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753호 (2010년 05월 12일)

온·오프라인 경계 겹치는 세상 온다

전문가 대전망 - 경제·비즈니스의 앞날은

전 세계의 기업이 소셜 네트워크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 규모를 가늠하기 힘든 확장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개방성,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속보성 등이 이미 기존의 매체의 영향력을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소셜 네트워크 비즈니스의 미래와 국내 기업들의 전략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을 들어보았다. 소셜 네트워크 전반에 관한 내용은 김중태 IT문화원장이, 온라인 인맥 구축에 관한 내용은 ‘링크나우’ 신동호 대표가, 소셜 네트워크 게임 산업에 관한 부문은 안철수연구소 사내 벤처팀 ‘고슴도치플러스’의 송교석 팀장이 의견을 주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선 이미 국경의 의미가 사라졌다. 사진은 국내 사용자가 트위터에 접속해 김연아 선수의 코멘트에 팔로윙하는 모습.


소셜 네트워크 비즈니스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김중태 IT문화원장(이하 김 원장) : 소셜 네트워크가 계속 진화하면 더욱 분산된 웹인 노마드웹(Nomadweb·유목웹)으로 진행될 것입니다. 노마드웹은 기존의 웹에 사람의 층위가 더해진 확장 웹의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결국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겹치는 세상을 말합니다. 현재의 웹은 IP와 페이지라는 두 가지 층위를 가진 네트워크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반면 노마드웹은 웹에 사람(people)이라는 층이 추가된 웹입니다.

웹의 각 페이지에는 여러 개인(person)이 연결돼 있으며 네트워크를 통해 사람에서 사람(Person to Person)으로 연결됩니다. 전 세계 모든 개인이 가진 콘텐츠를 24시간 연결할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람이 보이므로 이동 개념의 변화(where2.0)가 일어나 URL 없이 이동하는 ‘웹텔레포트’도 가능해집니다.

친구의 이름을 클릭하면 그가 있는 웹페이지로 바로 이동할 수도 있습니다. 공간 개념도 변화해 여러 페이지나 도메인 이상의 그룹으로 동일 공간이 확장됩니다. 서로 다른 도메인에 접속한 사람이 보이고 그들과 대화하며 이동할 수 있게 됩니다. 유통 개념의 변화도 일어나 내가 있는 곳에서 정보 유통이 일어나게 됩니다. 자신이 있는 곳에서 모든 정보와 물건을 유통할 수 있는 것이죠.

신동호 링크나우 대표(이하 신 대표) : 원래 인터넷은 다양한 네트워크를 연결해 주는 데서 출발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인터-맨’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공간은 소셜 네트워크가 제공하는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에 여타 사이트가 마치 갈빗살처럼 붙는 것처럼 융합(mash-up)될 것이 분명합니다. 이렇게 되면 뉴스 사이트에 나온 뉴스뿐만 아니라 기사를 작성한 기자의 사진과 프로필을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또 여기에 댓글을 달면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에 있는 프로필 사진이 붙게 되죠. 물론 기자와 인맥도 맺을 수 있겠죠. 현재 우리는 콘텐츠와 콘텐츠를 연결하는 하이퍼텍스트 링크를 따라 내비게이션을 하지만 2~3년 뒤에는 사람의 네트워크를 따라 내비게이션 하는 일이 더 많아지게 됩니다.

송교석 고슴도치플러스 팀장(이하 송 팀장) : 소셜 네트워크의 필수적인 속성을 두 가지 꼽는다면 ‘바이럴리티(virality)’와 ‘인게이지먼트(engagement)’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자는 어떤 사실 하나가 마치 바이러스처럼 급속하게 퍼져나갈 수 있는 신경망을 의미하며, 후자는 유저들이 지속적으로 몰입하게 하는 특성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에서 이러한 특성을 살릴 수 있다면 기업 입장에서는 현재보다 적은 비용으로 더 높은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이때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소셜 네트워크의 특성상 단방향이 아닌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매스미디어를 통한 홍보에 익숙한 기업으로서는 간과하기 쉬운 점입니다. 소셜 네트워크에서는 유저들이 주인공이며 이들은 누구와도 소셜하게 상호작용하기를 원합니다. 따라서 유저들에게 일방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은 실패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전략은.

김 원장 :
현재 가장 많이 이용되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소셜 네트워크의 미래로 보고 대응해서는 안 됩니다. 소셜 네트워크의 미래는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사람들의 욕구에 달려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소셜 네트워크의 미래를 보고자 한다면 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보면 됩니다. 두말할 것도 없이 그들이 원하는 것은 ‘연결·참여·공개·공유·투명·진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신뢰’일 것입니다.

