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강연 직접 나서…“철(鐵)의 본원 경쟁력 회복하겠다”

세계 5위 조강 생산량.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 4년 연속 1위. 포스코를 바라보는 외부의 평가는 부러움과 칭찬 일색이다. 하지만 세계 철강 산업의 저성장 기조 속에 포스코에도 위기의 징후가 감돌고 있다. 한때 20%를 넘던 영업이익률은 한 자릿수로 떨어졌고 전성기 때 5조 원을 넘던 영업이익은 반 토막이 났다. 포스코는 과연 위기를 벗어나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때마침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도 취임했다.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로 포스코의 기술 신화를 써 온 권오준 회장이다. 권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포스코 더 그레이트(POSCO the Great)’를 외쳤다. 철강의 본원 경쟁력을 회복해 글로벌 저성장에 맞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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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2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 서관 4층의 아트홀. 토요일 오전 10시, 비교적 이른 시간이었지만 400여 명이 앉을 수 있는 홀은 벌써부터 꽉 들어찼다. 포스코는 2010년부터 사내 소통 강화와 간부급 사원 재교육을 위한 ‘토요 학습’을 진행해 왔다. 주로 외부 강사 초빙으로 이뤄지던 기존 강연과 달리 입추의 여지가 없는 만석 사례는 토요 학습이 시작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날 강연에는 모기업인 포스코와 출자회사 35개사의 팀 리더급 이상이 빠짐없이 자리를 지켰다. 자리가 협소해 참석하지 못한 팀장들은 사무실에서 화상으로 강연을 지켜봤고 포항·광양·송도 등 주요 사업장과 자회사도 각 사 강당에 집결해 화상으로 연결했다. 회사 관계자는 “포스코센터의 400여 명을 비롯해 화상으로 연결된 직원까지 합하면 전체 강연 참석자는 2500여 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오전 10시 20분부터 11시 50분까지 1시간 30분 남짓 이어진 강연에 연사로 나선 이는 권오준(64) 회장이었다. 그룹 최고경영자(CEO)가 사내 학습 강연자로 직접 나선 것은 포스코 창립 이후 유례가 없는 일이다. 1시간으로 예정돼 있던 강연은 현장의 열기가 더해지면서 30분을 훌쩍 넘겼다.

CEO가 취임 직후 전 직원을 대상으로 강연에 나섰다는 것은 포스코의 절치부심이 어느 정도인지, 또 위기 인식과 이를 극복하려는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회장이 직접 나선 만큼 강연 주목도도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회사 위기의 실체가 회장의 입을 통해 직접 나온 순간 장내 공기가 무겁게 가라앉으며 숙연해지기도 했다. 간간이 터진 권 회장의 애드리브로 웃음이 터지기도 했지만 강연은 시종일관 결연한 분위기로 흘렀다.


포스코의 현실, 회장이 직접 밝히다
권 회장은 ‘철(Fe)’ 이야기로 강연을 시작했다. 원소주기율표 가운데에 자리한 철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 권 회장은 “국내총생산(GDP) 측면에서 보면 철을 제외한 모든 원소가 만드는 GDP는 철이 만드는 GDP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며 “철은 창조주가 인류를 위해 특별히 만들어 준 선물”이라고 철 예찬론을 폈다. 본격적인 강연에 앞서 철을 본원으로 하는 철강사 임직원들의 사기와 자부심을 일깨우기 위한 의도였다.

포스코는 세계 철강 경쟁력 4년 연속 1위, 포천 선정 ‘존경받는 기업’ 금속 부문 1위, 샘-다우존스 지속 가능 우수 기업 9년 연속 선정, 세계경제포럼 글로벌 100대 그룹 선정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철강 기업이다. 권 회장도 이 점을 강조했지만 외부의 좋은 평가와 내부의 위기론에 대해선 명확히 선을 그었다.

“좋은 성과를 창출하려고 노력했지만 현재의 우리 모습을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수익률이 2010년부터 4년 연속 낮아져 신일철주금에 역전당할 전망이고 철강사 시가총액도 2위에서 3위로 밀려났다. 영업이익률도 낮아졌고 자본 대비 순부채 비율도 상승했으며 신용 등급과 주가도 하락했다. 이처럼 외부에서 본 포스코와 실제 포스코의 모습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포스코 위기의 민낯을 고백하는 CEO의 모습에 현장의 분위기는 무거워졌다. 권 회장은 ‘여전히 낮게 전망되는 세계경제 성장률, 신일철주금과 국내 철강사와의 경쟁, 해외 사업과 신성장 동력 속도 부진’ 등 포스코의 기업 가치와 신용 등급 추가 하락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위기의 현실을 전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위기를 넘어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한 권 회장의 화두는 ‘포스코 더 그레이트(POSCO the Great)’로 요약된다. 권 회장은 이를 “CEO 선정위원회 인터뷰 때 고민하며 얻은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세종대왕 등 위대한 왕의 이름 앞에 ‘더 그레이트(the Great)’를 붙이는 것에서 착안했고, 취임 이후 태스크포스 팀을 만들어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갔다. 그 결과 나온 실천 방안이 ‘혁신 포스코 1.0’이다.


