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스토리=KT의 1000일 도전, 평창서 ‘5G 올림픽’ 꽃피운다]
봅슬레이의 짜릿함, 선수의 눈으로 즐긴다…초고속 5G 기술로 구현
KT, 평창 동계올림픽서 ‘싱크뷰’ 등 4대 실감 서비스 제공
(사진) KT가 서울 종로구 KT스퀘어에서 동계 스포츠와 5G가 연계된 봅슬레이 ‘싱크뷰’를 시연하고 있다. /KT 제공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5G는 세계적 표준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이다.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국가 간 기술 선점 경쟁이 치열한 상태다. 5G는 현재 쓰이고 있는 4G에 비해 데이터 전송속도가 1000배 정도 빠르다. 초고화질(UHD) 영화 한 편을 10초 안에 내려 받을 수 있다.

2015년 KT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5G 시범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5G 시범 서비스 준비 ‘이상무’

KT는 자체 개발한 ‘평창 5G 규격’을 기반으로 2016년 10월 삼성전자와 함께 5G 전용 단말기로부터 기지국을 거쳐 코어망까지 데이터를 전송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모든 통신 관련 절차를 거쳤음은 물론이다. 그해 12월 많은 인구와 고층 빌딩이 밀집한 도심에 ‘5G 테스트 네트워크’를 구축한 후 5G 속도를 구현하며 미디어를 전송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KT가 구축한 ‘5G 테스트 네트워크’는 차량 내부에 설치된 단말이 한 셀(하나의 기지국이 포괄할 수 있는 무선 신호 범위)에서 다른 셀로 이동할 때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이동통신 끊김 현상’을 최소화하는 ‘핸드 오버’ 기능을 구현했다.

KT는 글로벌 제조사와 함께 5G 단말기과 기지국 장비의 네트워크를 최적화하는 과정을 거쳐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과 함께 5G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

KT는 세계 최초 5G 시범 서비스 성공을 기반으로 핵심 기술과 서비스를 더욱 발전시켜 5G에 대한 운용 레퍼런스와 노하우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평창 5G 규격의 핵심 기술을 ‘3GPP’ 등 세계 주요 표준 단체의 표준에 반영해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오성목 KT 네트워크부문장(사장)은 “KT는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과 네트워크-단말-서비스 간 연동을 완료하는 등 5G를 선보이기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며 “남은 기간 네트워크 최적화와 안전 운용을 통해 세계 최초 5G 시범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KT, 평창 동계올림픽서 ‘싱크뷰’ 등 4대 실감 서비스 제공
◆선수 시점의 입체적 중계 가능

KT는 대회 기간 중 선보일 5G 기반의 ‘4대 실감 서비스’에 대해서도 국제 대회에 적용, 실증을 완료한 상태다.

KT가 개발한 4대 실감 서비스는 ▲싱크뷰 ▲인터랙티브 타임 슬라이스 ▲360도 VR 라이브 ▲옴니 포인트뷰다.

싱크뷰는 봅슬레이에 초소형 무선 카메라와 통신 모듈을 부착해 고화질 영상을 실시간 전송하는 기술이다. 올림픽을 관람하는 시청자에게 단순히 봅슬레이가 트랙을 지나가는 화면뿐만 아니라 선수 시점의 입체적 중계를 제공할 수 있다.

KT는 지난해 3월 17일부터 29일까지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국제봅슬레이연맹 봅슬레이 월드컵’에 싱크뷰 기술을 적용, 1인칭 시점의 주행 영상을 실시간 전송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지난해 2월 열린 ‘국제스키연맹 크로스컨트리 월드컵’에서 옴니 포인트뷰 기술을, ‘국제빙상연맹 4대륙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에서 360도 VR 라이브와 인터랙티브 타임슬라이스 기술을 적용하고 테스트에 성공했다.

특히 국제빙상연맹 4대륙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에서는 선수가 점프하는 순간을 인터랙티브 타임 슬라이스 기술로 촬영한 영상이 방송사를 통해 생방송으로 중계되는 등 시청자에게 보다 입체감 있는 장면을 제공하는 성과를 거뒀다.

