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대한민국 신인맥 r 효성그룹 ]
주요 계열사 임원 56명 분석…‘엘리트코스’ 걸어온 ‘남성’ 주류

[한경비즈니스 =이명지 기자]조현준 효성 회장은 지난 1월 취임식에서 소설 ‘삼총사’에 나오는 ‘전체는 하나를 위해, 하나는 전체를 위해(All for one, one for all)’라는 구절을 인용했다. 조 회장은 “팀을 위해 헌신하고 서로 유기적으로 대응하는 선수들로 이뤄진 조직만큼 무서운 것은 없다”며 조직의 화합을 강조했다.

신임 회장을 맞이한 효성그룹에는 그 어느 때보다 팀워크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한경비즈니스는 신인맥 ‘효성그룹’ 편을 맞아 주요 계열사 임원 56명을 분석했다.
46~69세 노·장 조화…‘효성 팀워크’ 만들다
◆화학·섬유 전문가 ‘다수 분포’

‘서울대 출신, 화학 관련 전공, 명문고를 졸업한 환갑의 남성.’

데이터로 알아 본 효성그룹 임원의 ‘평균’ 프로필이다. 효성그룹의 주요 계열사 전무급 이상 임원 56명의 출신 대학, 최종 학력, 전공, 생년월일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이와 같은 ‘표준형 모델’을 얻어낼 수 있었다.

임원들의 출신 대학은 서울대가 총 19명으로 34%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연세대가 8명(14%)으로 집계됐다. 경북대와 한양대 출신은 각각 4명, 고려대 출신은 3명이었다.

해외 대학을 졸업한 임원도 있다. 조현상 사장은 미국 브라운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형인 조현준 회장과 마찬가지로 해외 유학 경험을 통해 국제적 감각을 기른 셈이다. 이승종 효성 도쿄법인장은 일본 와코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일본 시장을 강화하기 위해 일본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이 법인장이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으로 추측된다.

서울대와 연세대가 다수를 차지한 만큼 서울 소재 대학을 졸업한 임원의 비율은 총 78%로 44명에 달했다. 지방 소재 대학 출신은 총 10명(18%), 해외 대학 출신은 조현상 사장과 이승종 법인장 2명이다.

효성은 섬유·화학·중공업 관련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임원들의 전공 또한 이공계와 인문계가 고루 균형을 갖췄다. 화학을 전공한 임원이 6명(11%), 경제학을 전공한 임원은 6명(11%)으로 나타났다. 경영학 전공자는 5명(9%)으로 집계됐다. 섬유학을 전공한 임원은 4명(7%)이다.

화학공학·기계학·전기학 출신도 곳곳에 포진해 있다. 화학공학을 전공한 임원이 4명(7%), 전기학을 전공한 임원이 3명(5%), 기계학 전공자가 4명(7%)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무역학·행정학 등 다양한 전공자들이 골고루 분포돼 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임원들의 최종 학력은 학사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학사가 최종 학력인 임원은 모두 33명으로 총 59%의 비율을 보였다. 뒤를 이어 석사가 14명(25%), 박사가 9명(16%)으로 집계됐다.

경영학석사(MBA)를 이수한 임원도 있다. 전력 PU 변압기 영업을 총괄하는 안성훈 전무는 와튼스쿨 MBA 출신이고 전략본부 미래전략실장을 겸하고 있는 가종현 전무는 시카고대 MBA를 이수했다. 또 표경원 노틸러스효성 PU장은 펜실베이니아대 MBA 출신이다.

‘출신고’ 또한 우리 사회에서는 중요한 연결고리가 된다. 효성에선 이른바 ‘3대 명문고’라고 불리는 경기고·경복고·서울고 출신 임원들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상운 부회장, 이민제 부사장, 가종현 전무가 경기고 출신이다. 조석래 전 회장 역시 경기고를 나왔다.

경복고 출신은 조현상 사장을 비롯해 박준형 사장, 안성훈 전무가 있다. 김용덕 효성캐피탈 PU장과 장두원 효성기술원장은 서울고 출신이다. 이 밖에 ‘강북 명문고’라고 불리는 용산고 출신으로 임진달 전무, 조도선 전무가 있다.

효성그룹 임원진에서 최고령은 1948년생, 최연소는 1971년생이었다. 한국 나이로 칠순인 최고령 임원은 김규영 효성 사장과 송성진 트랜스월드 PU장이다.

효성의 ‘젊은 피’를 대변하는 1971년생 임원들은 모두 3명이다. 조현상 사장을 포함해 안성훈 전무, 표경원 노틸러스효성 PU장이 46세의 최연소로 집계됐다.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연령대는 1959년생과 1955년생 사이 출생자였다. 이들은 총 26명으로 46%를 차지했다. 이 중에서도 우리 나이로 ‘환갑’을 맞이한 1957년생 출생자들이 총 8명으로 최다였다. 대표적 인물은 구매 총괄을 맡고 있는 조홍 부사장, 황정모 타이어보강재PU장 겸 베트남법인장을 꼽을 수 있다.

