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스토리 = 더블스타 어떤 기업]
투자 외면한 채 핵심 기술 빼 가고 국내 공장 매각 가능성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금호타이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중국 기업 더블스타가 선정되면서 업계에선 ‘먹튀’ 논란이 뜨겁다. 금호타이어가 중국 기업에 넘어가면 자칫 ‘제2의 쌍용자동차’가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더블스타는 올해 1월 9550억원의 인수가를 써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채권단도 중국 기업에 인수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했지만 입찰 단계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사실상 없었다.

본입찰에 참여한 3곳 모두 중국 기업이었다. 이 때문에 채권단은 예정됐던 우선협상자 선정 시기를 한 달여 정도 늦추면서까지 입찰 제안서를 꼼꼼히 검토했다.
중국 기업 불안감…‘제2의 쌍용차’ 우려
◆ 기존 경영 체제 유지할지 미지수

업계에서는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에 의심스러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2004년 상하이차에 인수된 쌍용차 사례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로 쌍용차를 인수한 상하이차는 경영 정상화에 실패한 채 약 5년 만인 2009년 1월 경영권을 포기하고 법정 관리를 신청했다. 인수시 약속했던 1조2000억원의 투자도 이행하지 않았다. 투자는 외면한 채 쌍용차 기술만 빼 갔다는 비판이 많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액정표시장치(LCD) 기업 하이디스도 2002년 중국 비오이(BOE)에 매각됐지만 4년 만에 부도 처리되면서 핵심 기술만 빼앗겼다는 논란도 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는 중국 기업의 한국 기업 인수에 대한 의심이 큰 상황이다.

그렇다고 제2의 쌍용차 사례를 막기 위한 마땅한 방법도 없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인수 제안서에 고용 승계와 기업 경영, 투자 계획 등을 명시해 놓았다. 하지만 더블스타가 이를 지킬지 여부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자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특히 타이어업계에서는 금호타이어가 더블스타에 매각되면 평택·광주·곡성에 있는 한국 공장들이 폐쇄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있다.

금호타이어 한국 공장은 중국 난징·톈진·창춘과 미국·베트남에 있는 생산 공장보다 무인화율이 낮은 공장이다. 이에 따라 생산비가 올라가지만 금호그룹 측은 일자리 확보 등 사회적 책임 면에서 이를 감내해 왔다.

하지만 중국 기업인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가 인수된다면 이런 시스템을 유지할지 미지수다. 공장 설비 고도화 등 추가 투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부채 압박이 심화되면 중국 공장보다 컨트롤이 어려운 한국 공장 매각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 인수를 완료한 이후 쌍용차 사태처럼 약속을 지키지 않을 수 있다”며 “특히 최악의 시나리오는 인수 후 해외에 있는 공장만 관리하고 광주·곡성·평택 등 국내 공장을 매각한다면 기술만 중국으로 넘어가고 금호타이어의 존재는 사실상 없어지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cw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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