“임원은 누리는 자리 아닌 베푸는 자리”
“요즘은 3.0이 대세이고 심지어 4.0으로 나아가는 와중에 왜 ‘1.0’인지 묻는 경우가 있다. ‘1.0’이란 우리가 앞으로 새롭고 위대한 포스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일심동체가 되겠다는 의미, 기존과 차별화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미, 기술력과 판매·생산성·품질 등 모든 면에서 1등이 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것만 달성된다면 위대한 포스코를 다시 이뤄낼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포스코는 한국의 기업사 가운데 혁신을 이야기할 때마다 빠지지 않는 기업이다. PI(프로세스 혁신)부터 시작해 6시그마 등을 광범위하게 적용해 프로세스 효율을 높여 왔다. 특히 고유의 QSS(Quick 6시그마)를 만들어 수익성과 조직 문화 함양에 성과를 거뒀다. 이후에도 트리즈, 가치 혁신, 가치 공학, 빅 데이터 등 여러 혁신 방법론을 채택해 큰 성과를 창출한 기업이 바로 포스코였다.
[SPECIAL REPORT] ‘혁신 포스코 1.0’ 깃발 올린 권오준 회장의 승부수
권 회장은 기존의 3대 경영 이념(화목경영·창의경영·일류경영)을 기반으로 한 4가지 혁신 어젠다를 축으로 ‘혁신 포스코 1.0’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첫째,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다. 기본으로 돌아가 철강 자체의 경쟁력을 회복하겠다는 뜻이다. 권 회장이 특히 강조한 것은 기술 기반의 ‘솔루션 마케팅’이다. 경쟁사와 차별화해 고객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공급한다는 의미다.

“자동차 강판은 경량화를 위해 고강도화해야 하지만 고강도강은 성형성이 떨어지므로 자동차 회사에는 애로 사항이 발생한다. 단순한 공급만이 해결책이 아니다. 부품 성형에 쓸 성형 기술과 접합 시 필요한 용접 기술 등을 함께 고객사에 제공하고 평가도 해줘야 한다. 고객이 쓰기 가장 좋은 형태, 원하는 형태로 제공하는 것, 이것이 바로 솔루션 마케팅이다.”

조직 개편에도 대대적으로 나서 연구소 내 고객 이용 기술 인력이 대거 마케팅으로 이동했다. 좋은 품질의 고급 강을 생산하기 위해 양 제철소에서 연구원과 현장 직원이 함께 문제를 해결하도록 했다. 생산과 기술의 긴밀한 협력을 통한 시너지가 위기 극복의 핵심이다.

다음은 ‘신성장 산업의 선택과 집중’이다. 권 회장은 그동안의 사업을 재정비해 시장성이 높은 소수의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집중 육성 분야는 ‘원천 소재’와 ‘청정에너지’가 될 전망이다. 시장의 기대가 높고 진입 장벽이 높은 리튬·니켈이 핵심이다. 권 회장은 “니켈에서 원가를 20% 절감하면 스테인리스 스틸 시장은 포스코가 우위를 점할 수 있다”면서 “현재 광양에 짓고 있는 합성천연가스(SNG) 공장에서 석탄 공해 문제를 해결하면 막대한 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무구조 개선’에도 나선다. 이를 위해 기존 사업구조와 투자구조를 재정비한다. 철강·정보통신기술(ICT)·소재·무역·에너지 등 소그룹 단위의 시너지를 만들어 그룹 전체에 이익이 돌아오도록 각 그룹 CEO에게 권한을 부여할 방침이다.

‘경영 인프라 쇄신’도 주요한 실천 과제다. 일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혁신하기 위한 복안으로 ‘전문가·프로젝트 중심’의 인프라 구축에 나서기로 했다.

“프로젝트 팀장에게 상당한 책임과 권한을 부여할 것이다. 무엇보다 프로젝트를 통해 창출한 성과에는 파격적인 보상이 이뤄질 것이다. 좋은 기술을 제안해 이익이 발생하면 파격적인 보상을 해주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해 적절한 보상안을 구상하고 있다. 또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발적으로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수행하는 분위기를 만들겠다.”

취임 후 한 달여의 짧은 기간이지만 권 회장이 ‘혁신 포스코 1.0’ 추진반을 발족한 후 발굴한 프로젝트는 380여 개에 이른다. 대표적인 성과가 ‘전문직 임원 제도’다. 제도 도입 후 포스코의 관리부서 임원은 50% 이상 줄어들었다.

“임원은 누리는 자리가 아니라 베푸는 자리다. 여러 임원이 동의했듯이 임원 연봉의 일부를 반납하고 사무실 축소와 비서 공동 활용 등으로 솔선수범할 것이다.”

