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깊어지면서 창업 시장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기업형 창업자들은 규모의 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대형 점포를 선호하지만 소액 투자자들은 1인이 운영할 수 있는 소규모 창업을 선호하고 있다. 대형점은 외관이 화려한 반면 투자비가 많이 들고 고정비 지출도 만만치 않아 영업이 부진하면 큰 손실을 볼 수 있다. 이에 비해 소형점은 투자비가 적게 들고 인건비도 절약할 수 있어 알차게 운영하면 안전성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소형점에 대한 선호도는 교육 분야의 창업 시장에도 확산되고 있다. 최근 정부 지원 하에 공립 교육기관들이 영어 및 예능 교육을 강화하면서 규모가 큰 민간 교육센터들의 경영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교육 사업에 관심을 가진 예비 창업자들은 투자 리스크가 적은 공부방 사업으로 눈을 돌리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공부방의 종류도 미술을 비롯해 영어·수학·창의력·논술 등 다양하다. 전국에 운영 중인 공부방은 1만5000여 개로 추정되는데, 해법공부방·푸르넷공부방·웅진홈스쿨·우리집앞영어교실 등 주로 수학이나 영어 분야가 많다. 최근에는 아트와 영어를 결합한 공부방도 등장했다. (주)삼성교육 ‘아토리(www.artory.or.kr)’ 교육 프로그램은 미술 창의력 등과 연계된 아트 교육에 영어를 접목했으며 단계별·수준별로 50여 권의 교재로 구성돼 있어 연령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다.
[창업] 공부방 창업, 수익은 올라가고, 리스크는 낮아지고

‘아트교육’ 인기 따라 창업 늘 것으로 예상


프로그램을 직접 개발한 유선영 대표는 5년간 전국 50여 개의 중대형 아트 영어 교육센터를 운영하면서 축적한 노하우를 공부방에 접목해 소자본으로도 부담 없이 교육 사업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아트 교육은 어린이들의 창의력을 키우는데 좋아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도 큰 인기를 얻는 교육 사업인데, 그동안 국내에서는 외국에서 개발된 교육 프로그램이 대부분이었다.

아토리는 국내에서 직접 개발해 특허까지 획득했을 뿐만 아니라 2012년에는 프로그램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중국 광저우에 가맹점을 오픈, 국산 토종 ‘아트잉글리쉬’ 프로그램으로 해외에 진출한 첫 사례가 됐다.

아토리 공부방을 모집할 수 있는 아토리 ‘아트잉글리쉬’ 지사는 1200만 원이면 창업할 수 있다. 공부방은 가정에서 창업할 수 있으며 초도 물품비 등으로 500만 원이 투자된다. 지사는 취학 전 아동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놀이학교·영어학원·미술학원 등을 대상으로 콘텐츠와 운영 프로그램을 공급할 수 있고 지역에 있는 공부방을 관리하기도 한다.

정보기술(IT)이 발달하면서 공부방들도 갈수록 스마트해지고 있다. 아토리는 교육 프로그램을 태블릿 등 스마트 기기와 접목해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교육 내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하는 등 학부모와의 커뮤니케이션도 강화했다. 작은 교습소 형태로 운영되는 윤선생 우리집앞영어교실도 IT 시스템을 활용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주로 초등학생들 대상으로 하는데, 윤선생이 자체 개발한 스마트베플리 시스템은 학생들이 실력에 맞춰 듣기·읽기·말하기·쓰기를 종합적으로 공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대일 오디오를 들으면서 진도를 나갈 수 있어 반응이 좋다.

윤선생 우리집앞영어교실의 경우 소형 교습소는 아파트 단지 밀집지 등에 33㎡(10평) 규모의 공간을 갖추면 창업할 수 있고 공부방은 가정에서도 창업할 수 있다. 공부방의 투자비는 500만 원 선이다. 교습소는 인테리어비와 시설비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사진 김기남 기자 kn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