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국가별 수입차 : 일본]
‘강남 쏘나타’ 렉서스 ES300h, 도요타 캠리, 혼다 뉴 어코드 베스트셀링 카

[한경비즈니스=정채희 기자] 독일산 수입차가 주춤한 사이 일본산 수입차가 그 틈새를 파고들었다. 국내 수입차 시장의 강자였던 아우디·폭스바겐이 서류 조작 파문으로 올해 점유율 싸움에서 이탈하면서 일본 수입차 브랜드들의 3위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1~9월 누적 판매량 기준으로 일본의 렉서스(5.3%)가 3위를 차지했다. 이어 도요타(4.7%)·혼다(4.6%)가 바짝 뒤쫓고 있다. 불과 1년 전인 2016년 아우디·폭스바겐·포드에 밀려 5위 밖에 머물렀던 일본산 수입차 업체들의 반란이다.

올해 반란을 이끈 주역(브랜드)은 어떤 차종일까. 2017년 국내에서 가장 잘 팔린 일본 수입차 모델 톱5를 소개한다.
일본 수입차의 역습, 3위 놓고 치열한 경쟁
◆렉서스 베스트셀링 카, ES300h

렉서스의 상승을 이끈 모델은 ES 시리즈의 하이브리드 모델인 ‘ES300h’다. ES300h의 인기에 힘입어 렉서스의 시장점유율 순위는 지난해 7위에서 올해(1~9월) 3위로 4계단 껑충 뛰었다.

ES는 LS와 함께 렉서스 브랜드의 시작을 함께한 주인공이다. 국내에는 2001년 ES300 가솔린 모델로 첫선을 보인 이후 2005년 ES330, 2006년에 ES350으로 수입차 판매 순위 1위를 차지하며 대박 행진을 이어 갔다. ‘강남 쏘나타’란 별명도 이때 생겼다.

하이브리드 모델인 ES300h는 2012년 6세대 출시와 함께 국내 도입됐다. 출시 한 달 만에 가솔린 모델 ES350의 인기를 추월한 ES300h는 올해 2월 누적 판매량 2만 대를 돌파했다. 올해 5월에는 수입차 판매 순위에서 하이브리드 모델로는 최초로 1위에 올랐다.

이러한 성과를 통해 ES300h는 렉서스 전체 판매의 80% 이상을 하이브리드가 차지하는 ‘렉서스 하이브리드 신화’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이는 회사가 2006년 RX400h 출시를 시작으로 한국에서 친환경 하이브리드 중심 전략을 펼쳐 온 것이 성공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렉서스 관계자는 “ES300h의 판매 성과는 하이브리드의 기술적 특성을 알리고 다양한 하이브리드 마케팅을 펼치는 등 꾸준한 친환경 전략이 고객 만족 서비스에 힘입어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남 쏘나타’ 렉서스의 비결, 장인 정신"

렉서스의 판매량 상승 비결은 단연 ‘장인 정신’이다. 렉서스 측은 이를 일본어 표현에 빗대 ‘다쿠미(匠人)’라고 설명한다.

렉서스의 다쿠미들은 차량이 최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작업 공정을 고안하는 것은 물론 기술적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트레이닝 방법을 창안한다. ES300h의 인기를 높이는 데에도 장인 정신이 한몫했다.

대표적인 예가 ‘시마모쿠’ 우드 트림이다. 줄무늬 나무를 뜻하는 시마모쿠는 38일 동안 총 67단계의 과정을 거쳐 태어나는데, 그 결과 매끈하면서 깊이 있는 색감을 뽐낸다.

렉서스 장인 정신의 사례 중 하나다. 또한 ES300h 각각의 패널은 최소한의 단차로 맞물렸다. 시각과 촉각만으로 0.1mm의 차이를 구분하는 렉서스의 자랑, 다쿠미의 솜씨다.
일본 수입차의 역습, 3위 놓고 치열한 경쟁
◆도요타 베스트셀링 카, 캠리 하이브리드

도요타는 ‘캠리 하이브리드’로 렉서스 ES300h의 뒤를 쫓는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집계에 따르면 10월 캠리 하이브리드의 등록 대수는 423대로 수입차 베스트셀링 카 순위 7위다. 하이브리드 모델 중에서는 ES300h에 이어 둘째로 많은 등록 대수를 기록했다.

