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

티켓몬스터는 ‘원어데이몰’ 형태로는 국내 처음 생긴 소셜 커머스 업체다. 한국 나이로 스물여섯인 신현성 대표는 미국 와튼스쿨 재학 중이던 스물세 살 때 맞춤식 배너 광고 업체인 ‘인바이트 미디어’를 창업했고 2008년 맥킨지에서 비즈니스 컨설팅을 하다가 2010년 귀국해 티켓몬스터를 창업했다. 인바이트 미디어는 그의 손을 떠난 뒤 최근 구글에 인수됐다.

사업 아이템은 어떻게 결정한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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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템을 결정하기 전에 먼저 귀국을 결심했습니다. 제가 아홉 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갔는데, 미국에 살다 보니 백인 중심의 문화에 약간의 거리감이 느껴진 반면 한국 사람들과의 관계는 깊이가 있었습니다.

대학생 때 방학을 이용해 2주씩 한국을 방문했는데 한국의 다이내믹한 모습들이 좋았고 한 번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월 5일 귀국했는데요, 아이템은 처음에 20개를 생각했습니다. 요식업과 정보기술(IT) 등 다양한 분야를 조사해 봤는데 쿠폰이라는 모델에 왠지 ‘필’이 꽂혔습니다. 미국에서도 그루폰(Groupon)이 한창 자리를 잡고 있던 시기였는데 한국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얘기를 들은 주변 사람들은 대부분 회의적이었습니다. ‘어떤 업체가 50%나 할인해 주겠느냐. 한국에선 불가능하다’, ‘왜 하루 한 개냐. 무식하다. 여러 서비스를 올려야 수익이 올라갈 것’이라고 얘기하더군요.”

그런데 어떻게 확신을 가지게 됐습니까.

“기존 쿠폰의 경우 매력적이고 좋은 서비스는 할인율이 5~10%에 불과하거나 아예 없고, 파격적 할인을 하면 브랜드 가치가 떨어집니다. 반대로 퀄리티(품질)가 좋은 곳을 파격적 할인가에 제공하되 장기적인 할인이 아니라 단 하루만으로 제한하면 품질이 떨어지지 않습니다. 하루 한 개이기 때문에 주목도도 높아지고 고객들로서도 매일매일 들어오는 재미가 있습니다.”

자본금은 어떻게 마련했습니까.

“공동 창업자 5명이 각자 100만 원씩 모았습니다. 잘 다니던 미국 기업을 그만두고 와서인지 부모님이 사업을 반대하셔서 금전적인 도움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1년 전 돌아가신 할머니 집에서 처음 5명이 먹고 자며 일했습니다.

라면·자장면을 주로 먹어 돈이 많이 들지 않았고 500만 원은 사이트 개발에 다 썼습니다. 5월 10일 오픈 이후 14주 동안 매출은 30억 원 정도인데 순이익은 140만 원에 그쳐 아직 돈을 벌고 있다고 말할 정도는 아닙니다. 다만 하루 900명씩 가입자가 증가하고 있어 현재 5만 명 수준입니다. 좀더 회원을 늘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창업이 쉽다 보니 경쟁자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날 것 같습니다.

“퀄리티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죠. 지금은 다시 한 번 더 하자고 연락하는 업체들이 늘어나 소화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후발 주자들이 영업하기 바쁠 때 우리는 더욱 매력적인 업체만 제공할 수 있게 되고요, 그래서 회원 수가 더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창업은 쉬울지 몰라도 유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국내에서 사업이 잘 된다 싶으면 대형 포털 업체가 나서서 장악해 버리곤 합니다만.

“흔히 생각하듯 소셜 커머스는 단순한 인터넷 사업이 아닙니다. 대기업이 인수한 기존 회사들은 100% 온라인 기반이었지만, 우리는 50% 이상 오프라인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나가서 좋은 음식점·서비스 업체와 접촉해야 합니다. 업주에게 설명하고 설득하는데 시간이 어마어마하게 듭니다. 또 소비자를 잘 이해해야 하는데, 네이버가 이런 영업적인 회사가 되지 않는 한 하기 힘들 겁니다.”

사이트를 보니 새로운 이름을 공모하고 있더군요.

“우리가 5월 10일 오픈하고 이틀 뒤인 12일 상표 등록을 하러 갔더니 11일에 누군가 선점했더라고요. 상표를 계속 쓰려면 매출의 20%를 달라고 합니다. 어쩔 수 없이 이름을 바꾸게 됐습니다. 그러나 웹 주소는 우리가 먼저 등록했기 때문에 그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

약력 :
1985년생. 2008년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졸업(비즈니스 전공). 2007년 인바이트 미디어 창업. 2008년 맥킨지컨설팅 입사. 2010년 티켓몬스터 창업(현).

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