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2019 하반기 베스트 증권사·애널리스트 : 1위 증권사의 증시 전망]
-“글로벌 증시 ‘상고하저’…미국 대선이 가장 큰 변수”
'리서치 1위' 조용준 센터장 “2020년 한국·중국 주가 15% 상승…상반기에 기회 있다”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2019 하반기 베스트 증권사·애널리스트 조사에서 대상을 차지한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미국 대선을 앞두고 글로벌 증시가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을 맞아 중국과의 ‘화해 모드’로 방향을 수정하면서 상반기에는 증시가 상승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중국과 다시 기싸움을 벌이면서 연말께 리스크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조 센터장은 “지난 2년여 간 미·중 무역 분쟁으로 상대적으로 타격이 컸던 한국과 중국 증시는 15% 가까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상반기에 찾아올 기회를 잡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한국 증시만 유독 부진했습니다.

“미·중 무역 협상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12월 초까지 외국인의 매도가 지속됐던 게 원인입니다. 원화 약세 흐름이 이어지면서 수출 비율이 높은 한국은 무역 분쟁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고요. 그로 인해 글로벌 투자 자금이 신흥국과 한국 증시에서 이탈하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 회사인 아람코의 기업공개(IPO)도 외국인 수급에 부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연말을 맞아 코스닥 일부 종목을 중심으로 대주주의 양도세 회피성 매도 물량이 나온 것도 수급과 투자 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올해 글로벌 증시 전망이 궁금합니다.

“최근 불거진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보다 올해는 미국 대선이 가장 큰 변수라고 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도박을 할 가능성이 낮은 만큼 상반기에는 기회가 굉장히 많을 겁니다.

다만 하반기에는 현재 상황으로 볼 때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재선에 성공하면 중국을 다시 때리기 시작하겠죠. 연말에는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지역별 투자 기상도는 어떻게 보시나요.

“한국을 포함한 중국과 신흥국 증시는 맑을 것으로 봅니다. 지난해 큰 폭으로 올랐던 미국 증시도 상승 흐름을 유지할 겁니다. 다만 올해에는 그동안 소외됐던 신흥국 증시의 상승세가 더 강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중국과 한국이 투자하기에 가장 유망한 시장이 될 겁니다.”

▶중국을 유망하게 보는 구체적인 이유가 궁급합니다.

“중국 시장은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선조정으로 저평가된 상태입니다. 무역 합의와 증시 개방, 위안화 강세, 이익 증가 사이클에 진입하면서 올해 상반기는 중국 시장에 투자할 만한 적기라고 생각합니다.

미·중 무역 합의 1단계가 주는 의미는 관세 전쟁의 피크가 지났다는 의미, 즉 관세의 추가적 부과보다 이미 부과된 관세의 부분 철회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을 뜻합니다. 중국은 그동안 주식 시장을 개방 중이었는데 미국과의 마찰로 외국인이 전혀 들어가지 않았어요.

그런데 상황이 달라졌죠. 외국인 자금이 추가로 유입될 것이고 위안화는 강세로 전환됐고요. 기업 이익 사이클도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 3000 정도인 상하이 종합지수는 15% 정도 상승한 3500까지 충분히 오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리서치 1위' 조용준 센터장 “2020년 한국·중국 주가 15% 상승…상반기에 기회 있다”
▶코스피지수는 어느 정도나 오를까요.

“우선 미국의 관세 부과에 따라 진행된 위안화의 약세 흐름이 강세로 전환된 것을 눈여겨봐야 합니다. 이는 곧 위안화와 동반 약세였던 원화의 강세 전환을 의미합니다. 위험 자산 선호 심리 회복과 한국 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죠.

둘째는 관세 부과라는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미·중 등 주요 국가에서 미뤄 왔던 4차 산업혁명에 대한 투자가 재개되고 이에 따라 반도체 가격이 반등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국 기업들의 이익 전망이 상향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지고 있죠.