이 때문에 기업은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더 많이 연결되고 참여하고 공유함으로써 진실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지에 대한 전략을 고민해야 합니다. 이렇게 본다면 가장 기본적인 전략은 남보다 앞서 정보를 개방하고 공유하는 것입니다. 먼저 개방하는 기업이 먼저 공유될 것이기 때문이죠.

신 대표 : 현재 추세대로 간다면 2~3년 내에 온 국민이 미국의 소셜 네트워크를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국인이 미국 소셜 네트워크를 이용하면 이와 융합(mash-up)된 미디어·게임·소프트웨어·스마트폰·포털·전자상거래·영화 등 거의 모든 서비스 산업과 인물 정보까지 외국 기업의 손에 들어가게 되겠죠. 이런 전망에는 세 가지 정도의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몇몇 대형 포털의 인터넷 독점과 불공정 때문에 경쟁력 있는 인터넷 전문 기업들이 도태됐다는 점입니다. 대비가 안 된 상태에서 갑작스레 아이폰 도입이 결정됐고 아이폰의 도입은 페이스북·트위터·구글·유튜브 등 외국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국내 시장 진입을 급속히 촉발했습니다.

둘째, 언론이 지나칠 정도로 해외 SNS에 초점을 맞춰 보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포털에 광고 시장을 빼앗긴 언론 기업이 해외 SNS 대 국내 SNS의 싸움에서 오히려 해외 서비스의 편을 들어주고 있는 양상이죠. 셋째, 정부의 역차별이 해소돼야 합니다. 국내 인터넷 기업에는 많은 규제를 가하고 있지만 외국 기업은 서버를 해외에 둔 채 아무런 규제 없이 국내에서도 자유로운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요즘 2000만 명이 넘는 회원을 가진 싸이월드는 트래픽 감소와 회원 이탈에 고민하고 있고 NHN의 미투데이도 트위터에 밀려 고전하고 있어요.

이렇게 되면 싸이월드와 NHN의 자리를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차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내 기업이 페이스북과 트위터 아래 수직 계열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죠. 소셜 네트워크는 독점성을 갖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정부, 기업, 인터넷 이용자들이 모여 미국의 서비스에 대응해 국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산업을 어떻게 발전시켜야 할지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송 팀장 :
소셜 네트워크 시장에서 국경의 개념은 점점 희미해져가고 있습니다. 트위터는 마이크로 블로깅이라는 특성상 언어 장벽이 거의 없는 상태이며 페이스북은 2년 전부터 유저들의 자발적 참여로 현지화 작업을 하는 등 각국의 언어를 지원하는 현지화가 이미 진행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인 언어 장벽이 해소된 상황에서 국내 유저들이 굳이 우리 기업의 서비스만을 고집할 이유가 없어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결국 창의적 혁신과 더욱 철저한 현지화가 관건입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도 혁신적인 서비스로 언급돼 온 싸이월드를 이미 10년 전에 선보인 바 있습니다. 하지만 싸이월드가 지난 10년간 혁신을 거듭해 왔다고 말하기는 힘듭니다. 오히려 페이스북과 같은 글로벌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몇 년 후에 출시됐지만 창의적 아이디어를 통해 혁신을 거듭하고 있죠.

철저한 벤치마킹의 바탕 위에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얹으면서 나아가야만 앞서 나가는 서비스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 기업들은 유저들의 정서와 밀착된 철저한 현지화에 강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글로벌 소셜 네트워크는 모든 것을 글로벌하게 적용한다는 원칙에 발목을 잡힐 수 있습니다. 국내 기업이 이 점에서는 충분히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소셜 네트워크’의 단점과 이를 극복할 대책은 무엇입니까.

김 원장 : 상업주의와 만나면서 발생하는 문제가 증가 중이죠. 대표적인 문제가 저작권 위반과 황색 저널리즘의 증가입니다. 그러나 황색 저널리즘보다 더 시급한 문제는 정보량의 증가와 잘못된 정보의 유통입니다. 소셜 네트워크가 지닌 문제점 중 가장 심각한 것은 개인의 사생활 침해입니다. 한국에서도 ‘개똥녀, 철사마, 신생아 학대 사건’ 등을 통해 당사자의 신상이 밝혀지고 수많은 협박과 욕설이 난무한 일이 발생했죠.

