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2019 올해의 CEO]
-은행 부문 : 허인 KB국민은행장
국민은행 허인, 은행권 최초 알뜰폰 진출…‘변화와 혁신’ 선봉장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허인 KB국민은행장은 견고한 경영 실적과 탄탄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일찌감치 연임을 확정지으며 은행 부문 ‘2019 올해의 최고경영자(CEO)’에 이름을 올렸다. 허 행장은 금융권 최초로 알뜰폰 사업에 진출하는 등 변화와 혁신에 앞장서고 있다.


1988년 한국장기신용은행에 입사했다 외환 위기 당시 회사가 합병되면서 국민은행(이하 국민은행)에 합류했다. 기업 금융 실무는 물론 영업과 함께 여신심사와 경영기획 부문도 경험했다. 구 장기신용은행 출신 가운데 처음으로 국민은행장에 선임됐다. 시중은행 가운데 첫 노조 위원장 출신 은행장이기도 하다. 영업 역량이 뛰어나고 특히 기관 영업에 강하다.


허 행장은 2017년 취임 후 전략 방향을 ‘고객 중심의 역동적이고 혁신적인 디지털 KB’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핵심성과지표(KPI)를 비롯한 은행의 모든 제도와 프로세스를 ‘고객 친화적’ 영업에 맞춰 바꿨다. 디지털 창구를 운영하고 은행 업무 시간도 오전 9시~오후 4시를 떠나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KB-와이즈(Wise) 근무제’ 등을 도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고객 중심’의 은행을 위해 허 행장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디지털 전략이다. 2018년 11월 전사적 디지털 전환 원년을 발표하고 2025년까지 디지털 인재 4000명을 양성하고 총 2조원의 관련 투자를 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KB금융그룹 계열사 가운데 국민은행의 디지털 역량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허 행장은 국민은행을 넘어 KB금융그룹 전체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는 중책도 맡고 있다. 지난해 12월 KB금융지주 인사에서 새롭게 신설된 디지털혁신부문장에 선임되며 그룹 전체의 디지털·정보기술(IT)·데이터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본인 스스로도 디지털과 핀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고 이해가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허 행장이 말하는 디지털 전략은 단순히 기술만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다. 고객에게 더 나은 경험을 주기 위한 ‘사람 중심의 디지털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꾸준히 강조한다. 영업점에서 도장 없이 손바닥 정맥으로 인증해 출금하는 기술인 ‘손바닥 출금’과 태블릿 모니터를 활용한 디지털 창구 등을 만든 것도 바로 이와 같은 맥락이다.


지난 10월에는 은행권 최초의 알뜰폰(MVNO) 브랜드 ‘리브M’을 출시하고 통신과 금융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혁신을 시도하며 주목 받기도 했다. MVNO 기반 서비스는 지난 4월 금융위원회에서 규제 특례를 적용 받는 혁신 금융 서비스(금융 규제 샌드박스)로 지정된 바 있다. 이 사업은 LG유플러스 망을 이용하며 5G 서비스도 MVNO 사업자 중 처음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예·적금과 카드 등 은행 거래 실적이 많을수록 통신비 혜택이 제공되며 친구 결합을 이용하면 최대 2만~3만원의 통신비가 절감된다.


무엇보다 경영자로서 허 행장의 능력을 입증하는 것은 국민은행의 견고한 실적이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2조2592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된 국민은행 전체 당기순이익은 2조67억원으로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다. 올해 당기순이익 2조원대는 국민은행이 유일했다.

약력 : 1961년생. 1984년 서울대 법학과 졸업. 1987년 서울대 법과대학원 석사. 1988년 장기신용은행 입행. 2004년 KB국민은행 대기업부장. 2013년 KB국민은행 여신심사본부장(상무). 2015년 KB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대표(EFO). 2016년 KB국민은행 영업그룹대표(부행장). 2017년 KB국민은행 은행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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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56호(2019.12.23 ~ 2019.12.29)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