결국 큰 틀에서 원화 강세와 반도체 가격의 반등, 기업 이익의 회복이 올해 한국 증시를 회복시키는 원동력이 될 겁니다. 코스피지수도 15% 정도 상승한 2450까지 무난히 오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올해 국내 주요 기업의 실적은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25% 전후의 이익 회복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턴어라운드가 진행되고 있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4차 산업혁명 관련 업종과 정보기술(IT) 업종이 시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됩니다.

실적 턴어라운드에 따른 기저효과로 이익 반등이 뚜렷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반도체와 5G(5세대 이동통신), 게임·엔터테인먼트, 항공·운송, 화학, 유틸리티 등의 업종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소재·부품·장비 이른바 ‘소부장’ 산업도 유망하다고 봅니다.

특정 종목을 꼽는다면 반도체 업황 개선의 수혜주인 삼성전자와 신규 성장 산업의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는 카카오, 중국 소비 회복의 수혜주로 꼽히는 호텔신라를 유망 종목으로 추천합니다.”

▶개인 투자자의 관심 종목인 바이오주는 어떨까요.

“옥석을 가리는 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일부 바이오 기업의 임상 3상 실패 등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됐습니다. 임상 3상은 경험이 많은 글로벌 기업도 통과하기 쉽지 않은 관문입니다. 결국 신약 개발 비즈니스의 특성상 실패의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한미약품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신약 후보 물질)을 보유한 경험 많은 기업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주식 시장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저는 다르게 봅니다. 정부의 규제만으로 부동산 투자에 몰렸던 자금이 주식 시장으로 넘어올 것이라고 예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사실 정부가 원하는 것은 돈의 흐름을 실물 경제로 끌어들이는 것이잖아요. 특히 주식 시장을 살리려면 코스닥 등 혁신 자본 시장에 대한 부양책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죠. 부동산에 대한 규제만 있지 자본시장에 대한 지원책은 부족하다는 얘기입니다. 기업들에 배당을 늘리라고 요구하면서 배당 세제 지원 등의 혜택은 전무한 상황입니다.

과거 김대중 정부 때처럼 법인세 유예 등의 혜택을 줘 혁신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들어 줘야 합니다. ‘IT 코리아’, ‘반도체 코리아’, ‘5G 코리아’가 탄생한 배경에는 과거 코스닥 부흥책이 큰 몫을 했습니다.”

▶‘해외 주식 직구족’이 늘고 있습니다. 어떤 종목을 유망하게 보십니까.

“미국의 구글과 아마존, 중국의 텐센트와 복성제약을 꼽을 수 있습니다. 구글은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거의 모든 분야에서 1등 기업입니다. 영업이익도 매년 약 20%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비하면 주가는 아직 저평가돼 있다고 봅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 업체인 아마존도 복합 서비스 기업으로의 변화를 모색하며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텐센트는 한국으로 치면 카카오나 네이버 같은 곳입니다. 가입자 수가 10억 명에 달하는 사실상 아시아 인터넷 기업의 맹주입니다. 기존의 모든 사회 질서를 온라인과 연계한 네트워크 비즈니스로 빨아들이고 있죠. 미·중 무역 분쟁으로 최근 2년간 주가가 반 토막 난 곳 중 하나입니다.

복성제약은 중국의 1등 제약사인데도 주가가 굉장히 많이 빠져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올해 특히 신경 써야 할 것은 무엇인가요.

“투자의 귀재로 꼽히는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은 ‘남들이 두려워할 때 욕심을 내고 남들이 과욕을 부릴 때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우리 주식 시장은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굉장히 저평가돼 있는 상태입니다. 남들이 주저하는 지금이 바로 투자의 적기라고 봅니다.

그 과정에서 시장에 리스크가 닥쳐도 흔들림 없이 안정된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우량주 중심으로 매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우량주에도 관심을 갖고 투자하는 등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경기 회복을 주도하는 산업의 우량주를 중심으로 철저히 공부해 장기간 투자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choi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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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59호(2020.01.13 ~ 2020.01.19)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