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IT 100위 기업 한중일 비교, 동북아 미래경제 승자는 : 한국 2위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위기를 기회로’…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개발에 120조원 투자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강자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함께 메모리 시장점유율 1·2위를 다툰다.

SK하이닉스가 처음부터 반도체 사업을 시작했던 것은 아니다. 모태는 1949년에 설립된 건설업체 국도건설이고 1983년 현대그룹이 반도체 사업에 진출하면서 상호를 현대전자산업으로 바꿨다.

이후 1984년 16Kb S램을 시험 생산하고 1985년 256Kb D램을 개발, 생산하면서 세계 반도체 시장점유율 20위권에 진입하는 등 본격적인 반도체 기업으로 성장했다.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강자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1995년부터다. 당시 세계 최초로 256Kb SD램 개발에 성공해 세계 반도체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SK하이닉스는 끊임없는 연구·개발(R&D)을 바탕으로 2004년 낸드플래시 메모리 개발에 성공해 D램에 한정돼 있는 사업 구조를 낸드플래시까지 확장했다.

이후에도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CIS 사업에 진출하며 본격적인 수익형 모델을 창출했다.

CIS는 각종 정보기술(IT) 기기에서 전자 필름 역할을 하는 비메모리 반도체로, 휴대전화·스마트폰 카메라는 물론 웹 카메라, 의학용 소형 촬영 장비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았다.

이를 발판으로 SK하이닉스는 2003년 3분기부터 2007년 3분기까지 17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성과를 올렸다.

◆ SK그룹 중심 계열사로 성장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산업의 역사뿐만 아니라 SK그룹의 역사도 새로 써가고 있다. 2011년 최태원 SK 회장이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한 이후 SK그룹은 나날이 성장했다.

SK그룹은 자산 총액이 2007년 60조원에서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한 다음해인 2012년 136조원으로 껑충 뛰었다. 올해는 218조원으로 4대 그룹 가운데 상위 3위에 이름을 올리는데 SK하이닉스가 지대한 공을 세웠다.

하지만 올해 들어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 호황을 보이던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급격히 위축됐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서버 업체들이 메모리 구입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역시 크게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실적이 메모리 반도체 호황기 이전인 3년 전으로 역주행했다.

SK하이닉스는 위기를 기회로 여기며 미래 먹거리에 대한 연구·개발(R&D)에 한창이다. 최근에는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개발에 대한 120조원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용인에 차세대 메모리 공장(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을 짓고 향후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STT-M램, Re램 등)를 양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구체적으로 2022년부터 2028년까지 용인 원삼면 일대 부지에 약 446만2809㎡(135만 평) 규모로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생산 거점을 구축하고 순차적으로 4개의 반도체 공장을 준공할 예정이다.

STT-M램은 D램보다 빠른 데이터 처리속도와 함께 낸드플래시처럼 전원을 꺼도 데이터가 사라지지 않는 비휘발성을, Re램은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느리지만 낸드플래시보다 더 많은 용량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같은 차세대 메모리는 기존의 메모리 반도체보다 막대한 데이터를 저장·분석하기 용이해 5세대 이동통신(5G) 서비스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cw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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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47호(2019.10.21 ~ 2019.10.27)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