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1232호 (2019년 07월)

“생큐, 트럼프”…1020 덕질 플랫폼 된 트위터, DMZ 북·미 회동에 활짝

-1020 이용자 늘며 부활 날갯짓…‘덕질’ 특화 플랫폼으로 트렌드 선도



[한경비즈니스=김영은 기자] 트위터가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의 성장으로 주춤하는 것 같던 2세대 소셜 미디어 트위터는 지난 1분기 예상 밖의 호실적을 냈다.

2019년 1분기 매출액은 7억8700만 달러(9200억원)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일상생활에서 체감하긴 힘들지만 트위터를 이용하는 사용자도 늘었다. 트위터에 따르면 유료화 일간 활성 사용자 수(mDAU : 하루 1회 이상 로그인과 광고를 시청하는 이용자 수)는 1억3400만 명으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트위터가 성사시킨 정상회담

7월 중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와중에 트위터로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됐다. 
역사상 최초로 트위터가 성사시킨 정상회담이 탄생했기 때문이다. 6월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린 230글자의 문장이 시초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기간 중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일본을 떠나 한국으로 갈 것”라며 “북한 김 위원장이 이것을 본다면 나는 비무장지대(DMZ)에서 그를 만나 손잡고 인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며 ‘깜짝 회동’을 제안했다.

트위터 제안 후 5시간 만에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공식 제의를 받지 못했다”면서도 “매우 흥미로운 제안”이라고 응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해 북·미 정상회담에 나서자 한국 트위터도 온통 트럼프 대통령 관련 단어로 물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했던 기간 동안 한글로 트윗된 ‘트럼프’ 키워드는 80만 건에 달했다.


(사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을 제안한 트위터./트위터

트럼프 대통령이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북한 땅을 밟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면서 DMZ 내 ‘판문점’이 트위터 코리아 실시간 트렌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군사분계선에서 만나 악수를 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 트윗은 약 500만 회에 달하는 누적 조회 수를 기록했다.

이처럼 트위터는 뉴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공론화된다. 유튜브는 수익성 때문에 자연스럽게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몰리고 이에 따라 콘텐츠가 전문화되고 다양해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은 관계 지향성 소셜 미디어다. 일상·여행·맛집 등을 공유하고 지인·페친·인친과의 소통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트위터는 초기 다른 플랫폼보다 ‘텍스트’에 초점이 맞춰진 플랫폼이었다. 140자로 제한된 텍스트 커뮤니케이션 위주이기 때문에 정치적 성향을 띠거나 공론화해야 하는 이슈에 대해 본인의 의견을 개진하는 하나의 장으로 쓰여 왔다.

다른 소셜 미디어 플랫폼과 달리 실명보다 익명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이 더 많기 때문에 고발성 트윗이나 자유로운 토론이 오갈 수 있었다.

지난 3월 22일 서울을 방문한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 역시 트위터가 한국 사회 공론의 장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한국 사회 분야에서 가장 많이 트윗된 키워드는 ‘스쿨미투’였다. 페미니즘·몰카·혐오·드루킹 등의 키워드가 그 뒤를 이었다.

이런 특성 때문에 트위터는 스스로를 미디어라고 정의한다. 이를 위해 앱스토어에서 소셜 네트워킹이 아닌 뉴스로 카테고리를 변경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트위터로 뉴스를 접한다. 트위터에서는 해시태그와 리트윗(RT : 트위터의 실시간 공유 기능)으로 다양한 정치·사회 이슈가 실시간으로 확산되고 라이브를 통해 생중계된다.

하지만 이런 특성은 비슷한 시기에 한국에 진입한 페이스북과 달리 올드하고 진부하다는 이미지를 줬다. 정치적 성향을 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하나의 토론장처럼 변했기 때문이다.

◆덕질 특화 플랫폼으로 재탄생


‘지는 해’처럼 보였던 트위터가 최근 10대와 20대를 중심으로 다시 태어났다. 특히 ‘덕질(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심취해 관련 정보를 모으는 행위)’에 딱 맞는 플랫폼으로 거듭났다.

10대와 20대는 트위터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주 이용 층이다. 트위터에 따르면 하루 2회 이상 트위터를 이용하는 이용자의 48%가 29세 미만으로 나타났다. 20대가 25%로 1위, 10대가 22%로 2위를 차지했다.

10대들의 트위터 사용 시간은 인스타그램을 제쳤다. 애플리케이션·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트위터가 젊은 층에서는 소셜 미디어 이용 시간 톱3 안에 들었다. 10대는 지난 5월 한 달간 인스타그램(4억 분)보다 트위터(5억 분)를 1억 분 더 많이 사용했다. 20대는 페이스북 15억 분, 인스타그램 9억 분, 트위터 8억 분을 사용하며 셋째로 많이 사용했다.

트위터는 다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플랫폼에 비해 상대적으로 익명성이 보장되는 데다 인기 아이돌들의 계정을 팔로우하고 실시간으로 관련 정보를 공유, 확산하기 쉽다.

일상 공유와 인맥 관리 위주인 인스타와 페이스북과 달리 트위터에선 대부분 모르는 사람과 교류하게 되며 끊임없이 ‘내가 좋아하는 것’ 위주의 콘텐츠가 파생된다. SNS를 넘어 커뮤니티 사이트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트위터 코리아를 이끌고 있는 신창섭 대표는 3월 기자 간담회에서 “다른 관계 지향성 플랫폼이 ‘룩앳미(Look at me)’라면 트위터는 자기 생각을 공공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룩앳댓(Look at that)’ 중심의 플랫폼이다. 중고생 등 10대는 자신의 이야기보다 공적인 이야기나 관심사를 나누고 싶어 한다”며 “이 연령대의 ‘요구 사항’이 트위터와 잘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덕질’하기 좋은 플랫폼은 견고한 팬덤 문화를 형성했다. 트위터는 지역별로 관심사나 지리적 특성에 따라 트렌드를 볼 수 있다. 트렌드는 알고리즘에 의해 결정되며 기본적으로 사용자가 팔로우하는 대상, 사용자의 관심사와 위치에 따라 맞춤형으로 설정된다.

관심사 기반의 알고리즘 덕분에 트위터는 덕질 중에서도 가장 큰 파급력이 있는 K팝과 팬덤문화에 딱 맞는 플랫폼으로 거듭났다.  실제로 지난해 트위터에서 K팝과 관련해 발생한 트윗만 53억 건이다. 2019년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2관왕을 차지한 방탄소년단(BTS)의 계정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트윗 된 계정 1위에 올랐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마음에 들어요’를 받은 트윗도 BTS였다.


K팝뿐만 아니라 어떤 분야든 관심사가 있는 사람들은 트위터로 모였다. 영화·정치·요리 레시피 등 마니아적인 성격을 띠는 사람들이 모여 전문적이고 깊은 대화를 나눴다.

트위터에서 파생한 트위터 용어가 곧 다른 플랫폼이나 커뮤니티까지 확대되며 트렌드를 선도하기도 했다.

한 마케팅 전문가는 “최근 마케터들 사이에서는 트렌드를 읽기 위해 트위터를 주목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먹는 사람들)’ 등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사는 재미있는 신조어나 ‘최애(아이돌 중 가장 애정하는 인물)’ 등 덕후들이 사용해 일상생활까지 퍼지는 ‘덕질’ 용어는 트위터에서 가장 먼저 파생된다”고 말했다, 

kye0218@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32호(2019.07.08 ~ 2019.07.14)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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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9-07-09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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