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1146호 (2017년 11월 15일)

수입차, 제각각 가격·AS망 부족 “여전히 불만”

[커버스토리 : 수입차 문제점]
허위 인증·연비 조작 잇달아…제품에 대한 믿음 흔들려 ‘신뢰 회복’ 관건


수입차 서비스 센터. /한국경제신문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국내 업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투명한 판매 가격과 부족한 서비스센터 그리고 값비싼 수리비까지….

예전부터 끊임없이 지적 받아 왔지만 고질병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는 수입차업계의 문제점들이다. 최근에는 불공정 행위를 저지른 정황까지 드러나며 제품 신뢰도 측면에서마저 타격을 입은 상태다.

한창 전성기를 구가하는 수입차 시장이 이대로 가다가는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수입차가 양적 성장을 거듭하는 것과 비례해 질적 성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많은 소비자들은 수입차를 구매하기로 마음먹은 순간부터 불신에 빠져들 때가 많다. 수입차 업체가 홈페이지를 통해 밝히고 있는 차량의 가격이 실제 현장에서 판매되는 가격과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고무줄 가격’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 딜러사 할인 혜택 따라 가격 제각각

이는 수입차의 판매 구조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일반적으로 수입차 제조사는 국내 판매 계약을 한 여러 딜러사들에 공식 가격으로 차량을 제공한다. 그런데 각 딜러사들이 저마다 제공하는 할인 혜택이 달라 최종 판매 가격도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

즉, 어느 딜러사를 통해 어떤 딜러와 거래하느냐에 따라 가격이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천여만원까지 차이가 난다. 구매자가 여러 판매처를 돌아다니며 일일이 가격을 비교해야만 하는 셈이다.

물론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국산차도 마찬가지다. 다만 국산차는 할인 혜택을 제조사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한다. 또한 할인 폭도 많아야 200만원 정도에 불과해 대부분의 고객들이 비슷한 가격에 차량을 구입한다고 보면 된다.

수입차 업체들을 대상으로 가격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원성이 예전부터 빗발쳤지만 여전히 나아지지 않는 상황이다. 수입차 업체들은 폐쇄적인 경영으로 일관하며 가격 결정 및 판매 정책에 대한 정보를 밝히지 않는다.

애프터서비스(AS) 역시 수입차를 구매한 소비자들이 직면하는 어려움 중 하나다. 수입차 운전자들이 늘고 있지만 사후 관리를 책임지는 서비스센터는 여전히 턱없이 부족하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수입차 업체가 운영 중인 공식 서비스센터는 524곳으로 집계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2017년 9월 기준 수입차 등록 대수는 약 180만6000대 정도로 파악된다.

전체 통계만을 놓고 계산하면 서비스센터 한 곳당 담당해야 하는 차량 대수는 3400대가 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차가 고장 나 정비를 맡기고 싶더라도 수리가 완료되기까지 국산차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게 현실이다.

더욱 큰 문제는 판매 시 제공한 할인 혜택을 AS를 통해 채우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일 정도로 비싼 수리 가격이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사고 건당 평균 수리비는 수입차가 274만1000원, 국산차가 100만5000원으로 나왔다. 수입차 수리비가 국산차 수리비보다 2.7배 더 많이 든다는 얘기다.

비싼 수리비 때문에 최근에는 자신의 차량에 맞는 부품을 인터넷으로 직접 구입한 뒤 공식 서비스센터보다 저렴한 동네 정비소에서 수리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하는 데에도 위험 요소가 있다. 특히 차를 구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무상 수리 기간이 남아 있을 때 이를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대부분의 수입차 업체들은 반드시 공식 정비센터에서 수리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싼 가격에 신속하게 정비를 마치기 위해 일반 정비소를 이용하다가 하자가 발생하면 더 이상 무상 수리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불공정 행위도 무더기로 적발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입차를 선택하는 주된 요인은 ‘신뢰’ 때문이었다. 많은 수입차들이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제품에 대한 믿음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마저도 깨질 조짐이 보인다. 수입차 업체들이 불공정 행위를 한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9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딜러사들과 담합해 차량 수리비를 올리려고 했다며 총 78억원의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

공정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딜러사들에 공임 인상을 논의하기 위한 모임 구성을 제안했다. 또한 AS 부문 목표 수익률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공임 인상액을 결정하기 위한 관련 재무 자료 제출을 딜러사들에 요청했다고 공정위는 전했다.

배출 가스 인증 서류를 조작한 정황도 무더기로 적발되고 있다. 폭스바겐에 이어 벤츠·BMW·포르쉐 등 수입차 3사 또한 국내에서 판매한 9만8000여 대의 배출 가스 인증 서류를 위조하거나 부품 변경 인증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은 사실이 밝혀졌다.




환경부는 수입 3사의 63개 차종에 대해 인증 취소 및 과징금 부과 증의 행정처분을 사전 통보했고 총과징금 703억원을 부과했다고 11월 9일 발표했다.

이들 수입 3사의 63개 차종은 청문 절차를 거쳐 인증이 취소될 예정이다. 예상 시점은 11월 중순이다. 인증 취소 처분을 받으면 재인증을 받을 때까지 해당 차량을 판매할 수 없다. 보통 재인증까지 걸리는 시간은 6개월에서 1년이다.

해당 업체들은 “과거 수입 절차를 위해 제출한 서류에서 미비점이 발견된 것으로 차량의 운행이나 안전과는 관계가 없다”는 생각이지만 법규를 위반한 것이 확인된 만큼 신뢰도 저하는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런 사건들이 잇따라 터지면서 국내에서 수입차에 대한 이미지가 계속 추락하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이 등을 돌려 상승세였던 수입차 판매율까지 정체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일련의 사태들을 계기로 업계가 자정 노력을 기울여야 향후에도 계속 국내시장에서 수입차 업체들이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n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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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7-11-1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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