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세계 최초 상용화 5개월 점검…5G 경쟁, 게임의 법칙이 바뀐다]
-KT, 평창올림픽 노하우 살려 e스포츠 멀티뷰 중계…5G 저지연 기술로 안정적 서비스

[한경비즈니스=이현주 기자] 5G 서비스와 콘텐츠 경쟁의 닻이 올랐다. KT는 4월 3일 5G 상용화와 동시에 커뮤니케이션·게임·미디어 분야에서 8개 서비스를 공개했다. 앞으로의 5G 성장은 ‘서비스 경쟁력’에 달려 있다는 판단에서 가장 먼저, 가장 많은 서비스를 내놓았다.
KT, ‘360도 실감 영상' 실시간 공유…8명 '입체 통화'도

KT는 5G 서비스를 위해 3개의 핵심 분야를 지정했다. 커뮤니케이션·게임·미디어 등 3개의 핵심 분야를 지정하고 총 9개의 서비스를 내놓았다. 특히 커뮤니케이션에서 ‘리얼 360’, 게임 분야에서 ‘e스포츠 라이브’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고객 스스로 원하는 콘텐츠를 구성할 수 있도록 맞춤형(DIY)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5G 시대에 맞는 새로운 콘텐츠 소비 방식을 제안하기 위해 고심했고 그 결과 ‘멀티 뷰’ 방식이 탄생했다.

◆‘기본으로 돌아가라’…커뮤니케이션 서비스

KT는 5G 본무대에 오르기에 앞서 한 차례 시험 무대에 섰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5G 시범 서비스를 주관하면서다. 봅슬레이 경기를 1인칭 선수 시점에서 생생하게 촬영하는 ‘싱크뷰’, 피겨스케이트 공연을 다각도에서 보는 ‘타임 슬라이드’ 등을 선보였다. 이때의 운용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이번 서비스에서는 실속 있는 알짜 기능을 모았다.

또한 5G 시범 서비스에 사용한 통신 표준 규격이 국제 표준으로 선정되는 등 각종 글로벌 표준화 과정에도 적극 참여했다. 전 세계 5G 기술 표준에서 KT가 평창 올림픽에서 제안한 방식 중 채택된 비율이 85%에 달한다. 독일 시장조사 업체 아이플리틱스(IPlytics)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 기업들의 5G 관련 특허는 한국·중국·일본 가운데 한국이 가장 많았고 사업자별로는 한국 통신사 가운데 유일하게 KT가 포함돼 있다.

5G는 이전 통신 세대와 다른 길을 예고한다. KT는 망을 구축하는 데 그치지 않고 파급력 있는 서비스로 신산업에서 생태계 주도권을 쥐는 통신업의 업그레이드를 꿈꿀 수 있다. KT가 선보인 3개 분야, 9개 서비스는 우선 5G의 기술과 인프라 특성이 잘 나타나는 방향으로 설계돼 있다.

3대 핵심 분야 중 첫째 키워드는 커뮤니케이션이다. 5G라는 새로운 혁신의 시작점에서 통신의 본질, 커뮤니케이션을 첫손에 꼽았다.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 새로운 방식의 접근법을 모색한다. 이동재 KT 5G서비스담당·5G사업본부·마케팅부문 팀장은 “통신사로서의 의무를 담당한다는 측면에서 KT가 주도해야 한다고 봤다”며 “음성 커뮤니케이션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영상 서비스를 통해 혁신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5G 커뮤니케이션을 ‘입체’ 통화를 지원한다. 3D와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 영상 통화 서비스 ‘나를(narle)’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서다. ‘나를’은 3D 아바타와 AR 이모티커 등의 꾸미기 기능을 활용해 자신의 모습을 원하는 대로 설정할 수 있는 영상통화 앱이다. 민낯 영상 통화를 꺼리거나 포토샵 기능을 선호하는 이들을 위해 꾸미기 기능을 추가했다. 대용량 데이터와 저지연 기반이 필요한 서비스로 5G 네트워크에서만 완벽하게 구현되는 서비스다. 일대일부터 최대 8명까지 동시에 그룹 영상통화를 할 수 있는데 일대일 통화 기준 최대 풀 HD급 화질을 제공한다.

KT에서 보다 신개념으로 내세우는 서비스는 ‘리얼 360’이다. 목에 거는 ‘넥 밴드형’ 360 카메라와 연동해 어떤 환경에서도 원하는 영상을 360도로 촬영해 실시한 공유할 수 있게 한다. KT는 6월 28일 스타트업 링크플로우와 5G 웨어러블 360도 카메라 ‘FITT 360’을 출시했다. FITT 360은 다른 360 카메라와 달리 양손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촬영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360 웨어러블 카메라다. 120도 간격으로 3개의 카메라가 장착돼 있고 전방에 2개, 후방에 2개의 카메라가 있다.

최근 1인 미디어에선 ‘실감나는 소통’이 주요 경쟁력이다. 리얼 360은 1인 미디어에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촬영 버튼을 누르면 3대의 카메라가 동시네 4K 고화질(UHD)로 주변을 촬영하며 촬영된 영상을 기기에서 스티칭(stitching) 작업을 거쳐 ‘리얼 360’ 앱으로 실시간 전송한다. 서핑·코너사이클 등 양손을 요하는 다양한 액티비티 활동을 하면서도 UHD 영상으로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게 됐다. 기존 1인 미디어들이 한손에 카메라를 들고 있거나 거치해 두고 촬영하는 영상 제작 형태의 한계를 극복한다. KT는 ‘FITT 360’뿐만 아니라 다양한 360도 카메라를 추가로 적용해 서비스뿐만 아니라 하나의 플랫폼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 떠오르는 e스포츠를 선점하다

프로게이머의 게임이 그대로 중계되는 ‘e스포츠 라이브’는 KT 서비스 분야의 야심작이다. 5G망의 초고속·초저지연 특성을 활용해 배틀그라운드·스타그래프트 등 중계 화면을 최대 5개까지 동시에 볼 수 있는 국내 최초 e스포츠 중계전용 앱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다른 서비스에 비해 오직 KT 5G에서만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5G 가입자 전용 서비스로, 이 때문에 롱텀에볼루션(LTE) 사용자들의 문의가 빗발치는 중이다.

