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스토리 = 베트남 라이징 : 한국 기업의 힘 ‘유통·식품’]
2014년 65층 복합빌딩 완공…백화점·대형마트·호텔 등 입점
롯데, ‘롯데센터 하노이’로 국민 브랜드 도약
(사진) 베트남의 ‘롯데센터 하노이’. /한국경제신문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유통·식품업계에서 베트남 시장 공략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롯데그룹이다. 롯데는 1998년 롯데리아로 베트남에 진출해 현재 백화점·대형마트·호텔 등 10여 개 계열사가 현지 사업을 진행 중이다.

롯데는 2014년 9월 하노이시에 초고층 랜드마크 ‘롯데센터 하노이’를 오픈하며 베트남 국민에게 회사 이름을 각인시켰다. 올해엔 베트남 하노이시 떠이호구 신도시 상업지구에 2020년 완공을 목표로 복합 쇼핑몰 ‘롯데몰 하노이’의 착공에 돌입한다.

◆롯데, 베트남 내 브랜드 선호도 4위
롯데, ‘롯데센터 하노이’로 국민 브랜드 도약
롯데는 베트남 사업에 남다른 애정을 보여 왔다. 베트남의 탄탄한 성장성에 주목해서다. 베트남 인구는 2014년 93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는 세계 14위의 인구 규모다. 평균연령은 28세로 한국(38세) 등 주요 아시아 국가에 비해 무척 젊다.

지난해 베트남의 경제성장률(GDP)은 6.68%로, 정부의 당초 목표치(6.2%)를 웃돌며 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최근 3년간 매년 5%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하노이와 호찌민 등의 대도시 GDP 성장률은 10%를 웃돈다.

롯데는 단계적 투자와 현지화 전략, 사회공헌 등을 바탕으로 베트남 내 자체 브랜드 가치 향상은 물론 국가 브랜드 제고를 위해 땀 흘려 왔다. 20여 년에 걸친 노력은 결실로 이어졌다.

지난해 10월 홍콩의 마케팅 잡지 ‘캠페인’과 시장조사 업체 AC닐슨이 발표한 ‘아시아 톱 1000 브랜드’에 따르면 롯데는 삼성·소니 등에 이어 17위다. 하지만 하위 조사인 국가별 선호 순위에서 롯데는 삼성·LG·샤넬에 이어 베트남 내 넷째로 사랑 받는 브랜드다. 이는 13개 아시아 국가별 조사에서 롯데가 받은 가장 높은 순위다.

롯데는 2014년 롯데센터 하노이를 완공하며 베트남 사업에 정점을 찍었다. 롯데의 해외 첫 초고층 복합 빌딩인 롯데센터 하노이는 부지 면적 1만4000㎡(4200평)에 지하 5층~지상 65층으로, 총면적이 25만3000㎡(약 7만6000평)에 달한다.

롯데센터 하노이 내 ‘롯데백화점 하노이점’은 롯데백화점의 해외 8호점이자 넷째 해외 진출 사례다. 하노이점은 매장 면적 2만7000㎡(약 8168평), 지상 1~6층 규모다.

롯데백화점은 하노이점만의 상품 기획(MD)에 집중했다. 잡화부터 가정 상품군까지 풀 라인의 백화점 MD를 구성해 현지 소비자의 갈증을 해소했다. 짧은 동선으로 다양한 브랜드를 만날 수 있는 한국식 MD를 도입하는 한편 현지 소득수준에 맞는 대중적 브랜드를 내세우고 있다.

롯데는 포스코건설이 보유한 베트남 호찌민의 ‘다이아몬드 플라자’ 지분을 인수해 2015년 3월 베트남 백화점 2호점을 오픈하기도 했다.

