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스토리 = 2017 대한민국 100대 기업·CEO : 항목별 분석]
한국금융지주, 매출·순이익 증가율 1·2위 외형과 내실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아

[편집자주] 한경비즈니스와 NICE평가정보는 2001년부터 매년 공동으로 ‘대한민국 100대 기업·CEO’를 선정해 왔다. 해마다 순위가 뒤바뀌는 가운데 결과는 항상 예상을 뒤집는다. 순위가 떨어졌던 기업들이 다시 치고 올라오는가 하면 마냥 잘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던 기업들도 순식간에 순위가 떨어지기도 한다. 올해도 20개 기업이 100위권 내에 새롭게 진입했고 20개 기업이 순위에서 이름이 사라졌다.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100대 기업·CEO’에 선정된 기업과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경제의 원동력이자 버팀목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시장에서도 톱 플레이어의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곳들이 대부분이다.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한경비즈니스가 매년 발표하는 ‘대한민국 100대 기업·CEO’에 선정되기 위해서는 3박자를 고루 갖춰야 한다.

매출액(개별 재무제표 기준)·당기순이익(개별 재무제표 기준)은 물론 시가총액도 받쳐줘야 한다. 즉, 세 가지 요인 중 하나라도 따라주지 않으면 종합 순위가 밀려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사실은 각각의 항목별 순위를 분석해 보면 여실히 나타난다.
SK하이닉스, 시총 2위 “내년 기대주”
◆기업 매출 전년 대비 부진해

매출액만을 놓고 상위 10개 기업을 살펴보면 1위부터 3위까지는 종합 순위와 변함이 없었다. 삼성전자·한국전력공사·현대자동차 순이다. 1위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133조9472억원으로 압도적이었다.

2위 한전 매출액(60조2896억원)과 3위 현대차 매출액(41조7136억원)을 합쳐도 삼성전자보다 한참 아래다. 이후 순위는 종합 순위와 다르게 전개됐다. 매출 4위에는 종합 순위 7위인 기아자동차가 선정됐다. 판매 단가가 높은 자동차의 특성상 매출이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종합 순위 각각 7위와 10위인 삼성생명과 LG디스플레이가 매출액 부문에서는 5위와 6위에 자리했고 종합 순위 5위 포스코는 7위를 기록했다.

그룹별로는 삼성이 삼성전자(매출액 1위)·삼성생명(매출액 5위)·삼성화재(매출액 8위)·삼성물산(매출액 10위) 등 네 곳을 10위 안에 안착시켰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매출액 3위)·기아차(매출액 4위) 등 두 곳이 10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뒤를 이었다.

전체적으로 상위 10개 기업의 매출은 전년에 비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10개 중 7개 기업의 매출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의 매출액 감소율이 6.13%로 가장 높았고 LG디스플레이도 5.56%나 매출이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대내외적으로 한국 기업들을 둘러싼 상황이 녹록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많은 기업들이 높은 매출 비율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에 따른 반한 감정이 고조된 것이 기업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 시총 2위 “내년 기대주”
◆금융지주사 순이익 부문서 약진

당기순이익 부문을 보면 삼성전자·한전·현대차로 이어지는 순위는 변동이 없었다. 1위 삼성전자의 당기순이익은 11조5797억원으로 100대 기업 중 유일하게 10조원을 넘어섰다. 한전(2위)과 현대차(3위)의 순이익은 각각 4조2620억원, 4조1019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과 마찬가지로 두 회사의 순이익을 더해도 삼성전자를 넘어서지 못했다.

그룹별로는 현대차가 우위를 점했다. 세 곳이나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 외에도 기아차(2조715억원·5위)·현대모비스(2조353억원·6위)가 이름을 올렸다.

