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외식업 키워드]
‘욜로족’이 소비 트렌드 바꾸다

[한경비즈니스=김서윤 기자] 올해 외식업계 트렌드를 대표하는 4가지 키워드는 ‘혼밥·혼술·1인가구’, ‘수제·웰빙’, ‘정통성·안전성’, ‘컬래버레이션’으로 정리할 수 있다.

우선 1인 가구의 폭발적인 증가로 혼밥족(솔로 다이닝족)을 위한 음식점이 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 동향 2016’에 따르면 2015년 기준 국내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27.2%로 집계돼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1인 가구의 소비 규모는 2005년 16조원에서 2015년 86조원으로 늘었다.

1인 싱글족뿐만 아니라 ‘인생은 한 번뿐(You Only Live Once)’이라는 삶을 사는 ‘욜로(YOLO)족’이 늘며 소비가 예전보다 고급화되는 추세다. 이러한 럭셔리 싱글족을 위한 프리미엄 시장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2017 외식업 ‘키워드 톱4’
(사진)= 테이크아웃 스테이크 전문점 '스테이크보스'는 1인용 컵에 음료나 맥주, 와인을 담고 컵 위에 스테이크를 얹인 컵스테이크를 선보였다. / 푸디세이 제공

◆ 키워드 1 혼밥·혼술·1인가구

과거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대표되던 TGI프라이데이스(이하 TGIF)는 최근 솔로 레스토랑으로 변신 중이다. TGIF는 ‘혼술·혼밥’을 즐기는 싱글족을 겨냥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메뉴와 좌석을 갖췄다.

잠실 캐슬점과 롯데 노원점 매장을 시작으로 1인바 테이블을 확대하고 인원 구성에 맞춘 다양한 타입의 좌석을 마련하는 등 인테리어를 변경했다. 럭셔리 혼밥족이 혼자서도 근사한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특별히 조성한 것이다.

독립형 주방도 오픈형으로 변경했다. 오픈형 주방에서는 각종 향신료와 신선한 채소, 독특한 소스 20여 종 등을 활용한 홈 메이드 메뉴 조리의 전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어 고객들의 신뢰를 이끌어 낸다.

혼밥족이나 가성비를 추구하는 고객들을 위해 돼지고기 등심을 활용한 ‘스터프드 포크 스테이크’ 메뉴도 출시했다. 수프·샐러드·스테이크·음료로 구성된 간단한 코스 형식의 1만원대 메뉴로 고객의 부담을 확 줄였다.

3년간 한국프랜차이즈협회장 임기를 마친 뒤 올해 새로운 브랜드 ‘스테이크보스’를 론칭한 조동민 푸디세이 회장도 혼밥·혼술 트렌드에 합류했다.

테이크아웃 스테이크 전문점 스테이크보스는 1인용 컵에 음료·맥주·와인을 담고 컵 위에 스테이크·돼지고기·닭고기·샐러드 등을 얹어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는 컵 스테이크를 판매한다.

취향대로 메뉴를 골라 먹을 수 있고 합리적인 가격에 스테이크를 즐길 수 있어 1인 가구에 인기다.

국내 1위 부대찌개 브랜드인 놀부부대찌개&철판구이는 지난 3월 열린 프랜차이즈산업박람회에서 혼밥족을 겨냥한 1인 식당 콘셉트를 선보였다. 놀부는 1인 반상형 메뉴와 1인용 인덕션을 설치해 눈길을 끌었다.

샤부샤부 전문점 채선당도 1인 식당 형태의 ‘채선당 샤브보트’를 선보였다. 한식 포장 전문 프랜차이즈 국사랑은 약선 조리장이 만든 저염식 레시피로 간단한 반찬부터 탕·찌개·전골 등 다양한 한식 메뉴를 포장 판매한다.
2017 외식업 ‘키워드 톱4’
(사진)= 카페띠아모는 2006년 론칭해 10년간 매일 아침 매장에서 천연 재료를 이용해 수제 젤라또 아이스크림을 만든다./카페띠아모 제공

◆ 키워드2 수제·웰빙

델리아메리칸은 미국 조지아 주의 프리미엄 수제 버거 브랜드로 외식 기업 까스또로가 미국 중견 프랜차이즈 기업 킴스&리(Kims&Lee)와 라이선스 계약하고 국내에 들여왔다.

신선한 재료와 정직한 가격으로 미국 정통 수제 버거의 맛을 그대로 살려냈고 웰빙·수제 트렌드와 가성비를 두루 갖췄다는 평가다.

델리아메리칸의 수제 버거는 우유와 버터가 다량 함유된 수제 치아바타, 수제 버거 빵, 수제 패티, 100% 모차렐라 치즈와 자체 개발한 소스를 사용하며 주문과 즉시 조리해 5분 내에 공급해 풍미가 뛰어나다.

