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비즈니스·마크로밀코리아 공동 조사

잘 키운 패션 브랜드 하나가 올리는 부가가치는 엄청나다. 루이비통이나 샤넬 등을 보면 이해하기가 쉽다.
우리나라에서도 패션 산업에 대한 관심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 진출에 성공한 브랜드도 하나 둘씩 나오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국내시장에서 실력이 검증돼야 한다. 그 첫 단계는 소비자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려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패션 브랜드는 무엇일까. 소비자가 직접 대한민국 최고의 패션 브랜드를 뽑았다.
[대한민국 BEST 패션 브랜드]소비자가 뽑은 대한민국 최고의 패션 브랜드
[대한민국 BEST 패션 브랜드]소비자가 뽑은 대한민국 최고의 패션 브랜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이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패션 산업은 자동차와 함께 최대 수혜 업종으로 떠올랐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는 의류 분야에서 4~32%에 달하는 대부분의 관세가 철폐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한국 패션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날개를 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경비즈니스는 한국 패션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차원에서 온라인 시장조사 기관인 마크로밀코리와 함께 ‘소비자가 직접 뽑은 대한민국 최고의 패션 브랜드’를 선정했다. 신사복·여성복·캐주얼·골프웨어·아웃도어·패스트패션 등 7개 분야로 나눠 전국 20대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는 11월 7~10일 이뤄졌다.

남성 정장은 제일모직의 갤럭시가 23.1%를 얻어 LG패션의 닥스(21.6%)를 근소한 차로 제쳤다. 갤럭시는 1983년 론칭한 브랜드로 철저한 브랜드 관리와 끊임없는 기술 개발로 지금까지 국내시장 1위 브랜드의 영예를 지킬 수 있었다. 갤럭시는 국내 최초의 비접착 신사복으로 유명하다. 비접착 신사복은 신사복의 뼈대 역할을 하는 심지를 접착제로 붙이지 않고 인체의 움직임에 따라 여유를 느낄 수 있도록 제작하는 것이다.

여성복은 미샤가 24.8%로 오브제(20.7%)·타임(14.8%) 등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미샤는 20대 초·중반의 커리어 우먼을 타깃으로 한다. 지난 9월 현재 57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은 660억 원이다. 올해 고객과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고정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고 브랜드 이미지 리프레시로 젊은 여성층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미샤 관계자는 “브랜드 인지도 상승으로 꾸준한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빈폴과 폴로의 대접전이 예상됐던 캐주얼 부문에서는 빈폴이 43.8%로 폴로(29.9%)를 여유 있게 제쳤다. 그 뒤를 라코스떼(12.0%)·토미힐피거(6.8%)·헤지스(5.7%) 등이 이었다. 1989년 론칭한 빈폴은 연평균 약 25%의 성장률을 보이며 한국을 대표하는 캐주얼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골프웨어 부문에서는 의외로 잭니클라우스가 20.8%를 얻어 닥스골프(19.4%)와 빈폴골프(15.1%)를 제치고 소비자가 뽑은 최고의 골프웨어 브랜드로 선택됐다. 그동안 국내 골프웨어 시장을 주도해 왔던 브랜드는 ‘닥스’, ‘울시’, ‘잭니클라우스’ 등 이른바 ‘빅3’였다. 그렇지만 20~30대의 젊은 골프 인구가 늘어나면서 빈폴골프와 먼싱웨어 등이 약진했다. 이번 조사에서 빈폴골프는 15.1%로 3위에 올랐고 먼싱웨어(6.8%)도 6위로 비교적 선전했다는 평가다. 잭니클라우스는 전설의 골퍼 잭 니클라우스가 직접 운영하는 골든 비어사의 골프 브랜드로 1985년 국내시장에 들어왔다.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아웃도어 브랜드 부문에서는 예상대로 노스페이스가 43.0%로 K2(18.3%)·코오롱스포츠(11.7%) 등을 압도적으로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의 재킷은 대한민국 중고생들 사이에서 제2의 교복으로 통한다. 대다수의 10대 학생이 한 개 이상의 제품을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필수 패션 아이템이 됐기 때문이다.

최근 가장 뜨거운 시장인 패스트패션은 글로벌 브랜드의 우세가 확연했다. 예상을 깨고 지오다노가 28.9%로 유니클로(21.5%)를 제치고 선두를 차지했다. 그 뒤를 자라(15.8%)·갭(12.4%)·H&M(8.6%) 등이 차지했다. 패스트 패션은 제조회사가 제조에서부터 유통·판매에 이르는 거의 모든 과정을 한 회사가 도맡아 관리하는 방식이다. 소비자 요구에 맞는 디자인을 빨리 개발해 싼값에 보급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1994년 국내에 첫 소개된 홍콩 브랜드 지오다노는 2000년대 초반부터 ‘국민 캐주얼’로 불리며 큰 인기를 누렸다.
[대한민국 BEST 패션 브랜드]소비자가 뽑은 대한민국 최고의 패션 브랜드
[대한민국 BEST 패션 브랜드]소비자가 뽑은 대한민국 최고의 패션 브랜드
취재= 권오준 기자 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