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일임형 ISA 수익률]
{NH투자증권 ‘원유’ HMC투자증권 ‘신흥국’ 투자로 고수익}
{SK증권, 9개 상품 모두 1% 밑돌아}
{은행 이자율 갓 넘긴 증권사도…“적어도 1년은 지켜봐야”}
[증권사 일임형 ISA] HMC투자증권 수익추구형 5.01% ‘1위’
[한경비즈니스 = 이홍표 기자] 3개월 1.32%, 연 환산 5.28%의 수익률. 지난 3월 판매가 시작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그중에서도 증권사 일임형 ISA 상품 103개의 3개월 평균 성적표다.

금융투자협회와 금융위원회는 ISA 도입 후 3개월간의 일임형 ISA 수익률을 지난 6월 30일 공시했다. ISA는 금융사가 포트폴리오 구성부터 계좌 관리까지 모두 도맡아 하는 일임형과 투자자가 직접 상품을 선택해 관리하는 신탁형으로 나뉜다.

5월 기준 한국 시중은행의 평균 저축성 수신 금리는 연 1.54%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임형 ISA의 첫 3개월 평균 성적은 나쁘지 않다. 특히 공시 대상 103개 ISA 상품 중에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낸 상품이 없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투자자 모두가 즐겁지는 않았다. 103개 상품의 개별 수익률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상품을 잘 고른 투자자는 3개월 만에 5%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선택에 실패한 투자자는 그저 손실을 내지 않는 데 그쳤다.

일임형 ISA는 일종의 펀드다. 그래서 일임형 ISA는 투자자의 투자성향에 따라 초저위험·저위험·중위험·고위험·초고위험 등 5개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다. 초저위험에는 손실 가능성이 거의 없는 대신 정기예금 등 안정형 자산들이 편입된다.

반대로 초고위험에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손실도 볼 수 있는 주식 등 변동성이 큰 상품이 편입된다.

투자자들은 5개의 유형 중 각 유형마다 증권사가 제시하는 몇 개씩의 모델 포트폴리오(MP) 상품들을 고를 수 있다. 이번에 3개월 수익률이 처음 공시된 상품이 바로 13개 증권사가 판매한 103개 상품이었다. 이 103개 상품의 3월 14일부터 6월 14일까지의 수익률을 묶어 평균을 낸 수치가 바로 1.32%란 의미다.

개별 상품별 수익률은 최저 0.1%에서 최고 5.01%까지 다양했다. 초고위험 상품 15개는 0.23~4.92%, 고위험 상품 27개는 0.1~5.01%, 중위험 상품 25개는 0.4~2.42%, 저위험 상품 24개는 0.34~1.81%, 초저위험 상품 12개는 0.28~1.16%였다.
[증권사 일임형 ISA] HMC투자증권 수익추구형 5.01% ‘1위’
◆NH투자증권 ‘원유’ HMC투자증권 ‘신흥국’ 투자로 고수익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각 상품의 평균 수익률은 NH투자증권·HMC투자증권·메리츠종금증권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NH투자증권의 평균 수익률은 2.32%였다. HMC투자증권의 평균 수익률은 2.16%였다. 메리츠종금증권 은 2.12%였다.

NH투자증권은 평균 수익률 1위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유형에서 고르게 선전한 것이 눈에 띈다. 저위험 상품 수익률 순위에서 ‘QV안정추구A(1.81%)’와 ‘QV안정추구P(1.58%)’가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중위험 상품 수익률 1, 2위도 NH투자증권의 차지였다. ‘QV중립A’와 ‘QV중립P’가 각각 2.42%와 2.04%의 수익률을 냈다. 기타 초고위험 및 고위험 상품도 상위권에 랭크됐다.

NH투자증권은 대부분의 상품이 평균적으로 좋은 수익률을 낸 이유로 크게 두 가지를 꼽았다. 하나는 편중되지 않은 투자 대상 선정과 또 다른 하나는 적절한 리밸런싱이었다.

NH투자증권이 고위험 이상 MP에서 높은 수익률을 낸 것은 일찌감치 원유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 덕분이다. NH투자증권 초고위험 MP는 원자재 비율을 10%로 가져간다. NH투자증권은 또 지난 5월과 6월에 편입 자산 리밸런싱을 실시하면서 시장에 적극 대응했다.

원유 ETF를 편입해 25%의 수익률을 기록한 뒤 6월에 매도해 이익을 실현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국가별 스코어링 시스템에 따른 자산 비율 조절도 적절했고 중위험 상품에서도 타사 대비 위험 자산 비율을 높게 한 것이 높은 수익률을 가져 온 요인”이라고 말했다.

평균 수익률 2위를 차지한 HMC투자증권은 103개 개별 상품 중 5.01%의 최고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수익추구형 B2(신흥국, 대안 투자형)’가 주인공이다. 이 상품은 지난 3개월간 5.01%의 누적 수익률을 냈다.

