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제 1245호 (2019년 10월 09일)

차기 회장님은 누구?…11월부터 금융권 ‘인사 태풍’

[비즈니스 포커스]
 -3개 금융그룹 회장 등 10여 명 임기 만료
-돌출 변수에 연임 ‘촉각’, 국책은행장 후임 하마평도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올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금융권에 인사 태풍이 휘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11월부터 내년 4월까지 국내 주요 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해 국책은행장 등 금융권 수장 10여 명의 임기가 줄줄이 만료될 예정이다. 먼저 국내 5대 금융지주 중 3곳에서 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내년 3~4월로 끝나게 된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내년 3월,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내년 4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 밖에 허인 KB국민은행장을 포함해 금융지주의 핵심 계열사인 은행장도 자리가 대거 바뀔 예정이어서 금융권 내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조용병·손태승 회장, 연임 가능할까

그중 가장 큰 관심을 모으는 인사는 KB금융과 치열한 ‘리딩 뱅크’ 경쟁을 펼치고 있는 신한금융그룹의 지주회장 자리다. 조용병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주주총회까지다. 내년 1월 차기 회장 후보자를 뽑기 위한 지배구조 및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개시될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조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탄탄한 실적이 뒷받침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2019년 상반기 당기순이익 1조9144억원으로 창립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KB금융(1조8368억원)을 제치는 데 성공했다. 올 3분기에도 KB금융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며 거뜬히 ‘리딩 뱅크’를 수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컨센서스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 1조2억원, KB금융은 9428억원으로 집계됐다. 신한금융은 결정적으로 비이자 수익에서 KB금융과의 차이를 벌릴 수 있었는데 지난 1분기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 인수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성공한 것이 주효했다. 조 회장의 승부수가 제대로 통한 것이다. 



2017년 선포한 ‘2020 스마트 프로젝트’도 순항 중이다. GIB(글로벌&그룹투자금융)·GMS(고유자산운용)·WM(자산관리)·퇴직연금 부문을 매트릭스 조직으로 운영하며 그룹 계열사 간 협업을 강화하는 ‘원 신한(One Shinhan)’ 전략이 빛을 발했다. 특히 GIB 부문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과 비교해 무려 51%(3526억원) 증가하며 신한금융의 실적 상승세에 든든한 밑받침 역할을 하고 있다. 과감한 혁신 전략과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국내에서 리딩 금융그룹의 입지를 굳히며 ‘아시아 리딩 뱅크’로의 도전을 이어 가고 있는 조 회장이 무난히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하지만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신한은행 채용 비리 사건과 관련한 재판이 아직 진행 중이다. 2013~2016년 신한은행이 진행한 신입 직원 채용 과정에서 금융감독원 고위 임원 등 유력 인사의 자녀 등을 특혜 채용했다는 혐의다. 이 재판의 1심 판결이 올해 12월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우리은행장을 겸임하고 있는 손태승 회장의 향후 거취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손 회장의 우리금융지주 임기는 내년 3월이고 우리은행장 임기는 내년 연말까지다. 우리금융지주는 올해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동양·ABL글로벌자산운용·국제자산신탁 등의 M&A를 성공시키며 지주사 체제의 기틀을 잡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 받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손 회장에 대한 지지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노조와의 관계가 원만한 데다 금융지주의 역사가 짧은 만큼 손 회장 외에는 마땅한 경쟁자가 없는 상황이라는 점도 연임 가능성을 높이는 지점이다. 실적도 괜찮다. 우리금융은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 1조1790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손 회장은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여부가 결정된 후 지주 회장직과 은행장 분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연임이 거의 확실해 보이던 손 회장은 최근 예상하지 못한 ‘암초’를 만났다. 우리은행에서 판매했던 파생결합펀드(DLF) 상품의 피해 규모가 커지면서 고객들과의 신뢰는 물론 브랜드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입은 상황이다. 은행 경영진의 성과주의가 이와 같은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이어 4월에는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의 임기가 종료된다. 김 회장은 지난 상반기 농협금융의 역대 최대 실적 달성(당기순이익 1조1140억원) 등을 토대로 연임 가능성을 높여 가고 있다. 다만 농협중앙회 등의 입김이 돌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밖에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도 내년 3월까지 임기가 예정돼 있다. 김 회장은 2017년 성세환 전 회장의 주가조작 혐의 등으로 불안정한 상황에서 BNK금융의 구원투수로 낙점된 뒤 빠르게 조직을 안정시킨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당기순이익 5021억원으로 지주사 전환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 실적(당기순이익 3512억원)이 지난해 동기 대비 소폭 둔화된 데다 최근 주가 부진 등이 심각한 상황이어서 연임 여부가 불투명해지고 있다. 여기에 올해 73세로 고령이라는 것 또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업·수출입은행장 후임 경쟁 치열

금융지주의 핵심인 은행권 인사도 초미의 관심사다. 오는 11월 허인 KB국민은행장을 시작으로 이대훈 NH농협은행장도 12월에 임기가 끝나게 되면서 이들의 연임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마찬가지로 김도진 IBK기업은행장도 12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고 지난 9월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취임하면서 공석이 된 수출입은행장도 한 달째 공석이어서 후임 인선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 중 연임 가능성이 가장 높게 평가받는 인물은 허인 은행장이다. KB금융지주는 이르면 10월 둘째 주쯤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대추위)를 열어 차기 KB국민은행장 선임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KB금융 계열사들은 통상 첫 1년 연임은 큰 무리가 없으면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 무엇보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는 점도 연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은행장과 지주 회장을 겸직하던 윤종규 회장에게서 바통을 이어 받아 2017년부터 KB국민은행을 이끌어 온 허 행장은 윤 회장과 손발을 맞추며 KB금융그룹의 혁신을 주도하는 데도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실적에서도 상반기 1조3051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신한은행(1조2818억원)을 앞섰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은 올 12월 3연임에 도전한다. 연임을 위한 이 행장의 가장 큰 무기는 역시 실적이다. 2018년 NH농협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조2226억원으로 출범 이후 최초로 연간 순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올 상반기에도 8456억원의 호실적을 내는 등 경영 성과가 좋다. 3연임이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다. 하지만 지금까지 NH농협은행장이 3연임에 성공한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이 행장의 교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은 김도진 행장의 후임을 두고 벌써 하마평이 무성하다. 김 행장 역시 경영 성과는 좋은 편이다. 지난해 IBK기업은행은 당기순이익 1조6958억원으로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동반자 금융’을 강조하는 김 행장의 취임 이후 중소기업 대출 부문이 급성장하며 경영 능력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국책은행의 특성상 김 행장이 전 정부에서 선임된 인사라는 점이 연임 여부를 불확실하게 만든다.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의 수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전 부위원장과 정은보 금융위원회 전 부위원장, 윤종원 전 경제수석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지만 ‘관치 논란’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조준희·권선주 전 행장에 이어 김 행장까지 앞서 세 차례 연속 내부 승진이 이뤄졌기 때문에 이번에도 IBK기업은행 부행장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 내부 인사 출신이 행장에 오를 가능성도 높게 분석되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 이후 한 달째 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는 수출입은행장 자리도 경쟁이 치열하다. 역대 금융위원장 7명 가운데 수출입은행장 출신만 3명으로, 장관급인 금융위원장으로 향하는 일종의 관문으로 인식되며 몸값이 치솟고 있다. 현재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최희남 한국투자공사(KIC) 사장 등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vivajh@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45호(2019.10.07 ~ 2019.10.13)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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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9-10-08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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