시가총액 50조 원, 신용 등급 최소 ‘A’, 메가 성장 엔진 2대 영역 확보. 강연 말미에 권 회장이 직접 제시한 ‘영광의 수치’다.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벌판에서 ‘영일만에 빠져 죽을 각오’로 시작했던 포스코의 50년을 이어 새로운 50년을 이어 가겠다는 각오이기도 하다.

강연이 끝난 후 권 회장과 임원진 수십 명은 청계산 산행에 나서며 강연에서 못다 나눈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글로벌 톱 CEO 4인의 자존심 건 ‘철강 전쟁
‘기술·M&A·영업’ 등 주특기 모두 달라
[SPECIAL REPORT] ‘혁신 포스코 1.0’ 깃발 올린 권오준 회장의 승부수
지난 1월 16일 포스코 최고경영자추천위원회가 신임 회장 발표 사실을 알렸다. 이날 발표된 차기 회장은 권오준 기술총괄사장이었다.

권 회장은 입사 이후 연구·개발(R&D)의 한 우물을 파 왔다. 1950년 경북 영주에서 태어나 서울대 금속공학과와 캐나다 윈저대 대학원, 미국 피츠버그대 대학원(공학박사)을 나온 기술통이다. 정식 공채 출신도 아니다. 1986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에 영입되면서 포스코에 발을 들였고 이후 RIST 강재연구부 열연연구실장, 유럽연합(EU) 사무소장, 포스코 기술연구소장, 포스코 기술총괄사장 등 기술 부문에서만 요직을 두루 거쳤다.

권 회장은 오늘날 포스코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 주역으로 인정받고 있다. 자타 공인 철강 기술 전문가로, ‘파이넥스’ 등 고부가가치 철강 개발로 독점 기술력을 확보하는 데 혁혁한 공을 쌓았다. 포스코가 특허권을 가진 독점 기술 대부분이 그의 손에 의해 개발됐을 정도다.

아르셀로미탈은 현재 조강 생산량 1위의 세계 최대 철강 기업이다. 이곳을 이끄는 수장은 락시미 미탈 회장으로, 명실상부한 철강 업계 최고의 파워맨이다. 미탈 회장은 아르셀로미탈의 주식 41%를 보유한 오너 CEO다.

세계 최대의 철강사를 이끌고 있지만 실제로 미탈 회장이 지은 제철소는 단 한 곳에 불과하다. 인도네시아의 ‘이스파트인도’로, 1976년 부친을 비롯한 가족이 운영하던 기업에서 독립하며 차린 회사다. 미탈 회장은 1989년부터 활발한 인수·합병(M&A)에 나서기 시작했다. 직접 제철소를 지어 사업을 확장하기보다 기존 기업을 인수해 몸집 불리기에 나선다는 전략이었다. 미탈 회장은 2006년 아르셀로를 합병하며 마침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넘버원 자리를 차지했다.

바오스틸은 중국 정부의 철강 대형화 정책이 만들어 낸 글로벌 철강사다. 1978년 중국 개혁·개방의 상징인 덩샤오핑의 지시로 창립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고철이나 생산하던 작은 기업이었지만, 1998년 중국 내 철강 업체 M&A를 시작으로 덩치를 키웠고 현재는 세계 4위의 철강 업체로 성장해 중국 철강의 자존심으로 불린다.

바오스틸 성장의 초석을 닦은 이는 셰치화 전 회장이다. 하지만 다국적기업과의 경쟁이 치열해지자 국제화에 맞는 젊은 피 수혈론이 대두되기 시작했고 그 자리를 꿰찬 주인공이 바로 쉬러장 회장이다. 회장 취임 당시인 2007년 쉬 회장의 나이는 48세에 불과했다. 쉬 회장은 장시이공과대를 졸업한 직후인 1982년에 바오스틸에 입사한 정통 ‘바오맨’이다. 평사원에서 시작해 회장에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쉬 회장은 ‘자주적 기술 창조’를 강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바오강의 생산 신기술’이라는 책을 직접 펴내기도 했다.

신일철주금은 신일본제철과 스미모토금속이 합병해 탄생한 공룡이다. 무네오카 쇼지 회장은 합병 전에도 일본 최대 철강 업체인 신일본제철의 사장이었다.

무네오카 회장은 도쿄대 농학부 출신으로 전형적인 공대 출신은 아니다. 하지만 대학 졸업 직후인 1970년 신일본제철 공채 1기로 입사했다. 입사 후에도 주로 영업 파트에서 일했는데, 자동차 기업들과의 강판 가격 협상에서 수완을 발휘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2005년 부사장으로 승진한 후 2008년 4월에 신일본제철 사장으로 승진했다.

무네오카 회장은 포스코와의 특허 침해 소송전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자신들이 먼저 개발한 전기 강판 제조 기술을 포스코가 부정하게 취득했다는 것. 소송가액만 1조4000억 원에 이르는 대형 소송이다. 하지만 한국 특허청이 포스코의 손을 들어줘 본 소송에서도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