특히 e스포츠 프로리그 ‘빅3’를 ‘멀티 뷰’로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스포츠 중계의 차별점이 있다. 플레이어의 시점으로 게임을 볼 수 있는 멀티 뷰를 적용해 게임을 즐기는 새로운 재미를 추구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선보인 타임 슬라이드 기능을 적용해 업그레이드한 방식이다.

한 화면에서 보던 경기를 다양한 구성으로 채널을 늘릴 수 있고 선수 시점에서 경기를 볼 수도 있다. 방송사 PD가 담당하는 편집의 권한을 직접 고객에게 주고 원하는 구성과 시점으로 조합할 수 있는 ‘DIY’ 기능을 강조했다. 1인칭 슈팅 게임인 펍지의 배틀그라운드를 예로 들면 이용자는 메인 중계 화면과 각 플레이어의 경기 장면 총 20여 개의 풀HD 화면 중 최대 5개 화면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다.

e스포츠 라이브에는 KT가 자체 개발한 ‘저지연 HLS(HTTP Live Streaming)’ 기술이 적용됐다. 기존 HLS 방식은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개발됐기 때문에 생중계를 하더라도 평균 15초 정도 지연이 발생했지만 ‘저지연 HLS’는 지연시간을 7초 정도 줄여 라이브 영상 송출 지연 시간이 짧아진 것이 특징이다.

이 밖에 KT는 게임 분야에서 ‘스트리밍 게임’을, 미디어 분야에선 ‘리얼지니팩’, ‘싱스틸러’, ‘올레 TV 모바일’을 통해 5G에서 구현할 수 있는 체험 중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인터뷰] “5G 서비스는 ‘보는 방식’의 변화”
-이동재 KT 5G서비스담당·5G사업본부·마케팅부문 팀장

KT, ‘360도 실감 영상' 실시간 공유…8명 '입체 통화'도

e스포츠 라이브를 기획한 이동재 KT 5G서비스담당·5G사업본부·마케팅부문 팀장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얻은 교훈은 ‘반짝’ 빛을 보고 사그라지는 화려한 서비스보다 실질적으로 고객에게 어떻게 가치를 줄 수 있을지의 관점에서 콘텐츠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KT의 5G 서비스와 콘텐츠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보는 방식’의 변화를 통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최근 미디어와 콘텐츠를 즐기는 방식이 바뀌고 있다. 혁신적인 콘텐츠를 선보이기에 앞서 우선 보여주는 방식에 변화를 줬다. e스포츠는 최소 10명 많게는 100명이 함께 즐기는 경기다. 하나의 중계방송에서 담아내는 것보다 개별 플레이어 시점에서 다양한 선택권을 주는 것을 실질적인 가치로 봤다. 한 번 서비스를 내놓은 후에도 진화가 계속되고 있다. 처음엔 게이머의 시점만 보여줬다면 음성을 추가하거나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도록 변화를 주고 있다.”

-보는 방식의 변화를 추구하는데 e스포츠라는 테마를 잡게 된 이유는.
“지금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세대가 타깃이 될 수 있는 매체라고 생각했다. 게임도 이제는 하는 게임에서 보는 게임으로 트렌드가 넘어오고 있다. 둘이 연동돼 클라우드 게임으로 발전하기도 한다.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기에 가장 적합하고 타깃도 맞는다고 생각했다. 게임이라는 산업 자체가 5G와 4차 산업혁명에서 놓칠 수 없는 격전지라면 프로야구나 대형 게임보다 e스포츠가 작더라도 멀티 뷰에서 고객들이 재미를 찾을 수 있는 요소가 많은 분야라고 봤다. e스포츠가 떠오르는 시장이고 마니아가 많은 분야라는 점도 주목했다.”

-e스포츠를 즐기지 않는 사람도 많다. 서비스의 핵심으로 e스포츠를 앞세운다면 이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해법은 뭔가.
“성장 가능성은 높게 보고 있다. 우선 젊은 층들이 열광하는 분야다. 실제 고객 반응으로도 나타난다. 프로야구 5개 경기 뷰어 수와 e스포츠 뷰어 수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난다. 적어도 모바일 영역에서 보는 방식에 있어서는 야구를 거의 추월했다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0대 후반 이상의 세대는 e스포츠보다 직관 문화에 익숙하기 때문에 그런 점도 인지하고 있다. 현재 e스포츠와 아이돌 스타들을 보여주는 ‘뮤지션 라이브’만 멀티 뷰로 제공하고 있는데 향후 40대 이상을 타깃으로 스포츠 영역을 확장해 새로운 멀티 뷰를 선보일 계획이다. 긴 호흡에서 투박하더라도 고객들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줄 수 있는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KT가 5G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5G 서비스의 콘텐츠 보강과 신규 서비스를 계속 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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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42호(2019.09.16 ~ 2019.09.22)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