금융지주사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종합 순위 34위인 신한금융지주회사가 8위, 종합 순위 59위인 한국투자금융지주가 10위를 차지했다. 신한금융지주회사는 지난해 가계대출 등 운용 자산 증가에 따라 이자 수익이 크게 늘어난 데 힘입어 순이익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투자금융지주도 해외 사업 확대와 선진 금융회사 인프라 구축 등 ‘한국형 투자은행 모델’ 정립에 나서며 가파른 순이익 상승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부문에서는 비로소 ‘3강 체제’가 무너졌다. 1위 삼성전자와 3위 현대차는 자리를 지켰지만 한전은 4위로 내려앉았다. 그 대신 종합 순위 6위 SK하이닉스가 2위로 등극하며 한전이 빠진 자리를 꿰찼다.

시가총액은 주가에 시중에 유통되는 주식 수를 곱해 산출하는 지표다. 주가에 반영되는 실적이나 주식 수에 따라 높아지거나 낮아지기도 하지만 기업의 향후 실적 전망이나 신사업 등 미래 성장 가능성 또한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기업 가치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수치이기도 하다.

최근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제너럴모터스(GM)나 포드를 추월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테슬라의 실적은 두 회사에 비할 바가 못 되지만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은 전기차 시장의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한 것이 주가에 반영돼 시가총액도 높아졌다.

SK하이닉스가 시가총액 부문에서 순위가 급등한 것도 비슷한 이유로 여겨진다. SK하이닉스는 작년 하반기부터 반도체 업황의 호조로 뚜렷한 실적 개선 흐름을 보여 왔다. 특히 20%가 넘는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D램 등 반도체 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에도 점진적인 실적 상승이 예고됐었고 투자자들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순위가 가장 기대되는 기업으로도 꼽힌다. 실제로 올해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전망과 부합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SK하이닉스의 실적 또한 사상 최대치를 예고한 상태다.

여기에 일본 도시바 인수에도 참여하는 등 주가에 호재가 될 만한 요인도 존재한다. 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내년 종합 순위 5위권 내 진입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SK하이닉스, 시총 2위 “내년 기대주”
◆내년 기대되는 SK하이닉스

한국 대표 인터넷 기업 네이버도 종합 순위에서는 31위에 그쳤지만 시가총액 순위에서는 쟁쟁한 기업들을 제치고 6위에 이름을 올렸다. 네이버의 주가는 지난해 꾸준하게 강세를 보여 왔다. 국내 독점적 온라인 광고 플랫폼 지위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이어졌다.

최근에도 라인을 통한 일본 광고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 및 동남아 지역에서의 사업 확장, 웹 드라마, O2O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추가적인 수익 창출이 기대되며 주식 가치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종합 순위 10위를 기록했지만 이번엔 13위로 떨어진 삼성물산도 시가총액에서는 7위였다. 삼성물산은 삼성이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하면 지주사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삼성전자 지분도 다량 보유해 최근에도 증권가를 중심으로 주가 상승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순위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주목할 만한 항목도 있다. 바로 매출과 순이익 증가율이다. 물론 기저효과나 인수·합병(M&A) 등에 따른 ‘수치상의 함정’도 존재하지만 전반적으로 기업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다.

매출액 증가율 상위 5개 기업은 한국투자금융지주(684.05%)·삼성물산(125.11%)·KB금융지주(121.62)·아이에스동서(97.28%)·메리츠종금증권(63.14%) 등이다.

전반적으로 비제조업 분야의 강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금융과 증권 업종이 지난해 활발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순이익 증가율 상위 5개 기업은 한화케미칼(1023.16%)·한국투자금융지주(957.76)·동국제강(224.49%)·한화(주)(193.67%)·쌍용양회(170.65%) 순이었다.

한화케미칼은 지난해 주력 화학제품의 견조한 마진 덕분에 순이익이 급등했고 그 덕에 지주사인 한화(주) 역시 순이익 동반 상승 효과를 거뒀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매출액에 이어 순이익 상승률에서도 최상위권에 포진했다. 지난해 외형과 내실을 모두 잡는 데 성공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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