소셜 미디어가 지닌 쏠림 현상이 긍정적으로 나타날 때는 세상을 변화시키지만 부정적으로 나타날 때는 한 개인을 사회적·정신적으로 매장하거나 무고한 집단을 오해하게 만들어 멸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신뢰성 있는 정보의 유통으로 해결돼야 합니다. 플릭커 공동 설립자인 스튜어트 버터필드(Stewart Butterfield)는 시스템이 문제를 만드는 것보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쉽도록 설계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신 대표 :
소셜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오프라인에서는 도저히 이룰 수 없었던 방대한 인맥을 순식간에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오프라인에서는 좀처럼 만날 수 없는 최고경영자(CEO) 등 유명 인사와도 인맥을 맺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하지만 소셜 네트워크에 많은 사람들이 있다 보니 마구잡이로 인맥을 연결하거나 직장에서도 소셜 네트워킹에만 몰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비즈니스용 소셜 네트워크를 제외하고 트위터·페이스북 같은 소셜 네트워크의 직장 내 사용을 금지하는 기업도 많죠. 이런 문제를 극복하려면 첫째, 이용자가 인맥을 만드는 목적을 뚜렷이 해야 합니다.

자신의 전문 분야나 업계 사람들과 튼튼한 인맥을 맺겠다든지, 기업 활동이나 창업 등을 위해 필요한 인맥을 쌓겠다든지 하는 뚜렷한 목적과 이유를 가져야 합니다. 둘째, 인맥의 질과 다양성의 균형을 추구해야 합니다. 다양한 인맥을 갖추면 사회의 트렌드를 파악해 변화할 수 있죠. 인맥의 질을 높이려면 자신이 잘 아는 분야에서 허브가 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전문 분야에서 두텁게 인맥을 쌓으면 나를 중심으로 정보가 흐르게 됩니다.

소셜 네트워크가 확실히 뿌리내리기 위한 전제 조건은.

김 원장 : 더 쉬운 웹과 더 많은 알파 네티즌, 더 많은 참여와 공유, 더 많은 시장이 필요합니다. 더 많은 리더와 참여·공유는 사용자의 철학 없이는 이룰 수 없는 영역이죠. 더 쉬운 웹을 통해 누구나 쉽게 글을 쓸 수 있고 자기도 모르게 배포돼 평판이 이뤄지면서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집단지성의 참여·공유 철학은 시스템적으로 구현하도록 해야 합니다. 공유 철학을 가르치고 참여를 독려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쉽게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죠.

신 대표 : 우선 인터넷 환경이 좀 더 개방되어야 합니다. 각각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자신의 플랫폼을 개방해 다른 서비스와 융합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죠. 또한 기존의 인터넷 포털도 소셜 네트워크를 수용해 이용자들이 사이트마다 로그인을 하지 않아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이용자는 사이트를 옮겨 접속할 때마다 따로따로 인맥을 만들어야 합니다. 둘째로 소셜 네트워크는 내가 원하는 사람을 쉽게 찾아 인맥을 맺을 수 있을 때 비로소 가치가 생깁니다.

한국은 닉네임을 사용하는 문화가 너무 오랫동안 자리 잡아 왔죠. 그러니 자신의 프로필 정보를 개방하는데 소극적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프로필을 상세히 적고 개방한 사람들이 퍼스널 브랜드를 쌓고 사업 기회를 늘리며 일자리를 찾는 데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송 팀장 : 소셜 네트워크에는 다양한 콘텐츠가 존재하는데 이 콘텐츠가 단지 유저 자신만의 즐거움을 위한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유저들이 소셜하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 매개체로서 포지셔닝되어야 합입니다. 예를 들어 사진이라는 콘텐츠가 있다면 이를 단순히 업로드한 후 친구들이 와서 봐 주기를 기다리는 수준의 서비스로는 부족합니다.

사진에 태깅(tagging) 기술을 접목해 내가 올린 사진에 있는 나의 친구 이름을 넣을 수 있다고 생각해 봅시다. 그렇게 되면 그 친구의 페이지에도 해당 사진이 자동으로 와서 삽입됨으로써 상호작용이 훨씬 더 원활하게 일어날 수 있을 겁니다. 우리 팀이 서비스하고 있는 ‘해피가든’의 예를 보면 친구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요소들이 대거 포함돼 있습니다.

친구 꽃밭에 가서 물을 준다거나 수확을 도울 수도 있으며 무당벌레를 놓아주는 행위 등이 가능합니다. 친구로부터 도움을 받게 되면 나도 도움을 주게 되는 상호 반응이 나타나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의 또 다른 매개체가 되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소셜 네트워크 내에 있는 콘텐츠 하나하나가 유저들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장의 역할을 하는 것이 소셜 네트워크의 필수 조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리= 장진원 기자 jjw@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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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0-05-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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