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과감한 투자 밀어붙인 금융맨 출신
11분기 연속 흑자, 1000만 명 수송 시대 열어…머지않아 연매출 1조
최규남 사장의 성공 방정식
(사진) 최규남 제주항공 사장.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국내 항공업계의 다크호스로 출발해 이제는 당당한 업계 3위에 오른 제주항공. 2012년 부임한 최규남 사장의 지휘 아래 11분기 연속 흑자, 1000만 명 수송 시대라는 역사를 만들어 냈다.

중국 사드 보복, 국제 유가 상승 등 항공업계에 닥친 잇단 악재에도 불구하고 제주항공은 탄탄한 수익을 이어 가는 중이다. 꿈에 그리던 LCC업계 최초 매출 1조원 시대도 머지않았다.

사실 최 사장이 처음 부임했을 때 관련 업계에서는 ‘애경의 모험’으로 치부하는 시각이 대부분이었다.

미국 스탠퍼드대 공업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은 그는 씨티은행 기업금융부장에 이어 시트킴자산운용·이스트게이트파트너스 등을 거친 전형적인 금융맨이었기 때문이다.

항공업계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었던 그에게 사장 자리를 맡길 정도로 당시 제주항공의 상황이 녹록하지 않아 보였다. 제주항공은 2006년 설립된 이후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애경그룹이 수차례 자금 수혈을 했지만 장기 생존이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 최 사장이라는 카드는 성공적이었다. 과감하지만 신중한 투자가 반복되면서 제주항공은 실속 있는 몸집 불리기에 성공했다.

최 사장이 뚝심 있게 밀어붙인 경영 전략은 ‘지속적인 신규 항공기 도입’이었다. 이를 통해 제주항공은 2010년 7대에 불과하던 보유 항공기를 2013년 13대, 지난해 26대에 이어 현재 29대로 늘렸다.

올해 3대를 더 도입해 총 32대를 운용할 계획이다. 보잉 737-800 기종으로 항공기 단일화 사업을 본격 추진하면서 운영의 효율성도 꾀했다.

이를 통해 제주항공은 조종사와 정비사 등의 업무 한정을 제거하고 항공기 대여료 절감, 정비 계약 등을 한꺼번에 진행할 수 있는 이점을 얻을 수 있었다.

또한 최 사장은 하늘길을 확장하는 데도 주력했다. 국내 LCC 항공사 중 최초로 2014년에는 하노이 노선을, 2015년 베이징 노선을 개설했다. 이 밖에 일본·중국·동남아 노선을 꾸준히 늘려 현재 9개국 41개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더해 지난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LCC 7개사와 결성한 동맹체인 ‘밸류 얼라이언스’ 서비스를 본격 도입했다. 제주항공은 밸류 얼라이언스 8개 회사가 운항하는 총 160여 개 취항지를 활용해 노선 확충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cw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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