롯데자산개발 관계자는 “올해 하노이시 떠이호구 신도시 상업지구에 2020년 완공을 목표로 복합 쇼핑몰인 롯데몰 하노이의 착공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 ‘롯데센터 하노이’로 국민 브랜드 도약
(사진) 롯데마트의 베트남 11호점인 ‘껀떠점’. /롯데그룹 제공

롯데마트도 13개 현지 점포를 운영하며 베트남에 유통 한류를 전파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2008년 12월 국내 유통업체 최초로 베트남 대형마트 1호점인 ‘남사이공점’을 오픈하며 현지 시장에 진출했다. 롯데마트는 영화관·문화센터·볼링장 등 문화·편의시설을 대폭 강화하는 등 쇼핑과 문화생활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복합 시설을 선보이며 인기몰이 중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현지 업체와의 차별화 전략을 앞세워 지속적인 출점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친밀도 높여

롯데호텔의 다섯째 해외 체인인 ‘롯데호텔 하노이’는 롯데센터 하노이 내 34~64층에 들어섰다. 롯데호텔하노이는 총 318개의 객실(딜럭스 235실·스위트 83실)과 4개의 레스토랑, 3개의 연회장, 동남아 최초 ‘에비앙 스파’ 등 편의 시설을 두루 갖춘 5성급 최고급 호텔이다.

롯데호텔은 앞서 2013년 3월 호찌민의 레전드호텔을 인수해 ‘롯데 레전드호텔 사이공’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롯데제과 등 그룹 내 주요 계열사도 현지 사업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롯데제과는 1980년대 중반부터 베트남 시장에 껌·초콜릿·비스킷 등의 제품을 수출해 왔다.

1996년 호찌민 인근 빈둥에 껌 공장을 설립했고 2010년에는 호찌민 빈증 산업단지에 롯데 초코파이 공장을 세웠다. 2007년 10월에는 베트남 제과 시장 2위 기업인 ‘비비카’를 인수하기도 했다.
롯데, ‘롯데센터 하노이’로 국민 브랜드 도약
(사진) 롯데리아의 베트남 200호점. /롯데그룹 제공

롯데그룹 내 베트남 사업 원조 격인 롯데리아는 1998년 호찌민에 1호점을 오픈한 이후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베트남인의 입맛을 집중 공략했다.

사이드 메뉴로 베트남식 수프를 추가하거나 현지인의 입맛에 맞춘 소스를 곁들인 핑거치킨을 선보이는 등의 전략이 주효했다. 빈민층 식사 제공 등의 사회공헌 활동도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

그 결과 롯데리아는 2012년 글로벌 브랜드 KFC(129개 매장)를 제치고 업계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다. 롯데리아는 지난해 기준 총 213개(엔제리너스 5개 포함)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2014년 12월 베트남 하노이에 해외 최초 가맹 1호점인 ‘쭝낀점’을 오픈하면서 가맹 사업을 본격 시작했다”며 “현지에서 쌓은 높은 브랜드 이미지와 국내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적용해 호찌민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가맹점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시네마, 23개관 보유…CGV 추격
롯데, ‘롯데센터 하노이’로 국민 브랜드 도약
(사진) 베트남 롯데시네마 탕롱관. /롯데그룹 제공

롯데그룹은 영화관과 홈쇼핑 사업으로 베트남 현지에서 CJ와 격전 중이다.

롯데시네마는 2008년 5월 베트남에서 영화관 사업을 하던 한국회사 DMC(Diamond Cinema)를 인수했다. 이후 지속적인 개관을 통해 하노이·호찌민 등 베트남 전역에 총 23개관, 103개 스크린을 운영하며 CGV를 추격 중이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단순히 영화관을 여는 것보다 한국의 문화를 전파한다는 각오로 베트남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홈쇼핑도 2012년 2월 현지 대형 미디어 그룹 ‘닷비엣’과 합작법인 ‘롯데닷비엣’을 설립하고 하노이·호찌민·하이퐁 등 주요 대도시에 24시간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롯데홈쇼핑이 실질적 방송 운영을 담당하고 닷비엣은 현지 채널 확보에 주력하는 사업 형태다. 고급 홈쇼핑을 지향하는 전략으로 상품 판매 및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현지 판매 중인 한국 브랜드의 90% 이상이 중소기업 제품일 정도로 우리 기업의 해외 판로 개척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choi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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