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2017 대한민국 100대 기업·CEO/ '뜬 기업 진 기업']
한미약품·녹십자 100위권 밖으로 ‘탈락’
쌍용차 ‘티볼리’ 타고 순위 442계단 수직 상승
[한경비즈니스=김영은 인턴 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00대 기업 자리를 꿋꿋하게 지킨 기업이 있고 새롭게 진입하거나 탈락한 기업도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20개 기업이 100대 기업에 새롭게 진입했다.

그 중 순위가 무섭게 오른 기업들도 있다. 현대중공업·롯데쇼핑·OCI·코오롱인더스트리·쌍용자동차·LG상사·현대엘리베이터·아시아나항공 등 총 8개 기업은 무려 400계단 넘게 뛰어올랐다.

특히 쌍용자동차는 9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442계단 상승한 90위에 올랐다. 쌍용자동차 성공의 주역은 바로 ‘티볼리’다. 2015년 출시 첫해에만 내수·수출을 포함해 6만3693대를 팔았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34.7% 증가한 8만5821대의 판매를 기록하며 성장을 견인했다.

‘티볼리 열풍’에 힘입어 쌍용자동차는 2016년 창사 이후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다. 2015년 개별재무제표 기준으로 각각 332억원, 587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305억원, 568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쌍용차는 한때 법정 관리까지 가는 등 위기를 맞았지만 인도 마힌드라그룹에 인수된 2010년부터 재무구조의 안정화와 노사 화합을 토대로 정상화의 기반을 다졌다.

중공업·화학·비금속광물 등 제조업의 부활도 눈에 띈다. 지난해 조사에서 업황 악재로 아쉬운 성적을 받았던 조선 산업이 회복세를 보이며 100위권 안에 진입했다. 그중 현대중공업의 상승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조사에서 1조548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100대 기업에서 탈락했던 현대중공업은 올해 20위의 성적을 받으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영업이익도 2013년 이후 3년 만에 흑자를 기록했다.
쌍용차 ‘티볼리’ 타고 순위 442계단 수직 상승
◆글로벌 경기 상승에 ‘제조업 부활’

현대중공업은 2017년에 더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2017년 1분기에 5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고 수주 실적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나타냈다. 현대중공업은 1월부터 4월까지 4개월 누적 실적으로 3년 만의 최대치인 총 42척, 25억 달러어치를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그룹 소속인 현대미포조선도 지난해 125위에서 99위로 상승했다. 이를 놓고 장기 불황이었던 조선업이 ‘회복 사이클’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조선업뿐만 아니라 제조업 전반에 걸쳐 청신호가 켜졌다. 현대그룹 소속인 현대엘리베이터도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561위에서 92위로 올라섰다.

LIG넥스원은 2015년 10월 신규 상장하면서 ‘2017년 100대 기업’에 새롭게 진입했다. LIG넥스원은 정밀유도무기를 비롯해 저고도·장거리 레이더와 센서 등의 무기 체계를 개발·양산해 온 국내 대표 방위산업체다.

LIG넥스원의 대표적인 무기 체계는 중고도상의 적 항공기 등을 요격하기 위한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이다.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으로 개발된 천궁은 2015년부터 LIG넥스원에서 본격적인 양산을 진행 중이다. LIG넥스원의 성장 동력은 해외시장 개척과 핵심 기술 확보에 있다.

LIG넥스원은 40여 년간 축적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중남미·중동·아시아 등을 전략 지역으로 정하고 현지 사무소 개설과 해외 전시회 참가 등을 통해 해외시장 개척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밖에 로봇·무인화·사이버전 등 미래 전장 환경에 대비한 핵심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올해 독자적 방위체계 구축이 가속화되면서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멘트·콘크리트 같은 비금속 광물 업종과 철강·비철금속 업종의 기업들도 올해 100위권 안에 진입하며 제조업 강세를 보였다. 이런 흐름은 최근 보이는 글로벌 제조업 경기 부활의 영향이 크다. 각국 중앙은행의 초저금리와 양적 완화 등 완만한 통화정책을 등에 업고 실물경기가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일본에서도 ‘엔저 효과’로 자동차 수출이 늘고 글로벌 해운 시황이 개선세를 보이면서 운수업 관련 기업 사정도 좋아지고 있다. 유로존 역시 제조업 경기가 살아나고 있고 중국도 지난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1.8로 약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눈에 띄는 제약 기업의 후퇴

뜬 기업이 있으면 진 기업도 있다. 20개 기업이 새롭게 진입했고 20개 기업이 탈락했다. 특히 2015년부터 주목받았던 제약 산업의 하락이 눈에 띈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한미약품·녹십자 등 바이오·제약 산업이 각각 65위와 95위에 오르며 성장세를 보였다.

한미약품은 2015년에만 총 8조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연달아 성사시켰다. 그 덕분에 2015년 초 10만원 수준이던 한미약품의 주가는 그해 11월 87만원대로 뛰어올랐다. 1년도 채 안 돼 주가가 8배나 뛴 셈이다.

하지만 지난해 독일 제약회사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기술수출 계약 해지가 공시되면서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늑장 공시와 당시 계약 해지 정보를 미리 접수한 직원과 개인 투자자들이 부당이득을 취한 ‘한미약품 사태’로 논란이 더 커졌다.

2015년 12월 29일에는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에 계약금을 반환하면서 주가는 더 하락했다. 결국 한미약품은 이번 100대 기업 조사에서 지난 조사 대비 238계단 하락한 303위에 머물렀다. 녹십자도 13계단 떨어진 108위를 기록했다.

합병과 상장폐지로 100위권에 들지 않은 기업도 있다. 지난해 조사에서 56위를 기록한 현대증권은 지난해 KB금융지주에 매각되면서 2016년 11월 상장폐지됐다. 이후 KB투자증권과 합병돼 현재 비상장사인 KB증권이 됐다.

지난해 조사에서 57위를 차지한 미래에셋증권과 37위를 차지한 미래에셋대우가 합병하면서 탄생한 미래에셋대우는 이번 조사에서 107위에 그쳤다.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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