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2017 대한민국 100대 기업·CEO / CEO 분석]
여성 CEO 이부진 사장·한성숙 사장 ‘글로벌 두각’…석·박사 51명
'100대 기업' CEO 통계 내보니… 서울대·경영·57년 닭띠 男
[편집자주] 한경비즈니스와 NICE평가정보는 2001년부터 매년 공동으로 ‘대한민국 100대 기업·CEO’를 선정해 왔다. 해마다 순위가 뒤바뀌는 가운데 결과는 항상 예상을 뒤집는다. 순위가 떨어졌던 기업들이 다시 치고 올라오는가 하면 마냥 잘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던 기업들도 순식간에 순위가 떨어지기도 한다. 올해도 20개 기업이 100위권 내에 새롭게 진입했고 20개 기업이 순위에서 이름이 사라졌다.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100대 기업·CEO’에 선정된 기업과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경제의 원동력이자 버팀목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에서도 톱 플레이어의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곳들이 대부분이다.

[한경비즈니스=김서윤 기자]한경비즈니스가 선정한 100대 기업은 국내 경제를 이끌어 가는 대표 기업들이다. 앞서 가는 기업들을 이끄는 수장들은 어떤 인물들일까.

대한민국 100대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104명을 분석해 평균을 내 본 결과 ‘56세부터 60세 사이’, ‘서울대 출신’, ‘경영학 전공’의 ‘남성’이 주축이 돼 기업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대 기업' CEO 통계 내보니… 서울대·경영·57년 닭띠 男
◆ 올해도 ‘57년 닭띠’ 전성시대

100대 기업 CEO(4인 공동대표 1개사, 2인 공동대표 1개사 등 총 104명) 중 가장 많은 수가 몰려 있는 연령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957년생(60세)인 것으로 조사됐다. 57년생 CEO는 13명으로 100대 기업 CEO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했다.

연령대 기준으로 보면 56세부터 60세 사이가 38명으로 가장 많았다. 61세부터 65세까지는 28명으로 그다음이었다. 1952년부터 1961년까지 태어난 CEO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57년 닭띠’ CEO는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김교현 롯데케미칼 사장,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이갑수 이마트 사장, 김영상 포스코대우 사장 등이다.

올해 62세인 1955년생도 10명이나 됐다. 57년생에 이어 둘째로 많다. 임영득 현대모비스 사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김창범 한화케미칼 사장 등이 포함됐다.

최고령 CEO는 78세(1939년생)로 강병중 넥센타이어(85위) 회장이다. 강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큰 형님 CEO’ 타이틀을 가졌다.

강 회장은 1973년 흥아타이어공업을 설립하고 1999년 법정 관리 중이었던 우성타이어를 인수, 2000년 사명을 넥센타이어로 변경하고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글로벌 업계 10위권에 올려놓았다.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돌입 직후인 1999년 우성타이어를 인수한 것은 강 회장의 탁월한 승부수로 회자된다. 당시 부채비율이 6000%가 넘던 회사를 현재 부채비율 100%대의 우량 기업으로 변모시켜 국내 기업 인수·합병(M&A)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1940년대생 CEO는 6명이다. 이 중 70세 이상 CEO는 1945년생 구본무(72) LG그룹 회장 겸 (주)LG 대표이사, 1946년생 장병우(71) 현대엘리베이터 사장, 1947년생 최창근(70) 고려아연 회장이다.

최연소 CEO는 47세(1970년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녀인 이 사장은 연세대 아동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 삼성복지재단 기획지원팀에 입사했다. 이 사장은 2001년 호텔신라 기획부 부장, 2004년 경영전략담당 상무보를 거쳐 2010년부터 사장을 역임하고 있다.

이 사장은 유연한 협상력과 과감한 의사결정 능력 등을 두루 갖춘 CEO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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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Y’ 출신이 절반…경영학 ‘최다’

100대 기업 CEO 가운데 비공개한 2명을 제외하고 절반이 넘는 총 58명이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출신이다.

서울대 졸업생이 35명으로 가장 많은 CEO를 배출했고 뒤를 이어 고려대(15명), 연세대(8명) 순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서울대와 연세대 출신은 각각 2명, 3명 줄었고 고려대는 2명 늘었다.

‘SKY’를 제외한 대학 중에서는 성균관대 졸업생이 5명, 한양대 5명, 한국외국어대 4명이다. 지방대인 영남대(3명)와 충남대(2명) 출신 CEO가 지난해보다 늘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해외에서 대학을 졸업한 이들은 6명으로 지난해와 같았다.