싱크뷰 등 새로운 기술이 국제 대회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각 종목별 대회 주최자인 국제경기연맹의 승인이 필요하다. KT는 이를 위해 2016년 2월부터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등에 기술 안정성에 대한 테스트 결과와 기술 적용 사례를 검증받아 왔다.

KT는 특히 단순히 빠른 속도를 제공하는 네트워크가 아니라 한국을 방문하는 세계인이 직접 즐기고 체험하는 5G를 선보인다는 목표다.

KT는 대회 기간 중 가상현실(VR) 서비스 ‘VR 웍스루’를 오픈한다. VR 웍스루는 고정된 위치에서 360도로 둘러만 보던 기존 관련 서비스와 달리 체험자가 걸어 다니며 가상의 객체를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차세대 VR 서비스다.

KT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VR 웍스루를 이용해 올림픽 개막식의 꽃인 성화 봉송을 가상현실로 체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용자는 가상현실 속에서 스키를 타고 스키 점프대 꼭대기에서부터 메인 스타디움까지 성화를 운반하고 최종 주자에게 성화를 인계한 후 성화의 입성을 알리는 대형 벨을 타종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VR 웍스루에는 ‘룸 스케일’과 ‘3D 매핑’, ‘VR 스트리밍’ 기술이 융합 적용됐다. 룸 스케일은 VR 콘텐츠에 맞는 크기의 현실 공간을 가상으로 전환하는 기술이다. 현실 공간을 센서로 제한(표시)하고 제한(표시)된 크기의 공간이 그대로 가상현실로 전환된다. 룸 스케일을 활용하면 가상현실 내에서도 자유롭게 걸어서 이동할 수 있다.

3D 매핑 기술은 현실 공간에 있는 사물과 구조물 등을 가상현실의 특정 사물로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KT는 3D 매핑 기술을 활용해 이용자가 현실 공간에서 잡는 지휘봉을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로, 신발을 가상현실 공간의 스키로 변환했다.

VR 스트리밍 기술은 카메라가 촬영한 영상을 실시간 360도 영상으로 편집해 무선으로 전송하는 기술이다. 기존 유선으로 연결된 VR 고글의 불편함을 없애 이용자가 보다 자유롭게 가상현실 공간을 움직일 수 있다.
KT, 평창 동계올림픽서 ‘싱크뷰’ 등 4대 실감 서비스 제공
(그래픽) 윤석표 팀장

◆5G 버스, 탑승자에게 AR 서비스 제공

KT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5G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5G 버스’도 일반에 공개한다.

5G 버스는 차량관제센터에 전달된 위성항법장치(GPS) 정보와 버스에 부착된 수십 개의 센서로 확인된 장애물의 위치 정보를 융합해 위험 여부를 스스로 판단한다.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주행 상황에 맞게 감속 혹은 정차한다. 이벤트 발생 전 차량 내부에 설치된 디스플레이에 속도, 위험 요소, 차간 간격이 표시돼 탑승자가 위험을 먼저 인지할 수 있다.

5G 버스는 평창 일대를 누비며 증강현실(AR)을 기반으로 탑승자에게 위치 정보를 전달하는 등 다양한 실감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5G 버스가 평창에 있는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를 지나가면 버스 내부에 설치된 투명 디스플레이가 이를 인식하고 경기장 정보를 화면에 보여준다. 디스플레이는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장을 3D 지도로 표시한다. 3D 지도를 탑승자가 5G 버스 전용 애플리케이션이 설치된 태블릿 PC로 촬영하면 관련된 상세 내용 등 이벤트를 확인할 수 있다.

KT 관계자는 “VR 웍스루와 5G 버스 등을 눈으로 보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5G 체험존을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장 인근에 구축해 선보일 예정”이라며 “평창을 가지 못하지만 새로운 개념의 올림픽을 즐기길 원하는 이들을 위해 서울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이동형 5G 체험관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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