연간 수익률로 환산하면 20.04%에 해당하는 높은 수익률이다. 2위와 4위도 HMC투자증권의 상품이다. 초고위험 상품인 ‘고수익추구형A1(선진국형)’은 4.92%, 고위험 상품인 ‘수익추구형A2(선진국형)’가 4.58%의 수익률로 이 자리를 차지했다.

HMC투자증권은 아예 처음부터 해외투자에 집중했다. ‘수익추구형 B2(신흥국·대안투자형)’는 해외 주식형 상품을 100% 편입했다. ‘고수익추구형 A1(선진국형)’은 해외 주식형과 해외 채권형을 각각 80%, 20% 편입했다.

이 상품은 해외 하이일드 채권형 펀드에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HMC투자증권 관계자는 “1분기 시장 상황과 절세 효과에 초점을 맞춰 국내 자산보다 해외 자산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던 게 좋은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라고 말했다.
[증권사 일임형 ISA] HMC투자증권 수익추구형 5.01% ‘1위’
◆SK증권, 9개 상품 모두 1% 밑돌아

HMC투자증권의 해외 투자 상품들이 수익률 1위를 차지한 비결은 분산투자에 있다. HMC투자증권의 ‘수익추구형 B2’는 성장하는 신흥국 투자 비율을 높여 수익을 극대화하면서 글로벌 헬스케어·인프라 펀드에 투자해 위험을 분산하는 전략을 썼다.

보다 자세히 보면 아시아태평양 주식형(30%), 중국 주식형(30%), 해외 섹터 주식형(20%), 해외 신흥국 주식형(20%) 등 신흥국 중심의 주식형 펀드에 자금을 100% 투자했다.

메리츠종금증권도 각 유형별로 고른 수익률 분포를 보이면서 평균 2.12%로 업계 평균 수익률 순위 3위에 올랐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브라질·러시아·베트남의 투자 비율을 높인 것이 고수익으로 연결됐다.

이들 지역은 올 상반기에 주가지수가 크게 상승한 지역들이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해외 배당주 관련 상품과 베트남 펀드가 수익률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비교적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증권사도 있었다. SK증권은 평균 0.41%의 저조한 수익률로 13개 증권사 중 가장 낮은 순위였다. SK증권의 9개 상품 중 수익률 1%를 넘은 것은 하나도 없었다.

특히 고위험 상품인 ‘적극투자형A’는 전체 103개 상품 중 가장 낮은 0.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물론 이유는 있다. SK증권의 위험 자산 편입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초고위험 상품도 위험 자산 비율이 75%, 고위험 상품 역시 위험 자산 비율이 60% 정도였다.

특히 SK증권은 투자 자산에 주가연계증권(ELS)을 편입했다. SK증권 관계자는 “ISA에 편입한 ELS가 아직 상환되지 않아 수익으로 잡히지 않았기 때문에 수익률이 낮게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한 미래에셋대우(0.7%)·신한금융투자(0.86%)·키움증권(0.9%) 등도 위험 자산 비율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신증권과 하나금융투자는 이번 수익률 공개에서 제외됐다. 대신증권은 지난 3월 28일 일임형 ISA를 출시했고 하나금융투자도 지난 4월 4일 ISA 경쟁에 합류했다.

◆수익률 스스로 꼭 챙겨야

물론 불과 3개월밖에 안 된 ISA 상품에 대해 수익률로 평가하는 것은 아직 섣부르다는 의견도 많다. ISA 상품은 최대 5년간 장기간 운용해야 하는 특성상 3개월의 단기 수익률을 공개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결정 된 이후 코스피를 포함해 해외 지수부터 파생상품 기초 자산 종목들 모두 변동성이 확대됐고 수익률에도 영향이 컸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수익률이 높다고 해서 계좌 이동이나 신규 가입하는 것은 비싼 주식에 들어가는 것과 같다”며 “고위험·고수익 상품의 비율이 높은 상품은 단기적인 성과가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수익률만을 참고해 투자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 업계 관계자는 “수익률이 높은 곳은 지난 3개월간 국내외 증시 등 투자 대상 자산의 움직임과 투자 전략이 잘 맞아떨어져 좋은 성과를 거둔 것”이라며 “하지만 3개월은 평가를 내리기엔 너무 짧고 브렉시트로 인해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상황에서 적어도 1년은 지켜봐야 업체 간 우열을 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별로 일임형 ISA의 수익률이 천차만별이기때문에 투자자들은 더욱더 자신이 투자한 상품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생겼다.

업체별 수익률 비교는 금융투자협회가 일임형 ISA 수수료와 수익률을 비교해 볼 수 있는 ‘ISA다모아’ 비교 공시 시스템 2단계(isa.kofia.or.kr)를 개설하면서 가능해졌다.

금투협은 앞서 지난 5월 ISA 판매 및 운용 현황, 신탁형 ISA 수수료 현황 등을 볼 수 있는 ISA 비교 공시 시스템 1단계 서비스를 개시했다.

금투협은 앞으로 회사별·상품별 위험도 등 검색 조건 입력을 통해 수익률 조회가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증권사보다 한 달 늦게 일임형 ISA 상품을 출시한 4개 은행의 수익률은 7월 말에 공시된다.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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