뒤를 이어 1964년생부터 1960년생 사이가 총 17명으로 30%를 차지했다. 1954년생부터 1950년생 사이 출생자는 총 6명(11%)으로 집계됐다. 조현준 회장이 1968년생으로 49세라는 젊은 나이에 회장직을 단 만큼 효성그룹의 임원진도 향후 더 ‘어려질’ 가능성도 있다. 한경비즈니스가 분석한 효성그룹의 주요 임원진은 모두 남성으로 여성은 없다.
46~69세 노·장 조화…‘효성 팀워크’ 만들다
◆조현준·현상 형제, 새 시대 연다

효성그룹의 ‘2인자’라고 불렸던 이상운 부회장이 지난 4월 15년간 몸담아 왔던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이 부회장은 2002년 대표이사에 오른 뒤 조석래 전 회장과 함께 공동 대표이사직을 수행해 왔다. 대표이사직에서는 물러났지만 이 부회장은 그룹 최고운영책임자(COO)직과 창조경제지원단장 직함은 유지한다.

지난 3월 효성 주주총회에서는 김규영 사장이 신임 대표이사로 임명됐다. 이에 따라 효성은 조석래·이상운 공동 대표 체제에서 조석래·김규영 체제로 바뀌게 됐다. 김 사장은 효성 중국 총괄사장, 효성 산업자재 PG 최고기술책임자(CTO)직을 역임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대표이사 교체를 조현준호(號)의 출정 신호탄을 쏘아 올리는 계기로 분석하고 있다. 효성의 임원 인사는 매년 1월 이뤄졌지만 조현준 회장의 회장 취임에 맞춰 한 달 앞선 12월 시행됐다. 조현상 사장 역시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며 효성그룹은 본격적인 ‘3세대 시대’를 열게 됐다.

조현준·현상 형제는 각각 섬유·정보통신, 화학·산업자재 분야를 이끌어 왔다. 조 회장이 2007년부터 맡아 온 섬유PG는 현재 효성 그룹 영업이익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조 회장은 일찌감치 “스판덱스 사업 분야에서 글로벌 ‘넘버 원’이 되기 위해서는 중국 시장부터 공략해야 한다”며 직접 C(China) 프로젝트팀을 구성해 중국 진출을 이끈 이력이 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조 회장은 베트남 생산기지 구축도 진두지휘함으로써 2년 연속 최대 실적 달성이라는 성과를 냈다. 향후 조 회장이 섬유뿐만 아니라 그룹 전반의 경영 사항을 두루 챙길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형과 함께 효성그룹을 이끌어 갈 조현상 사장은 2006년 세계적 타이어 업체인 미국 굿이어에 타이어코드를 장기 공급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또 굿이어의 미주·남미·유럽 타이어코드 공장 4곳을 인수하는 업계 최대 규모의 계약 체결을 주도했다. 이는 효성이 타이어코드 글로벌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자리매김하는 원동력이 됐다.
46~69세 노·장 조화…‘효성 팀워크’ 만들다
46~69세 노·장 조화…‘효성 팀워크’ 만들다
◆‘신규 승진자’로 엿보는 성장 동력

효성그룹은 지난해 연말 신규 임원 승진자 17명을 포함한 총 34명의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임원 인사는 각 분야 전문가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먼저 효성그룹의 ‘알짜 계열사’로 불리는 노틸러스효성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노경원 사업전략본부장이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노틸러스효성은 미국 체이스뱅크, 스베르방크, 인도네시아 BCA 등 전 세계 30여 개 국가의 주요 은행들에 다양한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사상 최대인 6474억원, 영업이익은 165억원을 기록했다.

미국타이어보강재 법인의 이종복 전무도 승진자 명단에 포함됐다. 효성의 타이어코드는 세계 타이어코드 시장점유율 45%를 차지하고 있는 세계 1등 제품이다. 효성은 1968년 국내 최초로 나일론 타이어코드를 생산했다. 또 1978년 국내 최초 독자 기술로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를 생산했다.

이를 바탕으로 효성은 현재 나일론·폴리에스터·아라미드·라이오셀 등 다양한 소재의 섬유 타이어코드와 스틸 코드, 비드와이어 등을 생산하는 세계 유일의 종합 타이어 보강재 메이커로 자리매김했다.

산업 자재와 화학 분야에서는 상무 승진자를 각각 세 명씩 배출했다. 이는 원천 기술 개발을 중시하는 효성의 특성이 그대로 묻어난 인사로 해석된다.

현재 효성은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브라질을 중심으로 한 중남미 국가 점령도 그중 하나다. 효성은 2011년 자체 스판덱스 ‘크레오라’를 앞세워 브라질 시장 공략을 시작했다. 총 1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단행해 공장을 완공했고 현지 생산 체제 구축 2년 만에 브라질 내수 시장점유율 절반을 차지했다.

2011년 당시 30%였던 효성의 브라질 시장점유율은 2015년 기준 55%에 다다른 것으로 파악된다. 효성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브라질 공장 생산 라인의 추가 계획을 세워 놓은 상태다. 이번 임원 인사에서도 브라질 법인 인사들이 포함됐다. 노도준 브라질법인장, 이재준 브라질법인 상무가 그 대상자다.

mjlee@hankyung.com

[대한민국 신인맥r 효성그룹 커버스토리 기사 인덱스]
-취임 '100일' 조현준 효성 회장의 키워드 3
-46~69세 노·장 조화...'효성 팀워크' 만들다
-'1조 클럽' 효성을 탄생시킨 '결정적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