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1137호 (2017년 09월 11일)

카카오 이어 셀트리온도 ‘엑소더스’ 초읽기

[커버 스토리] 위기의 코스닥
셀트리온, 9월 29일 코스피 이전 임시주총…“소액주주 결정 따를 것”



(사진) 인천 송도의 셀트리온 2공장. /셀트리온 제공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의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이 가시화하면서 코스닥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 7월 시가총액 2위였던 카카오가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 상장한데 이어 셀트리온마저 짐을 싸게 되면 코스닥의 존립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셀트리온은 8월 16일 홈페이지를 통해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 논의를 위한 임시 주주총회 소집 계획을 알렸다. 주주들의 소집 청구서가 발행 주식 총수의 100분의 3을 넘어 주주총회 개최 요건(상법 제366조)이 갖춰졌기 때문이다.

◆코스닥 시가총액의 6.33% 증발 전망

셀트리온의 소액주주들은 그동안 코스닥시장엔 개인 투자자가 많고 주가 변동성이 커 공매도 공격에 과도하게 시달린다는 비판을 끊임없이 제기해 왔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의 코스닥시장 외면과 기대에 못 미치는 외국인 참여로 회사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도 주장해 왔다.

셀트리온의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 여부는 9월 29일 결정된다. 셀트리온은 이날 ‘코스닥시장 조건부 상장폐지 및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 결의의 건’에 대해 의결한다. 이전 상장 안건은 발행 주식 총수 4분의 1 이상 출석, 출석주주 과반수 찬성이면 통과된다.

시장은 셀트리온이 임시 주총에서 유가증권시장 이전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63.87%의 지분을 보유한 소액주주들의 압도적 찬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6월 카카오의 임시 주총에서는 출석 주주의 99% 찬성으로 이전 상장안이 가결된 바 있다.


(사진) 제주시 첨단로의 카카오 본사. /연합뉴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6월 말 기준 셀트리온 지분 21.85%(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스킨큐어 지분 포함)를 보유하고 있다. 우호 주주로 분류되는 싱가포르 테마섹의 지분은 14.28%다.

만약 서 회장 측이 반대하더라도 소액주주들의 찬성표를 막아내기 힘들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이번 임시 주총에서 이전 상장 안건이 가결되면 곧바로 유가증권시장 상장 심사 신청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이전 상장 찬반과 관련해 회사의 공식적인 의견은 없다”면서도 “소액주주들의 요청으로 주총 절차를 밟는 만큼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 주가는 9월 8일 11만5000원에 마감됐다. 셀트리온의 이전 상장이 코스닥시장에 몰고 올 여파는 과거 다른 종목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의 시가총액은 9월 8일 종가 기준 14조1030억원으로, 코스닥 전체의 6.33%를 차지한다. 카카오에 이어 코스닥 시총 1위인 셀트리온마저 코스닥을 떠나면 코스닥시장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996년 코스닥시장 출범 이후 40여 개 회사가 유가증권시장으로 옮겨갔다. 대장주 이전은 2008년 네이버 이후 9년 만이다.

유가증권시장 이전이 실제 주가에 도움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찬반 의견이 엇갈린다. 하지만 네이버와 카카오는 이사 후 몸값이 올랐다.

네이버는 2008년 6조원 규모였던 시가총액이 23조9700억원 수준으로 늘었다. 카카오(8조7800억원)도 코스닥에 있을 때보다 10% 정도 불었다.

한국거래소는 셀트리온의 이전을 막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지만소액주주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시장 부활 위해선 신뢰도부터 높여야

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에서 나타나는 불공정 거래 등이 근절되지 않는 한 기업들의 시장 이탈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대형주들이 코스닥시장에 남을 수 있도록 유도해 기관과 외국인의 투자가 계속될 수 있도록 시장의 신뢰도를 높이는 방안이 최우선이라는 지적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증시에서 적발된 불공정 거래 혐의 177건 중 107건(62.2%)이 코스닥시장에서 발생했다.

코스닥협회 관계자는 “우량 기업이 코스닥시장에 남아 시장 자체가 정체성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며 “카카오에 이어 셀트리온마저 유가증권시장 이전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 매우 아쉽고 안타까운 심정이지만 현재로선 개별 회사의 판단을 존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코스닥 기업이 성장해 유가증권시장으로 이탈하는 것 자체를 막는 것은 시장 효율성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지금이라도 공매도 등을 활용한 불공정 거래를 보다 효율적으로 단속해 코스닥 기업들이 투자자로부터 신뢰를 잃지 않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

[‘위기의 코스닥’ 부활의 조건 커버스토리 기사 인덱스]
-‘코스닥 살리기’ 특명 떨어진 증권시장
-코스닥, ‘코스피 2부 리그’ 오명 벗어라
-카카오 이어 셀트리온도 ‘엑소더스’ 초읽기
-“달라진 코스닥, ‘한국의 테슬라’ 키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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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7-09-1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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