델리아메리칸은 수제 버거 외에 비프버거, 필리치즈스테이크, 서브 샌드위치, 피시앤칩, 치킨핑거 등으로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이탈리아 정통 젤라또 아이스크림 브랜드 카페띠아모는 2006년부터 문을 열고 10년 넘게 매일 아침 매장에서 천연 재료를 이용해 수제 젤라또를 만든다. 매장에서 직접 젤라또를 만드는 홈 메이드 방식은 타 브랜드들과 차별화된 강점이다.

수제 젤라또는 생크림 등을 넣는 미국식 아이스크림보다 공기 함유량과 유지방 함량이 현저히 낮아 식감이 쫀득하다. 이탈리아의 소아과에서는 식사를 자주 거르는 아이들에게 젤라또 아이스크림을 추천할 만큼 건강 음식으로 통한다.

수제 맥주도 매년 100%가 넘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인기를 끌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2014년 서울 반포동에 수제 맥주 매장 ‘데블스도어’를 오픈했다. 이곳은 양조 설비를 통해 직접 맥주를 만들어 판매한다. 올해로 누적 방문자 수는 100만 명이 넘었다.

인토외식산업의 와바(WABAR)는 수제 맥주 전문 브랜드 ‘와바탭하우스’를 오픈하며 수제 맥주 대중화를 선언했다. 와바탭하우스는 맥주의 신선도를 높이기 위해 12시간 저온 숙성이 가능한 워크인쿨러(맥주 냉장 시스템)를 도입했다.
2017 외식업 ‘키워드 톱4’
(사진)= 구선손반에서 직접 손질하고 담근 간장새우는 깨끗하고 정갈하다./ 구선손반 제공

2013년 서울 은평구 응암동에서 문을 연 한나식빵은 맥선 유기농 밀가루와 유기농 버터 등을 사용해 자연 발효 식빵을 만든다. 자그마한 33㎡(10평) 매장은 동네 맛집으로 유명세를 타며 올해 초 월매출 5000만원을 찍었다.

한나식빵은 대중적인 우유식빵에서부터 롤치즈와 체다치즈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치즈식빵, 밤이 듬뿍 들어간 밤식빵, 크랜베리와 호두를 한번에 맛볼 수 있는 크랜베리호두식빵 등 전 제품에 유기농 재료를 사용하고 자연 발효 방식으로 직접 굽는다.

전북 순창의 종갓집 장손인 30대 총각이 론칭한 반찬 프랜차이즈 구선손반은 누군가의 어머니·할머니·장모님이 해주신 반찬을 콘셉트로 한다. 이곳의 반찬은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먹거리로 불린다.

홍순조 구선손반 대표는 유년 시절부터 할머니와 함께 지내며 자연스럽게 반찬에 관심을 갖게 됐고 전국 맛집을 돌며 자신만의 레시피를 만들었다. 그가 직접 재료를 고르고 다듬어 담근 반찬들은 화려하지 않지만 정갈하다.

이곳은 ‘연예인의 반찬가게’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며 여러 방송 매체에 소개되는 등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2017 외식업 ‘키워드 톱4’
(사진)= 이바돔에서 선보인 곤드레 감자탕이다. 이바돔은 먹거리 안전성을 강조하며 엄선된 식재료를 사용한다. / 이바돔 제공

◆ 키워드3 정통성·안전성

최근 몇 년 새 카페 붐이 일며 서양식이 외식 트렌드를 주도했다. 하지만 아무리 새로운 맛이 고객들을 유혹해도 결국 한국인의 입맛에 가장 잘 맞는 주 메뉴는 한식이다.

서양식의 매력과 별개로 건강에 안전한 국내산 친환경 식재료를 사용해 정통 방식으로 조리하는 메뉴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감자탕과 한식 브랜드인 이바돔은 먹거리의 안전성을 강조하며 엄선된 식재료를 사용한다. 감자탕은 삼국시대 때부터 이어져 온 한국의 전통 보양식으로, 돼지 뼈에 감자·들깨·마늘 등 양념을 넣어 끓인 찌개를 말한다.

이바돔은 큼직한 돼지 등뼈를 넣은 등뼈찜을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며 서민들의 영양 보양식으로 사랑받고 있다. 이바돔은 전통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미국 진출을 준비 중이다.

‘강호동 백정’은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뉴욕·로스앤젤레스 등에서 주목받고 있다.

2014년에는 미국 음식점 리뷰 사이트 ‘옐프’가 꼽은 미국에서 가장 맛있는 식당 100곳에 선정됐고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의 저명한 음식 비평가 조너선 골드 기자가 선정한 ‘베스트 레스토랑 101’에 2년 연속 선정됐다.

강호동 백정은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베트남 등에 진출해 한식의 정통성을 널리 알리고 있다.
강호동 백정은 쇠고기 메뉴는 물론 다양한 식사 메뉴를 갖췄다. 강호동 백정은 62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한우와 제주돈육 숯불구이 전문점 ‘육칠팔’도 14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양평해장국큰아들집은 40년 전통의 맛을 자랑한다. 이곳은 1975년 양평 신내 지역에서 시작한 해장국집의 큰아들이 이어받은 브랜드다. 해장국에 들어가는 식재료와 조리 방법을 차별화해 입소문을 타고 있다.

