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스토리]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회적 가치 창출 통한 ‘행복 나눔’ 앞장
SK, ‘사회적 기업’ 8900개 일자리 창출
(사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6월 23일 열린 사회적 기업 국제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사회적 기업 육성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SK그룹과 사회성과인센티브추진단은 올해 4월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제2회 사회성과인센티브 어워드’를 열고 93개 사회적 기업에 48억원의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시상식을 가졌다.

사회성과인센티브 제도는 최 회장의 주도 아래 SK가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는 대표 프로그램이다. 사회적 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화폐단위로 측정한 뒤 그에 상응하는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제도다.

최 회장은 저서 ‘새로운 모색, 사회적 기업’에서 “인센티브를 지원해 사회적 기업의 재무적 고민을 해결하고 사회적 가치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면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SK그룹은 이에 따라 2015년부터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등 사회적 기업 분야 이해관계인들과 함께 관련 사업을 시작했다.

◆사회적 기업 생태계 조성 노력 지속
SK, ‘사회적 기업’ 8900개 일자리 창출
최 회장은 6월 고용노동부가 마련한 ‘2017 사회적 기업 국제 포럼’에 기조연설자로 참석해 “사회적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사회적 기업 경제 규모를 국내총생산(GDP)의 3% 수준으로 키워야 한다”며 ‘10만 사회적 기업 창업’을 주창했다.

그는 올해 6월 열린 SK그룹 확대경영회의에서 “최근 우리 사회는 단기간에 이뤄낸 고도성장 속에서 의도하지 않은 양극화 등 사회·경제적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며 “SK 최고경영자(CEO)와 임직원은 앞으로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사회문제 해결에 더욱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독려하기도 했다.

최 회장의 이날 발언은 SK그룹이 그동안 사회적 기업 생태계 조성 등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던 것에 더해 더욱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사회와 행복을 나누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회적 기업으로 대표되는 SK그룹의 사회공헌 방식은 물고기를 주는 일시적이고 시혜(施惠)적 접근이 아닌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영속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업의 메커니즘과 경영 효율성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 기업을 통해 사회 발전에 기여한다는 의지다.

SK그룹의 사회공헌 전문 재단인 행복나눔재단은 지난 10년 동안 사회적 기업 사업을 통해 사회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는 데 기여해 왔다. 지난해 기준 11개 사회적 기업을 직접 설립·운영하며 총 1900여 명을 고용하는 등 각 분야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SK행복나눔재단은 또한 400개 파트너 사회적 기업이 6956명을 고용할 수 있도록 임팩트 투자(구체적 수익률을 기반으로 사회문제나 환경문제에 긍정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업이나 기업에 대한 장기적 투자), 판로지원, 인센티브 지원 등을 시행하고 있다.

SK가 설립 또는 지원 중인 사회적 기업의 직간접 고용 인력은 총 8869명에 달한다.

◆국내 최초 ‘사회적 기업 사모펀드’ 조성
SK, ‘사회적 기업’ 8900개 일자리 창출
(사진) 최태원(앞줄 오른쪽 둘째) SK그룹 회장이 6월 14일 한국고등교육재단 39기 장학증서 수여식에서 장학생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SK그룹은 최근 사회적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국내 최초의 민간 펀드를 결성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사회적 기업의 가치를 보고 자본을 투자하는 환경이 조성되면 더 많은 사회적 가치가 생산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관련 자본시장 조성에 힘써 왔다.

SK그룹은 사회적 기업에 투자하는 국내 첫 사모펀드인 ‘사회적 기업 전문사모 투자신탁 1호’를 SK행복나눔재단과 KEB하나은행이 각각 40억원과 10억원을 투자해 결성했다고 12월 4일 발표했다.

SK는 올 연말까지 국내외 금융사 투자 유치 등을 통해 투자신탁 1호를 130억원 규모의 펀드로 키워 나갈 계획이다. 펀드 운용은 IBK투자증권이 담당한다.

SK 등의 투자신탁 1호는 영리만을 목적으로 하는 기존 사모펀드와 달리 민간 기업과 비정부기구(NGO), 개인 투자자 등이 투자 수익은 물론 사회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사회적 기업들은 주로 정부 예산이나 기업 지원에 의존하면서 중·장기 성장 재원을 확보하는 데 애로가 있었던 한계를 투자신탁 1호를 통해 극복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투자신탁 1호는 사회적 기업 후보군의 재무 성과와 사회적 가치를 측정해 투자 대상을 최종 결정하는 방식을 도입한다. 측정 시스템은 지난해 ‘사회성과인센티브’를 도입해 유의미한 사회적 가치를 생산한 사회적 기업에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는 SK가 제공한다.

