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스토리 : 주요 기업 경영전략-성신양회]

[한경비즈니스=김영은 기자] 계속되는 시멘트 시장 재편 흐름에 발맞춰 각 사 역시 분주한 모습이다. 인수·합병(M&A)이 활발하게 펼쳐지는 만큼 잠시라도 방심하다가는 업계 순위가 밀려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때일수록 회사를 이끄는 리더의 경영 능력이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업계 상위권에 포진한 주요 시멘트 업체를 이끄는 경영진과 이들의 향후 전략을 살펴봤다.
성신양회, 3세 경영 승계 마무리…경영 안정화 단계 돌입
김영찬 대표이사 부회장은 2009년부터 성신양회를 이끌고 있다. 올해 초 김 부회장의 대표직 임기가 3년 연장되면서 2020년까지 장기 집권 체제를 구축했다. 김 부회장은 고(故) 김상수 초대 회장의 아들인 김영준 성신양회 회장의 최측근 인사로 통한다.

김 부회장은 KDB산업은행 본부장 출신으로 2009년 6월 성신양회 대표에 오른 후 2011년과 2014년 잇달아 연임에 성공하는 등 김 회장의 두터운 신뢰를 얻고 있다. 올해 3연임에 성공하면서 성신양회 경영을 10년 넘게 총괄하는 셈이다.

김 부회장이 셋째 연임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은 수익·재무 상태 안정화다. 성신양회는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부과에도 불구하고 124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차입금 감축 노력을 꾸준하게 기울인 덕분에 2015년 말 기준 251% 수준이던 부채비율도 지난해 말 220%로 하락했다.

올해도 실적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다. 성신양회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연결기준 3263억원, 영업이익은 23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9% 하락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1% 상승했다.

김 부회장의 연임을 놓고 업계에서는 시멘트업계의 재편이 이뤄지며 대대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시점에서 새로운 전문 경영인을 기용하는 것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시멘트 업황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인 만큼 풍부한 경험과 기업 내부의 신뢰를 얻고 있는 김 부회장에게 다시 기업의 지휘를 맡겼다는 얘기다.

한편 성신양회 오너 3세의 경영 승계도 사실상 마무리됐다. 김영준 성신양회 회장의 장남인 김태현 성신양회 사장이 지난해 성신양회 최대 주주에 올랐다. 그리고 9월 27일 김태현 사장은 장내 주식 3만5300주를 추가로 취득했다.

이번 지분 매입으로 김 사장의 보통주 기준 성신양회 지분율은 11.98%에서 12.12%로 소폭 상승했다. 그 결과 2대 주주인 김영준 성신양회 회장(11.05% 소유)과의 지분 격차가 더 벌어졌다. 김 사장은 2002년 성신양회에 입사해 전략·기획·영업 등 다양한 영역을 거치며 실무 경험을 쌓았다.

2013년 12월부터 2015년 3월까지 대표이사를 맡기도 했지만 지난해 3월 등기이사직을 내려놓고 미등기임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김 사장은 성신양회가 신수종 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2010년부터 추진 중인 동남아 시장 진출을 주도하고 있다.

성신양회는 베트남·미얀마·싱가포르에서 5개의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김 사장은 수시로 현지를 오가며 초기 경영 안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김 사장의 역할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시멘트업계의 재편이 이뤄지면서 상위권 업체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경영 승계 마무리가 끝난 오너 3세 김태현 사장이 시멘트업계 재편 속에서 업계 3위인 성신양회를 더 도약시킬지 주목된다.

kye021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