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브랜드 고속 질주…대중 영향력은 LF쏘나타가 1위
올 한 해 국내 자동차 업계의 이슈는 ‘수입차의 질주’로 요약할 수 있다. 올 들어 지난 11월까지 신규 등록된 수입차는 17만9239대에 이른다. 작년 동기의 14만4092대와 비교해 24.4%나 늘었다. 수입차 시장의 폭발적 성장은 독일계 브랜드의 선전에 힘입은 결과다. 특히 BMW는 수입차 단일 브랜드 사상 처음으로 국내시장 4만 대 판매를 달성할 전망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1월부터 지난 11월까지 BMW의 누적 판매량은 3만7098대를 기록했다. 남은 12월 한 달 동안 2802대만 팔면 대망의 4만 대 돌파를 달성하게 된다. BMW는 지난해에도 3만7098대를 팔아 첫 ‘3만 대’ 시대를 열었다. 이 밖에 메르세데스-벤츠와 폭스바겐이 3만 대 클럽에 가입할 것으로 보인다.BMW 흥행의 일등 공신은 단연 디젤 세단인 520d다. 올 들어 5895대가 판매된 520d는 올해 폭스바겐의 티구안에 판매량 1위(7061대)를 내주기까지 약 2년간 수입차 판매에서 부동의 1위를 지켰다. 520d는 국내에 디젤 세단 열풍을 몰고 온 주역으로 평가 받는다. 비교적 큰 덩치에도 불구하고 제로백 8.1초의 뛰어난 성능과 높은 연비로 인기를 끌었다. ‘올해의 히트 상품 30’ 조사에서 BMW 520d는 진보성(237점)과 성장세(216점)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며 수입차 베스트 셀링 카의 면모를 확인했다. 영원한 맞수로 평가 받는 메르세데스-벤츠의 E220은 자동차 부문 종합 순위 2위(220.5점)를 차지했다. 실제로 11월까지의 판매량에서는 벤츠 E220이 5268대를 팔아 BMW 520d를 따돌리는 데 성공했다.
BMW 수입차 첫 4만 대 판매 눈앞
자동차 부문 종합 순위 3위 역시 수입차인 티구안 2.0TDI 블루모션(이하 티구안)이 차지했다. 티구안은 올해 수입차 판매량 1위에 오른 베스트 셀링 카다. 티구안은 상반기 판매량 1위에 올랐던 BMW 520d가 잠시 주춤한 5월 들어 처음 1위에 오르며 상승기류를 탔다. 이후 7월에 한 번 더 판매량 1위에 올랐고 9월부터 3개월 연속 판매 1위에 오르며 올해의 베스트 셀링 카 1위 자리를 굳혔다. 8월에는 월간 최다인 955 대를 팔았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베스트 셀링 카에 오른 것은 2007년 혼다의 CR-V 이후 7년 만이다.
BMW 520d와 벤츠 E220, 폭스바겐 티구안의 공통점은 ‘디젤’이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의 지상 과제는 엔진 다운사이징 등을 통한 연비 개선이다. 뛰어난 성능과 연비로 무장한 독일계 브랜드들이 인기를 끄는 이유다. 수입차들의 공세에 진땀을 흘리고 있는 국내 업체들도 연비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2020년까지 연비 수준을 25% 끌어올리라”는 특명을 내린 상황이다.
현대차의 뉴제네시스와 LF(2014년형) 쏘나타가 각각 종합 순위 4, 5위에 올라 국산차의 자존심을 챙겼다. 뉴제네시스는 4개 조사 항목에서 모두 고른 성적을 받았다.
특히 성장세 항목에서 폭스바겐의 티구안을 제친 것이 눈에 띈다. 뉴제네시스는 올 들어 3만3754대가 팔려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성장했다. 2014년형 쏘나타인 LF쏘나타는 대중 영향력 항목에서 256점의 높은 점수로 1위에 올랐다.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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