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스토리 = 증권업계 신성장전략 : 리서치센터의 변화]
새로운 수장에 새로운 바람…차별화된 리서치로 승부하는 각사 전략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2017년을 맞은 증권가에 리서치센터를 중심으로 미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올해엔 반드시 뭔가를 보여주겠다’는 분위기다.

최근 2~3년, 혹독한 구조조정으로 연봉 삭감은 물론 인원이 많이 줄어든 상황이지만 그 어느 해보다 해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일종의 ‘와신상담’이다. 대형 증권사 간 합종연횡으로 증권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난 상황에서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리서치센터들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다짐을 보이고 있다.

◆ 한투·KB·미래·대신 長 바꿔 ‘새롭게’

특히 일부 증권사들은 리서치센터장을 중심으로 한 세대교체의 인사 바람이 ‘역동성’을 불어넣었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곳은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다. 지난해 말 한국투자증권은 그동안 상무보 이상이 역임했던 센터장 자리에 윤희도 애널리스트를 내정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윤 신임 센터장은 리서치센터에서 유틸리티를 담당해 온 베스트 애널리스트 출신이다. 산업 흐름을 진단하는 안목과 기업 분석 능력으로 명성을 쌓아 왔다.

이번 인사는 나이와 직급을 떠나 능력 중심의 인사를 통해 시장 분석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한 유상호 사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을 통합한 KB증권은 통합법인 리서치센터장에 서영호 전 JP모간 리서티센터장을 발탁했다. 회사 내부에서 센터장이 나올 것이란 관측을 깨고 외국계 증권사 출신의 스타 애널리스트를 전격적으로 영입했다.

새로운 수장을 맞이한 KB증권 리서치센터는 ‘글로벌 리서치 하우스’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증권뿐만 아니라 은행 등 전체 KB 고객에게 글로벌 매크로 분석과 양질의 리서치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현재 매크로와 글로벌 리서치 능력을 보강하고 하우스 뷰와 글로벌 자산 배분 모델을 정교화하는 작업을 현재 진행 중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신임 리서치센터장에 구용욱 전 KDB대우증권 금융담당 애널리스트를 선임하면서 리서치 부문의 역할을 재정립했다. 그동안 중점을 뒀던 기관투자가 중심의 홀세일 리서치에서 자산 관리(WM) 중심의 리서치로 전환해 나갈 방침이다.

주식 중심의 리서치 자료에서 벗어나 금융 상품까지 영역을 확대해 WM 고객에게 보다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리서치 서비스를 개발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투자 의견 제시 방법에 변화를 주는 등 리테일 투자자 중심으로 리서치를 혁신해 나갈 계획이다.

대신증권도 최근 인사에서 금융과 지주 업종 등을 분석하다 영업 경력을 거친 김재중 상무를 신임 리서치센터장으로 선임하고 ‘발 빠른 리서치센터’를 기치로 내걸었다.

애널리스트와 홀세일 영업을 모두 경험한 김 센터장을 필두로 영업부서 특유의 신속함을 접목한 리서치센터로 꾸려 나간다는 전략이다. 기존 기관 영업에 집중했던 리서치에서 WM에 기반 한 리서치로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또한 담당하는 분야도 넓혀 미국 자산에 대한 분석도 준비하고 있다. 기존 몇몇 상장기업에 대한 분석에서 주식·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에 대해 분명한 자료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변해야 산다” 이 악문 리서치센터
(사진)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지난해 12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팟캐스트 방송 서비스 '이.리.온'. 왼쪽부터 염승환 프라임영업팀 차장, 윤지호 리서치센터장, 송치호 애널리스트가 직접 출연해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제공

◆ 삼성·이베스트 ‘개편’, 하나·NH ‘강화’

그런가 하면 주식거래를 지원하던 기존 수익 모델의 한계를 체감한 각 사 리서치센터는 투자자와의 간극을 좁히기 위한 새로운 서비스를 추진하며 개편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선 삼성증권 리서치센터는 ‘융·복합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산업과 산업, 산업과 전략, 국내와 글로벌 애널리스트들이 서로 협력해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특히 삼성증권은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목표 아래 리서치 본연의 분석 보고서, 읽을거리를 제공함으로써 통찰력을 얻을 수 있게 하는 보고서 발간에 집중하고 있다. 뉴스 코멘트 위주의 짧은 리포트 비율을 줄이고 심층 분석 리포트와 업계의 미래를 제시하는 컨설팅형 리포트의 발간을 늘렸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팟캐스트 방송 서비스인 ‘이·리·온’을 새롭게 시작했다.

이·리·온은 ‘이베스트 리서치 온라인 팟캐스트’의 약자로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과 애널리스트, 프라임영업팀 직원이 직접 출연해 방송을 진행한다.

거시적 투자 전망 분석에서부터 어려운 리서치 자료에 대한 쉬운 설명, 업종별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종목 분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대담 형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는 2013년부터 추진해 온 ‘리서치 강화’를 계속 이어 갈 계획이다. 여기에 대해 올해부터 하나은행과 증권의 PB사업부·운용본부들을 위한 하나금융그룹의 리서치센터로서 역할을 키워 갈 방침을 세우고 있다.

또한 향후 7년을 내다본 중·장기 교육 프로그램으로 론칭한 ‘매니저 대학’을 통해 지속적으로 우수한 펀드매니저들을 발굴해 나가기로 했다.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역시 작년 1년간 6981개의 보고서를 발표(에프앤가이드 기준)한 업계 1위 싱크탱크 역할을 올해도 이어 가기로 했다.

특히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설치된 FICC리서치센터를 적극 활용해 국내외 채권, 국내외 크레디트, 원자재, 대체 투자 등에 관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주식 일변도에서 탈피하고 투자자의 수요에 부응하는 아이디어를 제공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cw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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