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945호 (2014년 01월 06일)

[2014 대한민국 100대 싱크탱크] 보건사회연구원 1위… 국책 연구소 ‘약진’

진보 성향 민간 연구소 순위 하락, 복지·교육·입법 미래 키워드에 관심

100대 싱크탱크 정치·사회 부문 조사에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3년 연속 1위에 오르는 기록을 달성했다. 최근 국가정책의 주요 화두로 떠오른 복지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 결과다. 한국교육개발원도 지난번 조사와 동일하게 2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복지·건강과 함께 교육정책은 국민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문이어서 관심도가 높다. 한국행정연구원(3위)은 지난 조사보다 5계단 순위가 상승했고 한국학중앙연구원(4위)도 8계단을 단숨에 오르며 상위권에 진입했다. 지난 조사에서 3, 4, 5위에 진보적인 민간 연구소가 3개나 올랐던 것과 대조적으로 이번 조사에서는 1위부터 4위까지가 국책 연구 기관이 대거 포진했다는 게 특징 중 하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국무조정실 산하의 국책 연구 기관으로 국민의 보건의료·국민연금·건강보험·사회복지, 사회정책 부문의 연구와 발전 계획을 세운다. 1971년 가족계획연구원으로 발족돼 1976년 한국보건개발연구원으로, 다시 1989년 지금의 이름으로 개칭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약진은 시대적 상황과 연관성이 깊다고 볼 수 있다. 지난 18대 대통령 선거부터 ‘복지 정책’을 주요 공약으로 내건 대선 후보들의 경쟁을 통해 의료·복지 등이 사회적 이슈로 급부상했고 ‘노인층을 위한 기초 연금’ 등을 내세운 박근혜 정부의 정책이 부각되면서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3년 한 해 동안 학술 세미나, 정책 개발 등을 통해 다양한 정책 이슈를 정부에 제시 했다. 연초 열린 ‘신정부 복지 정책 추진 방향 정책토론회’를 비롯해 ‘벼랑 끝의 사람들: 진단과 대책’ 등의 세미나가 대표적이다. 또한 ‘한국과 미국의 보건 의료 정책 동향 및 개혁 방안에 관한 국제 워크숍’, ‘아시아 10개국의 건강 보장 정책 비교 연구를 위한 국제 워크숍’ 등 다양한 국제 학술대회도 열었다. 저출산·고령화, 외국인·이민자 증가 등 과거와 다른 급격한 인구 변동을 경험하고 있는 한국 사회의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2013년에는 인구전략연구소도 개소, 인구 전반에 관한 종합적인 연구를 실시하고 있다.


3년 연속 1위에 오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학술 세미나를 수차례 열며 다양한 복지 정책 이슈를 정부에 제시했다.


지난 조사에 이어 2년 연속 2위에 오른 한국교육개발원은 정부 교육 정책의 핵심 싱크탱크다. 1972년 설립 이후 한국의 전통과 현실에 맞는 새로운 교육 체제를 만들어내고 교육제도와 복지, 교육 시설과 환경, 교육력 향상과 학교 선진화 등에 주력해 왔다. 최근에는 글로벌 교육정책 리더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대학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여러 요소들을 연구하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의 2013년 주요 연구 과제는 ‘공교육 정상화와 대학 경쟁력 강화 방안 연구 강화’, ‘미래 교육 체제 연구 강화’, ‘새 정부 교육정책의 능동적 지원’, ‘한국 교육지표·지수 개발 및 데이터 구축·활용 시스템 정비’ 등이 있다.


박 대통령 대선 싱크탱크 ‘국가미래연구원’ 13위
3위에 오른 한국행정연구원은 한국 유일의 공공 행정 부문 국책 연구 기관으로, 21세기 급변하는 국내외 행정환경 변화에 정부가 적시성 있게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 2013년에는 새 정부 ‘140대 국정 과제’의 성공적인 수행을 지원하기 위해 바삐 움직였다. 일자리 중심의 창조 경제, 안전과 통합의 사회, 행복한 통일 시대의 기반 구축, 신뢰받는 정부 등을 위한 정책 지원에 집중했다.

4위에 오른 한국학중앙연구원은 한국 문화의 심층 연구와 교육 등을 통해 한국학을 진흥하기 위해 1978년에 설립된 정부 출연 연구 기관이다. 연구와 함께 국내외 한국학 부문의 연구 요원을 양성하고 고전 자료의 수집·연구·번역·출판을 담당한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특히 인재 배출에 주력해 왔다. 1980년 한국학대학원을 설립, 지금까지 1000여 명의 연구 인력을 키웠고 특히 외국인 석·박사학위 수여자를 200여 명 이상 배출하며 한국학의 세계화에 이바지하기도 했다.

5, 6위에는 진보적인 민간 연구소가 이름을 올렸다. 지난 조사보다 2계단 하락해 5위에 오른 참여연대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에 창립된 참여연대의 부설 연구 기관이다. 2013년에는 ‘평화복지국가-분단과 전쟁을 넘어 새로운 복지국가를 상상하다’는 단행본을 출간, 복지국가 논쟁에서 제대로 다뤄지지 못한 ‘분단’이라는 현실에 주목해 한국 사회의 미래 국가 전략으로서 ‘시민 참여형 복지국가’의 전망을 모색했다.

6위인 희망제작소는 시민들의 참여를 통한 실사구시 정책과 다양한 사회 혁신 방법론을 연구·실행하는 민간 싱크탱크로, 지역과 농촌, 소기업과 시니어 등에 주목한다. 현재 ‘사회혁신센터’, ‘뿌리센터’, ‘시니어사회공헌센터’, ‘재난안전연구소’, ‘농촌희망본부’ 등의 연구 부서가 있다.

최상위권 그룹과 함께 9~13위까지 10위권 안팎에 입법·교육·형사정책·행정·미래 등을 연구 과제로 삼고 있는 국책 연구 기관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한국법제연구원(9위)·한국교육과정평가원(10위)·한국형사정책연구원(11위)·한국지방행정연구원(12위)·국가미래연구원(13위) 등이 이에 해당된다.

9위인 한국법제연구원은 지난 조사보다 무려 14계단이나 순위가 올라 정치·사회 부문 전체에서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한국법제연구원은 1990년 국가 입법 정책 지원과 법률 문화 향상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한국 유일의 법제 전문 국책 연구기관으로, 2013년에는 ‘국민 부담 완화를 위한 법제 개선 방안’, ‘지속 가능한 발전과 사회 통합을 위한 입법 체계’, ‘능동적 복지사회 실현을 위한 법제 연구’ 등에 주력했다.

지난 대선 기간 박근혜 대통령의 싱크탱크 역할을 담당했던 국가미래연구원은 첫 진입임에도 불구하고 13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매분기 민생지수·국민행복지수·안전지수 등을 펴내고 있으며 2013년을 마무리하며 ‘박근혜 정부 첫해 경제 성과를 평가한다’는 보고서를 통해 국민의 생활은 나아졌지만 창조 경제와 복지 비전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정당에서 운영하고 있는 연구소 가운데 새누리당의 여의도연구소(7위)가 지난 조사와 같이 유일하게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려 체면치레했다. 민주당 민주정책연구원은 지난 조사보다 10계단이나 하락하며 23위를 기록했다.



김민주 기자 vit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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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4-01-13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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