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스토리 =2018 대한민국 100대 싱크탱크 : 정치·사회 부문]
‘교육·형사 정책’ 싱크탱크 선전…정치 부문 대거 순위 하락


[한경비즈니스 = 차완용 기자] ‘2018 대한민국 100대 싱크탱크’ 정치·사회 부문은 그 어느 해보다 순위 변동이 심한 한 해였다. 1, 2위인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한국행정연구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싱크탱크들이 자리를 바꿨다.

등락 폭 역시 조사 이후 가장 컸다. 10위권 내만 살펴보더라도 지난해 20위권 밖이었던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무려 12계단 상승하며 9위에 이름을 올렸고 국립보건연구원·한국문화관광연구원 등은 각각 4계단, 6계단 상승하며 10위권 내에 처음 입성했다.

순위 상승을 이끌어 낸 싱크탱크 중 10계단 이상 상승 한 곳은 5곳이었고 그중에서도 한겨레사회연구원은 무려 22계단 상승하며 2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반면 14곳의 싱크탱크는 지난해에 비해 순위가 하락했고 민주연구원과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 등은 10계단 이상 떨어졌다.
[100대 싱크탱크] “지금은 복지 시대” 보사硏 7년 연속 1위
[100대 싱크탱크] “지금은 복지 시대” 보사硏 7년 연속 1위
◆ 경제 회복세에 3위 복귀한 한국교육개발원

올해 조사에서도 1위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몫이었다. 7년 연속이다. 보건사회연구원의 ‘장기 집권’은 시대적 상황과 연관이 깊다.

고령화사회로 접어든 한국 사회의 복지·건강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사각지대 없는 복지, 찾아가는 복지’ 등을 내세운 문재인 정부의 정책이 부각되면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역할이 더욱 도드라지고 있다.

2위는 한국 유일의 공공 행정 부문 국책 연구 기관인 한국행정연구원이 차지했다. 2016년 조사에서 2계단 상승하면 2위를 차지한 이후 3년 연속이다.

특히 이곳은 2017년 무척 바쁜 한 해를 보냈다. 국정 공백과 조기 대선 등으로 한동안 정지됐던 행정이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게 일자리 중심, 신뢰받는 정부 등을 위한 수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3위는 한국교육개발원이 다시 차지했다. 지난해 서울연구원과 한국지방행정연구원 등 행정 관련 싱크탱크에 밀려 5위 떨어졌지만 올해 자존심을 회복했다.

교육개발원의 3위 복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교육개발원은 3년 전까지만 해도 붙박이 2위였다. 복지·건강과 함께 교육정책이 국민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관심도가 높았다.

그러나 경제가 어려워지고 일자리 등의 문제가 대두되면서 최근 몇 년 동안 행정 관련 싱크탱크에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3%를 넘어서는 등 회복세를 보이자 다시 힘을 내고 있다.

4위는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차지했다. 작년에 비해 3계단 상승했고 첫 5위권 내 입성이다. 지난해 조사 때 역시 전년에 비해 6계단 뛰어올랐고 지속적으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범죄 연구의 분석 및 형사정책 등의 업무를 맡기 위해 설립된 국무총리실 산하 연구 기관인 형사정책연구원의 순위 상승은 갈수록 흉포해지고 지능화되는 범죄를 분석하고 연구하는 이 기관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5위에는 지난해 3위였던 서울연구원이 자리했다. 서울시의 다양한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는 서울연구원은 복지에 대한 서울 시민들의 요구에 부응해 수년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올해는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2015년 13위, 2016년 6위, 2017년 3위 등의 순위를 보였다.
6위는 한국법제연구원이 차지했다. 지난해와 동일한 순위다. 법제연구원은 수년간 쉼 없이 달려왔다.

2015년 23위, 2016년 9위, 2017년 6위 등을 차지하며 상위권에 자리하게 됐다. 법제연구원은 국가 입법 정책 지원과 법률 문화 향상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된 한국 유일의 법제 전문 국책 연구기관으로, 이 기관이 상위권에 오른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 사회가 선진 사회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 중·하위권 싱크탱크 치열한 순위 다툼

7위권 밖의 순위 싸움은 치열하다. 우선 7~10위 순위만 살펴봐도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7위) 3계단, 국립보건연구원(8위) 4계단,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9위) 12계단, 한국문화관광연구원(10위) 6계단 상승 등 모두 큰 폭으로 뛰어오른 곳들이다.

특히 이 중에서도 12계단 뛰어오른 청소년정책연구원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청소년 범죄, 청소년 실태 조사, 청소년 사회문제 등을 폭넓게 다루면서 순위가 급상승했다.

문화와 관광 분야의 조사·연구를 통해 체계적인 정책 개발과 정책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지난해 ‘지역 관광개발 정책’, ‘관광 사업체 조사’, ‘외래 관광객 실태 조사’ 등을 통한 연구 보고서를 통해 순위 상승을 이끌어 냈다.

10위권 밖에서는 공동 11위를 차지한 한반도선진화재단(13계단 상승)과 희망제작소(12계단 상승), 14위 한국도시연구소(12계단 상승), 21위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22계단 상승) 등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은 지난해 조사 당시(43위) 처음 순위권 내 이름을 올린 후 ‘사회적 금융’, ‘사회적 지역사회’라는 특정된 연구 분야의 활발한 활동을 통해 점차 이름을 알리고 있다.

반면 이번 조사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것은 정치 중심 싱크탱크의 후퇴다. 대표적으로 16위를 차지한 새누리당의 여의도연구원은 지난해 8위에서 8계단이나 미끄러졌고 더불어민주당의 민주연구원은 10계단 하락한 19위에 머물렀다.

이는 지난해 대선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국정 농단 등의 주요 이슈로 인해 정치적 활동의 범위가 제한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올해 조사에서 처음 이름을 올린 좋은정책포럼과 세교연구소는 대표적인 진보 성향의 싱크탱크다. 좋은정책포럼은 문재인 정권 시작과 함께 정책이 이슈화되면서 왕성한 활동을 펼쳤고 세교연구소는 사회·정치적 이슈 등을 꾸준히 다룸으로써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

cw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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