투자신탁 1호는 계약 기간 동안 사회적 기업이 생산한 사회적 가치와 재무적으로 성장한 수준, 투자수익률 등의 투자 정보를 시장에 공개해 투자자를 지속적으로 유치할 계획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사회적 기업 투자를 위한 첫 사모펀드가 조성되면서 사회적 기업과 투자자들은 ‘성장 재원’과 ‘투자 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됐다”며 “최태원 회장이 사회적 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강조한 핵심 구조인 자본시장이 조성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사회적 기업 생태계 완성을 위해서는 전문 인력의 양성이 중요하다”며 사회적 기업 MBA 과정 등 교육 시스템을 통한 인재 육성에도 힘쓰고 있다.

SK그룹은 2012년 사회적 기업가 양성을 위해 세계 최초로 카이스트와 공동으로 ‘사회적 기업가 MBA’ 2년 전일제 과정을 개설했다. 지난해까지 졸업한 37명의 졸업생 중 91%가 사회적 기업을 창업했고 이 중 22%가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올해 2월 18일 제3회 졸업식에서 배출된 12명의 졸업생 중 11명은 사회적 기업을 창업하거나 기존 사회적 기업에 합류한 상태다. 나머지 1명은 사회적 금융·유통 전문가로 활동 중이다.

◆사회적 기업 전문 인력 육성 돌입
SK, ‘사회적 기업’ 8900개 일자리 창출
(사진) SK 자원봉사단이 병원에서 얼굴 기형 수술을 앞둔 베트남 어린이들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SK그룹 제공

SK그룹은 올 4월 금호타이어·인튜이티브서지컬·LIG 등과 함께 2017 행복 얼라이언스 협약식을 열기도 했다.

행복 얼라이언스는 기업들이 사회공헌 활동 및 자원·역량을 결합, 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결성된 사회공헌 연합체다. 결식 이웃 대상의 도시락형 공공 급식 사회적 기업 ‘행복도시락’과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한 방과후 학교 사회적 기업 ‘행복한학교’를 통해 아동들의 영양 개선과 교육 질 향상에 집중하고 있다.

SK그룹은 사회적 기업 지원 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행복을 나누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SK 프로보노(Pro Bono)’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해 SK그룹 직원들이 자신의 전문적 역량을 사회와 나누는 대기업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시도다. 지난해 12월 ‘2016 SK 프로보노 어워드’를 개최, 선도적으로 프로보노 활동에 참여한 30명의 직원을 시상하기도 했다.

SK그룹은 또한 재능과 열정을 가진 취업 준비생이 직업교육을 통해 전문 직업인으로 성장하도록 1년간 무료로 지원하는 ‘SK 뉴스쿨’을 운영 중이다. SK 뉴스쿨은 전문 요리사, 뮤지컬 배우, 자동차정비기능사와 자동차보수도장기능사 등을 길러내고 있다.

SK는 그룹 성장의 동반자인 협력 업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교육 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SK는 올해로 10년째 ‘동반 성장 CEO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협력 업체 CEO들을 상대로 경영전략·재무·마케팅·리더십 등 기업 경영 전반에 관한 핵심 노하우를 강의하는 프로그램이다. 강의료는 전액 무료로 SK그룹이 부담한다.

SK그룹은 또한 ‘동반 성장 e러닝 온라인 과정’을 개설, 협력 업체 직원들이 온라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SK그룹은 국내 화장 문화 대중화를 위해 화장시설을 기증하는 등 한국 사회에서 아직 일반화하지 않은 새로운 사회공헌 활동도 선도하는 중이다.

SK그룹은 글로벌 사회공헌에도 적극적이다. SK는 매년 ‘베트남 얼굴 기형 어린이 무료 수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1996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으로 그동안 3700여 명의 어린이가 꿈과 희망을 갖게 됐다.

올 2월 21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자잔경제도시(Jazan Economy City) 베이시(Baish) 지구에 있는 교육센터(The Educational Center Baish)에 교육용 컴퓨터 30대를 기부하기도 했다.

SK그룹 관계자는 “기업과 사회 공동체가 공생하면서 행복의 크기를 키워 나가자는 최 회장의 경영 철학이 경제·사회에 제대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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