한우의 내장을 사용해 48시간 동안 전통적인 조리법으로 우려내 깊은 국물 맛을 내고 오이지와 같은 수제 절임류 반찬은 직접 담근다. 식자재는 전국 농가와 직영으로 계약해 공수해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음식점 중 하나로 손꼽힌다.
2017 외식업 ‘키워드 톱4’
(사진)= 99스트리트치킨은 와플과 치킨의 컬레버레이션인 '와플치킨' 메뉴로 SNS에서 인기몰이 중이다./에스씨비 제공

◆ 키워드4 컬래버레이션

서로 다른 요소를 섞는 하이브리드는 모든 산업에서 적용되는 중요한 트렌드다. 외식 시장에서는 더욱 차별된 브랜드로 각광받기 위한 전략으로 융·복합과 컬래버레이션이 제격이다. 외식 브랜드들은 매장·상품·메뉴 등에서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이하 아웃백)는 젊은 층이 많이 찾는 서울 논현동의 매장 인테리어 디자인에 정보기술(IT)을 접목했다. 아웃백은 지난해 12월 ‘더 스트라이크’를 콘셉트로 강남점을 오픈했다.

이곳은 뉴미디어 영 아티스트 빅터 장과 아트 컬래버레이션으로 협업해 매장 곳곳을 디지털 콘텐츠로 가득 채웠다. 입구에 들어서면 별이 쏟아지는 듯한 디지털 영상이 상영된다.

주제는 ‘모던 다이닝’이다. 온 가족이 즐기는 올드한 레스토랑의 이미지를 벗고 젊은 층의 감각에 맞춘 미래형 매장으로 평가된다.

아웃백은 만화가 허영만 씨와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만화 ‘비트’를 재구성한 리미티드 에디션을 발행했고 부평점에는 아트 컬래버레이션을 도입했다.

아웃백 관계자는 “외식이 단순히 먹는 것을 넘어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는 만큼 외식과 IT를 적극 접목해 새로운 외식 트렌드를 제시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식·중식·일식 등 메뉴의 경계를 허문 크로스오버 메뉴도 눈길을 끈다.

아워홈이 운영하는 정통 중식 레스토랑 ‘싱카이’와 프리미엄 일식 레스토랑 ‘키사라’는 중식과 일식을 한 코스에서 체험하는 ‘동상이미’ 메뉴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중식과 일식의 완벽한 조화를 위해 40년 경력 싱카이 이휘량 중식 명장과 30년 경력의 키사라 현석윤 일식 명장이 직접 메뉴 개발에 참여했다.

싱카이는 중국 3대 진미로 꼽히는 샥스핀·해삼전복·송이안심과 함께 키사라의 대표 메뉴인 모둠 사시미를 애피타이저로 구성했다. 조리장이 매일 직접 엄선한 참치·도미·농어 등 제철 생선만을 사용한 모둠 사시미는 따뜻한 메뉴 중심인 중식 코스 요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

키사라는 대표 메뉴인 돌판 즉석 구이 메뉴 ‘이시야끼’와 싱카이의 인기 메뉴 ‘불도장’이 어우러진 코스다. 전채 요리와 사시미, 구이 요리로 입맛을 돋우고 나면 자연송이와 샥스핀 등 진귀한 재료를 넣고 오랜 시간 끓여 담아낸 불도장이 입 안을 담백하고 개운하게 정리해 준다.

195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의 스타일과 감성을 담은 99스트리트치킨은 와플과 치킨의 컬래버레이션인 ‘와플치킨’ 메뉴로 SNS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이곳은 치킨호프와 브런치 카페 스타일을 결합한 인테리어와 메뉴들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점심에 브런치를 즐기고 저녁에 호프를 즐길 수 있는 이 매장은 여성 고객들의 취향을 반영했을 뿐만 아니라 빅 사이즈 치킨 한 마리를 9900원에 판매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최고라는 평을 받고 있다.

매장 내에 프로젝션을 설치해 1950년대 애니메이션을 감상할 수 있게 한 점도 눈길을 끈다.

맥주와 카페를 접목한 하이브리드 카페도 각광받고 있다.

매일유업 자회사 엠즈씨드가 운영하는 커피 전문점 ‘폴바셋’은 커피업계에서 이례적으로 주류를 판매한다. 폴바셋의 전국 73개 매장 중 37곳에서 삿포로 생맥주, 병맥주, 레모네이드나 소다에 라거 맥주를 섞어 레몬을 띄운 라들러(Radler)를 즐길 수 있다.

맥주를 주문하면 땅콩 등 견과류가 기본 안주로 제공되며 프레즐·육포·팝콘 등 간단한 안주를 1000~2000원대에 판매한다. 맥주는 매장 내에서 마실 수도 있고 테이크아웃도 가능하다. 이곳은 ‘맥주 파는 분위기 좋은 커피숍’으로 입소문을 타며 작년 대비 매출이 10% 이상 늘었다.
s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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