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지 랭킹

‘커피 공화국’이라는 호칭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국내 커피 시장은 2007년부터 지난 5년간 꾸준히 성장해 4조 원 정도의 규모로 커졌다. 과거에는 커피믹스가 커피 시장을 장악하다시피 했지만 현재의 커피 시장은 커피 전문점이 2조4000억 원 규모로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이렇다 보니 커피 전문점이 한 블록 넘어 하나가 들어서 있어 상위 브랜드들의 영업 지역 분쟁은 물론 가맹 본부가 매장 리뉴얼을 통해 과도한 수익을 취하는 문제점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내 100개 이상의 매장과 매출 500억 원 이상인 5개 커피 전문점에 대해 500m 이내 출점을 제한하는 모범 거래 기준을 마련했다. 카페베네·엔제리너스·할리스커피·탐앤탐스·투썸플레이스 등 상위 5개 브랜드의 매장이 해당된다.

모범 거래 기준이 적용된 지 5개월이 지난 현재 전국 매장 수에서 줄곧 1위를 차지했던 카페베네가 총매출 245억 원으로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던 ‘이디야(EDIYA)’에 1위를 내주며 커피 전문점 시장에 변화가 일어났다. 이디야는 매장이 작아 창업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을 내세워 신규 출점을 이어나간 결과 지난해 3위에서 1위로 올라섰다.

초창기에는 해외 커피 전문점의 막강한 점포가 국내 커피 시장을 장악했지만 토종 브랜드 커피 전문점이 고객들을 사로잡으며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그중 이디야는 메뉴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값비싼 커피 가격의 부담을 낮춰 급속도로 성장했다. 또 핵심 상권을 비롯해 대학가와 주거지역 등에 입점하며 경쟁력을 갖춰 나갔고 토종 커피 브랜드 최초로 스틱 원두커피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중림동
/강은구기자 egkang@hankyung.com 2009.05.05
중림동 /강은구기자 egkang@hankyung.com 2009.05.05
국내 커피 전문점 브랜드별 매장 수 순위…출점 제한 피한 이디야 ‘폭풍 성장’
정부 규제에 흔들리는 카페베네

2위는 총 점포 수 850개인 카페베네가 차지했다. 지난해 8월 전국 700여 개의 가맹점을 보유하며 다국적기업인 스타벅스의 점포 수를 앞질렀지만 모범 거래 기준에 가로막혀 1위 자리를 내줬다. 그 결과 이달 초 본사에서 신규 출점 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 100여 명을 매장으로 발령냈고 이 과정에서 매장 근무를 원하지 않는 70여 명이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 직원으로 대체된 매장 직원도 퇴사해 전체 감축 인원은 100여 명이다. 카페베네가 운영하던 드러그스토어 ‘디셈버24’ 역시 출범 5개월 만에 철수하는 등 사업에 제동이 걸리면서 인원 감축이 불가피했다는 분석이다.
국내 커피 전문점 브랜드별 매장 수 순위…출점 제한 피한 이디야 ‘폭풍 성장’
2006년 롯데리아가 개점한 토종 커피 전문점 브랜드인 엔제리너스가 점포 수 824개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카페베네에 이어 2위를 차지했지만 이디야가 1위를 차지하며 3위로 밀렸다.

4위는 503개의 스타벅스, 5위는 417개의 할리스다. 가맹점 없이 직영점으로 운영해 모범 거래 기준 대상에서 제외됐던 스타벅스도 지난 1년간 85개의 매장을 늘렸다.



김은진 인턴기자 skysung89@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