개발과 관련해 단비가 돼 줄 수 있다고 본다.

플랜트 건설 시장에서 한국의 건설 및 중공업 회사들이 경쟁력을 예전처럼 회복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 이러한 한계에 봉착한 한국 건설사들은 민자발전(IPP) 사업의 지분 참여 등을 통해 부동산 개발업자(디벨로퍼)로의 전환을 모색하는 등 탈출구를 찾고 있다.

하지만 그 지분 참여도 자신들이 프로젝트의 설계·조달·시공(EPC) 계약자가 되는 것을 전제 조건으로 하는 것이고 참여 지분도 5~15% 소수여서 본격적인 개발업자로 변신하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중동·중국·인도·터키 등의 여러 국가들에서 신흥 개발업자들이 생겨나고 있는데 그 속도가 무척 빠르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도 한국전력과 그 자회사들 그리고 한국수력원자력 및 수자원공사 등의 공기업들과 상사 및 에너지 기업들이 프로젝트 파이낸스를 수반하는 해외 개발 사업에 주도적으로 출자해 국제적인 개발업자로서 이미 상당한 실적을 쌓아 오고 있는데, 이는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란의 개방 주목할 때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한국 기업들은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여전히 선전하고 있다. 이제는 위험을 함께 관리해 나갈 때다. 법적 실체(legal entity) 부재에 따른 위험, 노무 관련 위험, 세금 위험, 로컬 파트너와의 계약에 따른 위험, 외환 및 현지 재무 관련 법적 위험 등 다양한 위험에 대처해야 할 때가 됐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한국 기업들도 △국가 간 투자 보장 소송 대비(투자 보장 협정, 이중과세 방지 협정 등 검토) △현지 진출 형태에 따른 법적 실체 설립, 관리 및 운영(합작회사, 프로젝트 SPC, 제조업, 현지 판매 법인, 프리존(100% 소유) 회사, 지사, 대표 사무소, 연락사무소 등), △현지 문화·언어·법제에 따른 계약 체결 및 관리 △일반 상사 소송 및 중재에 대한 대응 △노동법·차별·성범죄·해고 절차 등 회사 내부 정책의 정립 및 실행 △이전 가격 등 세금 문제의 위험 요소를 관리해 나가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법률·세무·회계 등 전문가들의 근접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

◆김현종 중동·아프리카 전문 로펌 대표변호사
 
김현종 변호사는 고려대 정외과를 나와 제47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37기로 사법연수원에 입소했지만 1학기 시험을 마친 2006년 8월 군에 입대해 2년간 복무한 후 복학해 사시 두 기수 후배인 39기 연수생들과 함께 연수원을 마쳤다.

변호사 실무를 두바이의 LG전자 지역본부에서 한 것이 인연이 돼 중동·아프리카에 관심을 갖고 중동·아프리카 포럼을 만들어 이 분야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2012년부터 서울지방변호사회의 중동아프리카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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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7-10-24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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