캠리는 도요타의 대표적인 중형 세단이다. 국내에서는 2009년 도요타 브랜드가 첫발을 뗌과 동시에 이 브랜드의 베스트셀링 모델로 자리 잡았다.

8세대 뉴캠리는 고효율 고출력의 2.5리터 ‘다이내믹포스 엔진’과 새로운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결합을 통해 지금까지의 캠리와는 확연히 구별된 뛰어난 가속력과 우수한 연비를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뉴캠리 하이브리드 모델의 시스템 총출력은 211마력으로 동급 최고 수준이며 복합 연비는 리터당 16.7km로 연비 등급 1등급을 달성했다. 저중심 설계를 바탕으로 주행 안정성 또한 뛰어나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황소자리를 물리친 ‘관(冠)’"

1991년부터 1996년까지 전미 승용차 판매 수 넘버원은 황소자리란 이름을 가진 토러스였다. 하지만 토러스의 영광은 오래가지 못했다.

1997년 관(冠)을 뜻하는 일본어 ‘간무리’를 어원으로 하는 이름의 캠리가 1위를 차지한 이후 2001년을 제외한 지금까지 제1인자의 자리를 계속 지켜 왔다.

캠리가 1위 자리를 수성한 데에는 1970년대의 오일쇼크가 큰 영향을 미쳤다. ‘에너지 절약’이 미국 전역을 휩쓸면서 소비자들은 더 콤팩트한 엔진을 가진 전륜구동 자동차를 찾기 시작했다. 바로 그 자동차가 캠리였다.

이러한 역사를 토대로 캠리의 2013년까지 미국 누적 판매 대수는 1000만 대를 넘어섰다. 미국에서 판매된 도요타 차량의 20%를 차지한다.
일본 수입차의 역습, 3위 놓고 치열한 경쟁
◆혼다 베스트셀링 카, 뉴 어코드

0.1%포인트. 4위 도요타와 5위 혼다 간 차이다. 렉서스와 도요타가 하이브리드차로 경쟁한다면 혼다는 양 사와 달리 프리미엄 세단에서 승부수를 띄웠다.

베스트셀링 카 역시 프리미엄 세단인 ‘뉴 어코드’다. 9세대 어코드인 뉴 어코드는 혼다의 차세대 신기술로 개발된 엔진과 변속기 등이 탑재돼 차량 성능을 향상시켰고 높은 연비 효율을 자랑한다.

기존 모델의 프리미엄 세단 이미지는 유지하면서도 미래 지향적이고 스포티한 감각을 더해 한층 젊어진 디자인으로 개선됐다.

전면에 풀 발광다이오드(LED) 램프, 후면에 LED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가 적용돼 어코드만의 매력적인 개성을 구현했다. 혼다 특유의 디자인 기조인 ‘익사이팅 H 디자인’을 바탕으로 프런트 그릴과 범퍼를 강조했다.

기존 모델과 달리 첨단 정보기술(IT)이 대거 탑재된 점도 신형 어코드만의 특징이다. 한글 지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의 디스플레이 오디오와 애플의 차량 정보 시스템인 카플레이가 동시 구현되는 첨단 기술을 통해 미래 지향적인 차를 완성시켰다.

"42년 동안 9세대…그중 으뜸은?"

1976년부터 2017년에 이르기까지 42년. 160개국에서 월드 베스트셀링 카로 자리한 혼다 어코드는 총 9세대에 걸쳐 변화와 혁신을 거듭했다. 이 중 가장 사랑받은 모델은 무엇일까.

