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말 산업'이 달린다 : 대학가 승마 동아리]
웰빙 문화 반영한 맞춤 스포츠로 각광…대회 출전·해외 승마 여행도

[한경비즈니스=김병화 기자] 대학 캠퍼스에도 말이 뛰어다닌다. 승마에 빠진 대학생들이다. 한때는 고가의 스포츠로 통하며 외면 받았던 승마는 건강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웰빙 문화를 반영한 맞춤 스포츠로 거듭났다.

대학생들에게 승마는 건강과 품격,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스포츠로 각광 받는다. 자세 교정과 몸매 관리에도 효과가 커 여대생들에게도 인기다. 캠퍼스 내 승마 동아리가 증가하는 이유다.

승마 동아리라고 다 같은 동아리는 아니다. 대학마다 다양한 특색으로 무장했다. 서울대 ‘마왕’, 연세대 ‘고삐 풀린 망아지’, 건국대 ‘에쿠스’, 충북대 ‘페가수스’ 등 주요 대학의 승마 동아리를 살펴봤다.

◆[서울대 ‘마왕’]야무진 훈련을 통해 정식 운동부로 승격
대학가에도 승마 바람…서울대 ‘마왕’ 연세대 ‘고뿔망’
마왕은 서울대 운동부 소속 승마부다. 2000년 4월 캠퍼스 동아리로 출발, 정식 운동부로 승격(?)했다. 현재 30여 명이 함께 승마를 즐기고 있고 16.5기(1년에 2번 모집) 부원을 찾는 중이다.

마왕은 승마를 통한 심신 단련과 회원 상호간의 친목 도모 및 승마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노력함으로써 승마 산업의 전반적인 발전을 꾀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국내외 외승(승마장 밖에서 자연과 어우러져 말을 타는 것)을 함께하고 더 나아가 승마를 통한 교류도 이뤄지고 있다. 실제로 마왕 부원들은 2015년과 2016년 여름, 몽골로 외승 여행을 다녀왔다. 외승 여행은 매년 여름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기승 훈련은 매주 1회 실시한다. 한 학기(3개월) 기준 최소 12회 이상 훈련하는 것이 의무다. 방학 중에는 2박 3일간 합숙 훈련을 함께하며 10회 이상 집중적으로 훈련해 기승 실력을 향상시키기도 한다.

승마장은 화성과 장암 2곳을 이용한다. 장암승마장은 장암역에서 도보 7분 거리, 화성승마장은 궁평항 부근에 있다. 한 번 승마장을 찾으면 2타임 정도씩 훈련을 받고 돌아온다. 이동 시간과 식사 시간 등을 포함하면 5~6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연세대 ‘고삐 풀린 망아지’]승마지도사 자격증부터 재활 승마 봉사 활동까지
대학가에도 승마 바람…서울대 ‘마왕’ 연세대 ‘고뿔망’
고삐 풀린 망아지(이하 고뿔망)는 연세대 승마 동아리다. 말과 사람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함께 행복함을 나누기 위해 2005년 9월 만들어졌다.

고뿔망은 꾸준한 연습을 통해 제대로 승마를 즐길 줄 아는 승마인이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취미로 승마를 하는 것에서 나아가 승마지도자 자격증을 따거나 승마 대회에 출전하는 것도 목표다. 실제로 동아리 활동을 통해 승마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해 승마클럽에서 코치로 일하고 있는 고뿔망 출신도 있다.

승마 연습은 주말마다 실시한다. 한 달 기준으로 총 8회 연습 시간을 갖고 최소 5회 이상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승마장은 인천광역시 인천대공원 정문 맞은편에 있다. 지하철 1호선 송내역과 가깝다. 서울 신촌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1시간 정도면 도착한다.

고뿔망은 재활 승마 봉사 활동을 통해 사회에 따뜻함도 전달하고 있다. 발달 장애 및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아동들이 재활 승마를 하면 평소 사용하지 않았던 근육을 사용하게 돼 적지 않은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말과의 소통을 통해 사회성을 발달시키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말을 테마로 한 멤버십 트레이닝(MT)도 있다. 전국 유명 목장을 방문해 말을 돌보거나 승마 경기를 보면서 친목을 도모한다.

