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주요 기업 경영전략-한라시멘트]
한라시멘트, 새 주인 맞이 준비 중…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한경비즈니스=정채희 기자] 시멘트업계의 판도를 바꿀 ‘핵’, 한라시멘트는 1978년 설립돼 국내 기간산업을 이끌어 온 대표적 시멘트 제조사다. 11월 매각을 앞둔 이 회사는 시멘트 출하량 기준으로 현재 시멘트업계에서 5위다.

한라시멘트의 39년 역사는 격동의 세월이었다. 1978년 1월 설립된 이후 국내 최초의 기업 전용 무역항인 옥계항 건설공사를 시작으로 1991년 제18회 상공의 날 금탑 산업훈장을 수상할 만큼 시멘트업계에서 기반을 다졌다. 하지만 1997년 12월 모그룹인 한라그룹의 부도로 당좌 거래정지 처분을 받은 뒤 주인이 바뀌었다.

1998년 당시 시멘트 부문 세계 2위인 프랑스의 라파즈에 매각돼 2000년 1월 합작 법인인 라파즈한라시멘트로 상호가 변경됐지만 모회사가 재무 구조 개선 및 핵심 사업 육성 등을 위해 비핵심인 라파즈한라시멘트를 내놓으면서 2016년 3월 다시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글랜우드PE)와 홍콩계 사모펀드인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베어링PEA) 컨소시엄에 매각돼 2016년 4월 한라시멘트로 재출범했다.

베어링PEA 인수 후 위기의 회사를 이끈 이는 한라시멘트의 산증인인 문종구 대표다. 전북 전주 출신의 문 대표는 1984년 현대건설에 입사하며 건설업계에 뛰어들었다. 이후 1998년 한라시멘트로 넘어와 옥계공장 2, 3호 라인 증설 공사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생산본부장·영업본부장·부사장 등을 역임하며 30년간 한라시멘트에 몸담았다.

대주주 변경에 따른 임직원의 동요를 막고 한라시멘트의 새 출발을 다지기 위한 최적의 인물이었다는 평가다. 문 대표는 “한라시멘트는 제게 분신과도 같은 회사”라며 “그간 많은 시련과 난관을 극복해 왔듯이 강하고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만들고 발전시키도록 부여된 소명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적도 안정적이다. 비상장사인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4707억원, 영업이익은 628억원이다. 2005년 이후 7년 만인 2012년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후 사상 최대다.

한라시멘트는 ‘모든 곳에 한라시멘트 2020K’를 경영 목표로 삼아 국내 시멘트업계 ‘2위’ 진입과 안전 보건 환경사고 ‘0(제로)’, 수익률 ‘2배’ 달성, 모든 이해관계인이 ‘만족(OK)’하는 정도 경영을 이룬다는 계획이다. 문 대표는 “판매량 증대와 신사업 진출, 생산성 향상을 통한 성과 창출을 위해 임직원 모두가 소신과 용기를 가지고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라시멘트의 새 주인은 11월 초 결정될 전망이다.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