혼다 한국지사에 따르면 1981년 출시된 2세대 어코드는 혼다의 콤팩트카 노하우의 집약체로 인정받은 모델이다. 당시 미국 최고의 베스트셀링 카, 유럽의 ‘올해의 차’로 선정되며 이후 어코드가 약 15년간 상위권을 지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2008년 출시된 8세대 어코드는 국내 출시된 해에 1만 대 판매 돌파를 기록하며 혼다가 당시 국내 수입차 시장 1위를 달성하는 데 기여한 효자 모델이다. 신모델 출시 이후에도 지속적인 판매 대수를 기록해 혼다의 명실상부한 베스트 세단으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일본 수입차의 역습, 3위 놓고 치열한 경쟁
◆닛산 베스트셀링 카, 알티마

닛산의 효자 모델은 ‘알티마(Altima)’다. 1992년 글로벌 시장에 데뷔한 알티마는 세련된 디자인과 짜릿한 주행 성능, 최첨단 안전 및 편의 사양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중형 세단 시장의 글로벌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했다.

매년 브랜드 판매량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닛산의 고속 성장을 주도하는 모델이다.

한국에서는 2009년 4세대 모델로 처음 선을 보였다. 이후 경쟁이 가장 치열한 수입 가솔린 중형 세단 시장에서 퍼포먼스, 연비와 안전성 부문에서 두루 호평 받으며 닛산의 베스트셀링 카로 명성을 쌓아 왔다.

이후 2016년 4월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 출시된 알티마 페이스 리프트 모델은 한층 감각적인 디자인에 동급 최고 안전 사양과 특유의 다이내믹한 주행 감각으로 수입차 중형 가솔린 세단 시장의 부흥을 일으켰다.

특히 닛산의 첨단 기술이 집약된 2.5 SL 테크와 3.5 SL 테크 모델은 동급 최초로 선보이는 안전 기술을 대거 탑재해 안전성을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바탕으로 알티마는 미국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선정한 ‘2016 톱 세이프티 픽 플러스(Top Safety Pick+)’를 획득했다.

“아,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 그 차”

자동차업계에서 드라마 속 주인공이 타고 다니는 차로 간접광고를 하는 ‘PPL(Product placement)’ 마케팅이 인기다. 닛산의 알티마 역시 그중 하나다.

최근 인기리에 방송 중인 KBS 2TV 주말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에서 재벌가 막내딸 최서현(이다인 분)은 알티마를 타고 등장한다.

최근 종영된 tvN의 주말 드라마 ‘명불허전’에서도 극중 여주인공 최연경(김아중 분)이 알티마를 탔다. 걸크러시 매력을 겸비한 커리어 우면 역으로 알티마의 이미지와도 부합했다는 평이다.
일본 수입차의 역습, 3위 놓고 치열한 경쟁
◆인피니티 베스트셀링 카, Q30

닛산자동차에서 만든 럭셔리카 브랜드 인피니티는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프리미엄 크로스오버 시장을 공략한다. 크로스오버는 각각 다른 두 장르가 하나로 합쳐진 것을 말한다. 핵심 모델이 바로 준중형 프리미엄 크로스오버 모델인 ‘Q30’, 인피니티의 베스트셀링 카다.

Q30는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결합한 모델로,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젊은 소비자층을 겨냥했다.

한국에서도 인피니티는 점차 커져 가는 국내 프리미엄 크로스오버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Q30를 앞세웠다. 한국에는 올해 4월 출시됐고 인피니티코리아 전체 판매량의 40%를 차지하며 브랜드 성장을 이끌고 있다.

화려한 외관과 고급스러운 실내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보스 오디오를 비롯해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 어라운드 뷰 모니터, 차로 이탈 경고 장치 등 첨단 사양도 더해졌다. 강력한 주행 성능도 Q30의 성공에 가속페달을 밟았다.

인피니티 모델 최초로 2.0리터 가솔린 터보엔진에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결합해 최고 출력 211ps, 최대 토크 35.7kg·m의 성능을 자랑한다.

"출시하자마자…‘올해의 프리미엄 수입 CUV’"

한국소비자포럼이 주관한 ‘2017 올해의 브랜드 대상’에서 인피니티코리아의 준중형 크로스오버 모델인 Q30S 2.0t가 경쟁 모델을 제치고 ‘올해의 프리미엄 수입·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에 선정됐다.

포럼에 따르면 심사는 7월 12일부터 25일까지 14일간 서울 및 5대 광역시 거주자 만 15세 이상 65세 미만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소비자 전화 설문과 온라인 및 모바일 투표를 통해 이뤄졌다. 특히 Q30은 전화 설문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

poof3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