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크에 앞장서는 기업들

IT·이동통신·솔루션 업체 ‘시장 주도’
스마트워크에 앞장서는 기업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정보기술(IT) 업체라는 점이다. 삼성전자처럼 기기(하드웨어)를 생산하는 제조업체, SK텔레콤·KT와 같은 이동통신 업체, 삼성SDS·LG CNS·포스코ICT처럼 IT 솔루션을 판매하는 회사들이다.

이들은 스마트워크 관련 인프라를 제공하는 기업들로 스스로 수요자이자 공급자 역할을 하는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들 업체들이 스마트워크 보급에 앞장서는 것은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방편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들 회사들이 도입하고 있는 스마트워크의 모델은 그 자체가 하나의 상품이다. 잠재 고객사들이 각자 회사의 모델을 비교 검토하고 그중 자기 회사에 맞는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 스마트워크는 일반화된 것이라기보다 초기 시장을 두고 벌이는 선점 경쟁에 가깝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IT 기업들, ‘스마트워크’ 영업 나서

SK텔레콤이 도입한 ‘스마트 오피스’는 태블릿 PC와 클라우드 시스템을 결합한 것이다. 8월 1일 론칭한 이 시스템은 ‘페이퍼리스 오피스(paperless office)’를 지향한다. 기존의 사무실 업무에 사용되는 서류를 가능한 한 태블릿 PC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문서를 태블릿 PC에 다운로드해 열람할 수 있는 ‘싱크보드(syncboard)’ ▷업무 매뉴얼, 교육 자료, 사보 등 사내 출판물을 전자 매거진 형태로 제공하는 ‘인포보드(infoboard)’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와 별도로 개인당 50GB의 클라우드 저장 공간을 제공해 개인 PC와 태블릿 PC에서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어떤 서류나 자료를 들고 다닐 필요 없이 태블릿 PC로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SK텔레콤은 이미 2010년 5월부터 e메일, 결재, 업무 지시 등을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해결할 수 있는 ‘T오피스’를 이미 도입한 바 있다. ‘스마트 오피스’는 이를 태블릿 PC로 확장한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즉 ‘실시간’에 ‘페이퍼리스’가 추가된 것이다. SK텔레콤 한남석 정보기술원장은 “8월 말쯤부터 ‘페이퍼리스 오피스’ 등의 솔루션을 B2B 고객을 대상으로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T·이동통신·솔루션 업체 ‘시장 주도’
삼성SDS는 재택근무와 스마트워크센터 근무 등 원격 근무에 필요한 솔루션을 B2B로 판매하고 있는데, 자사에 적용한 AWZ(adaptive working zone)와 싱글 오피스가 그것이다. ‘AWZ’는 이름은 다르지만 스마트워크센터와 같은 개념이다.

PC·복합기·영상회의실 등이 갖춰진 공용 사무실을 말하는데 삼성SDS는 아셈타워·삼성동빌딩·골든타워(이상 삼성동)·선릉1사옥·분당·사옥·ICT수원센터 등 6개를 만들었다.

‘싱글 오피스’는 원격 근무 때 자택이나 스마트워크센터 내 개인 오피스에서 원격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제도를 말한다.

원격 근무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인프라가 필요한데 무엇보다 보안이 가장 중요하다. 삼성전자의 직원이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것도 보안을 갖춘 원격 근무 시스템이 있기 때문이다.

삼성SDS는 복합 인증, 메일 본문 암호화, 사업장 내 카메라 자동 잠금, 블루투스 및 외장 메모리 제어 등의 모바일 보안 기능을 갖췄고 스마트폰 분실 시 잠금 기능을 원격으로 활성화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모바일 데스크는 삼성그룹·빙그레·CJ 등 국내 100여 개 기업이 사용하고 있다.

고정 좌석·유선 전화 없애

LG CNS도 지난 7월 26일 서울 회현동 본사 7층에 스마트 오피스를 오픈하면서 스마트워크 대열에 동참했다. LG CNS는 “임직원의 80% 이상이 프로젝트 현장 근무인 IT 서비스업의 특성상 이동 근무자의 편의성과 사무 공간 사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변동 좌석(flexible zone) 및 화상회의실을 설치했다”며 “스마트 오피스 개관을 시작으로 효율적 업무 공간을 확대하고 클라우드 컴퓨팅, 모바일 오피스와 같은 스마트 워크를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소개한 회사들이 스마트워크를 시범적 또는 부분적으로 도입한데 비해 포스코ICT는 최근 판교 신사옥으로 옮기면서 아예 개인 고정 좌석, 유선전화, 프린터를 모두 없앴다. 국내 최초로 빌딩 전체를 스마트 오피스로 만든 것이다.

포스코ICT에 따르면 “변동 좌석제 도입으로 외근·휴가·파견 등에 따른 빈자리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기존 대비 20% 이상 공간을 줄일 수 있었다”고 전했다. 포스코ICT는 변동 좌석제로 줄어든 업무 공간을 포레카 체험장 등 창의적 업무 환경을 구축하는데 활용하고 있다.
IT·이동통신·솔루션 업체 ‘시장 주도’
포스코ICT는 스마트 오피스 도입에 이어 시범적으로 운용하던 자율 출퇴근제를 확대하고 하반기부터 원격 근무제를 실시해 직원들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종이 없는 사무실을 구현하기 위해 클라우드 프린팅을 도입했고 모든 회의실에는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모니터와 빔 프로젝터를 설치해 출력하지 않고 업무 협의가 가능하도록 했고 태블릿 PC를 활용해 업무 보고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스마트폰을 사용해 메일, 결재, 좌석 예약, 각종 경영 정보를 언제 어디서든 조회할 수 있다.

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사진 서범세 기자 joyc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