올해 새롭게 이름을 올린 CEO 배출 대학은 육군사관학교(1명)와 숙명여대(1명)다. 육군사관학교 출신 CEO는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고 숙명여대 출신 CEO는 한성숙 네이버 사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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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별로는 올해도 경영학 전공자가 27명으로 가장 많았다. 서울대와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생은 각각 7명씩이고 연세대는 3명이다.

동갑내기인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과 김영상 포스코대우 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 동기다.

김창수 삼성생명보험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이철영 현대해상화재보험 부회장은 고려대 경영학과 선후배 사이고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과 김경배 현대글로비스 사장,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은 연세대 경영학과 동문이다.

경영학과에 이어 법학(8명)·화학공학(6명)·경제학(5명)·전기공학(5명)·영문학(5명)·금속공학(3명)·기계공학(3명) 등이 뒤를 이었다.

100대 기업 CEO들은 상경계를 중심으로 한 문과 출신이 강세다. 하지만 공과대를 중심으로 한 이공계 전공자는 총 32명으로 이과 출신 CEO들도 점점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추세다.

구체적으로는 화학공학(6명)·전기공학(5명)·금속공학(3명)·기계공학(3명)·산업공학(3명)·섬유공학(2명)·재료공학(2명)·조선공학(2명)·건축공학(2명)·전자공학(2명)·자원공학(1명)·기계학(1명) 등이다.

대표적인 서울대 공대 출신 CEO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전기공학)과 이형근 기아자동차 부회장(전기공학), 권오준 포스코 회장(금속공학), 박진수 LG화학 부회장(화학공학), 황창규 KT 회장(전기공학)이 손꼽힌다.

‘가방끈이 긴’ CEO도 상당한 숫자다. 올해 100대 기업 CEO 중 석·박사 학위를 받은 이들은 51명이다.

이 중 박사 CEO는 16명으로 국내파 9명, 해외파 7명이다. 국내 박사 학위를 가진 CEO는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한양대 경영학),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카이스트 재료공학)이 대표적이고 해외 박사 학위 소지자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스탠퍼드대 전기공학)과 권오준 포스코 회장(피츠버그대 금속공학),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스티븐스대 재료공학)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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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 CEO 2인 글로벌 진출에 두각

100대 기업 여성 CEO로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한성숙 네이버 사장이 이름을 올렸다. 이 사장과 한 사장은 글로벌 행보에서 남다른 두각을 나타냈다.

이 사장이 이끄는 호텔신라는 2014년 싱가포르 창이공항을 시작으로 2015년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과 지난 4월 홍콩 첵랍콕공항,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사업권을 연이어 획득하면서 아시아 3대 국제공항에서 화장품·향수 매장을 동시에 운영하는 세계 유일의 면세 사업자가 됐다.

이 사장은 면세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며 글로벌 면세 사업자로 거듭나는데 주요한 역할을 한 인물로 평가된다.

2012년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서 ‘주목해야 할 아시아 여성 기업인 15인’에 이름을 올렸고 2015년에는 미국 경제지 포천에서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아시아·태평양 여성 기업인 25인’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한성숙 사장은 섬세하고 합리적인 리더십과 네이버 서비스의 변화를 주도해 온 성과를 인정받아 작년 10월 대표이사 사장에 내정됐고 올해 3월 취임했다. 한 사장은 인터넷 산업 초창기부터 오랫동안 업계에 몸담아 온 정보기술(IT) 전문가 출신 경영자다.

1989년 숙명여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컴퓨터 잡지 ‘민컴’의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나눔기술 홍보팀장과 ‘PC라인’ 기자를 거쳐 엠파스 검색사업본부장으로 10년간 다양한 경험과 역량을 쌓았다.

한 사장은 2007년 NHN 검색품질센터장으로 네이버에 합류했고 엠파스의 검색 사업을 이끌던 경험을 바탕으로 네이버 검색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2012년부터 네이버 서비스본부장으로서 전면에 나섰고 2015년부터 네이버 서비스 전반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았다.

한 사장은 모바일 시대의 흐름에 맞춰 네이버 서비스의 모바일 변신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냈고 다양한 서비스를 진두지휘하며 글로벌 진출 기반을 마련한 인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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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만 알 감디 에쓰오일 대표는 유일한 외국인 CEO다. 2016년 9월 취임한 그는 에쓰오일의 대주주인 사우디 아람코의 한국 법인(아람코 아시아 코리아) 대표이사를 맡아 아람코의 한국 관련 비즈니스를 총괄해 왔다.

그는 국내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형성하는 등 한국에서의 경영 활동에 정통한 인물이다. 또한 경영 여건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아시아 지역의 문화적 환경을 폭넓게 이해하는 균형 잡힌 시각을 지니고 있어 글로벌 비즈니스 감각이 탁월하다고 알려졌다.

s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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