◆[충북대 ‘페가수스’]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말과의 동행
대학가에도 승마 바람…서울대 ‘마왕’ 연세대 ‘고뿔망’
2000년에 충북대 수의학과 학생들이 모여 시작한 승마 동아리 ‘페가수스’는 올해로 17년째 달리고 있다. 승마에 대한 관심이 여러 사람들에게 퍼져나가는 것에 발맞춰 충북대 학생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중앙 동아리로 발전했다. 현재 17개 학과에서 60여 명이 활동 중이다.

페가수스 구성원들은 각양각색이다. 대회 출전을 목표로 삼고 승마 연습을 하는 회원이 있는가 하면 단지 말을 가까이에서 보고 싶거나 동물과의 교감을 원해 가입한 회원도 있다. 꾸준히 승마장을 방문하도록 권유하지만 특별한 제재는 없다.

페가수스 관계자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각자가 원하는 말과의 동행을 꿈꾸고 있다”며 “페가수스를 통해 ‘승마’라는 문화에 친숙해질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우수 회원”이라고 말했다.

승마 연습은 충북대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승마장을 이용한다. 매주 일정이 맞는 회원들이 함께 승마장을 찾아 기본 자세와 다양한 승마 기술을 배운다.

학기 중에는 정기 총회를 통해 말과 승마 기술에 관한 지식을 공유한다. 자주 승마장을 찾지 못하는 회원을 위해 시청각 자료를 이용해 기본적인 승마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올여름 17명의 회원이 몽골 승마 여행을 통해 한국에서와 다른 특별한 승마를 경험하고 돌아오기도 했다.

◆[건국대 ‘에쿠스’]키 180cm 이상, 체중 80kg 이상은 가입 불가
대학가에도 승마 바람…서울대 ‘마왕’ 연세대 ‘고뿔망’
에쿠스(EQUUS)는 건국대 승마 동아리다. 뜻이 맞고 활발한 회원들이 함께 모여 승마를 즐기면서 승마와 관련된 행사와 승마 합숙 훈련, 승마 국내외 연수 등을 계획하고 있다.

승마 활동은 장암동 팜스프링스 승마클럽에서 원하는 요일(평일)과 시간에 예약 후 기승한다. 일반적인 기승 비용은 한 번에 50분 기준, 10번을 탔을 경우 60만~90만원 사이다.

하지만 페가수스는 비용적인 장벽을 허물고 일반 대학생들에게도 승마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팜스프링스 승마클럽과 50분 기준으로 4만원에 협의를 마친 상태다. 기승 비용이 저렴하고 장비 대여도 무료다.

건국대에 축산대학이 있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축산대학에서는 말·승마 등과 관련된 수업이 있어 이론부터 시작해 승마를 하기 위해 말을 준비(장안)하는 것까지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다.

에쿠스 가입 조건은 엄격하다. 신장 180cm 이상, 체중 80kg 이상인 사람은 가입할 수 없다. 허리 등 신체 질환과 체력이 정말 약한 사람도 가입 불가다. 마지막으로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 또한 불합격이다.

kbh@hankyung.com

[말 산업 커버스토리 기사 인덱스]
- 3만 달러 시대 앞두고 ‘승마·경마 대중화’ 바람
- 승마 체험 인구 83만 명…젊은층으로 확산
- 경마는 말 산업 이끄는 ‘복합산업’
- 김영규 ‘말달리자’ 대표의 승마장 창업기
- 대학가에도 승마 바람…서울대 ‘마왕’ 연세대 ‘고뿔망’
- 승마 이용 요금은 비싸다?
- 승마 용품, 직접 착용해 보고 선택해야
- 가 볼 만한 전국 승마장 10선
- 현명관 한국마사회장 “경마는 영국 여왕도 즐기는 문화·스포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