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Part2 블록체인, 산업지도를 바꾼다]
블록체인으로 게이머와 개발사 직접 잇는다

[한경비즈니스=정채희 기자] 게임 아이템을 구입하는 비용은 적게는 몇 천원에서 많게는 몇 만원이다.

하지만 매번 거래가 이뤄질 때마다 게임 사업자는 2~3%의 결제 수수료를 카드사에 내야 한다. 때로는 게임 사업자가 40%에 가까운 수수료를 부담해야 할 때도 있다.

그런데 이 수수료를 0%까지 줄일 수 있다면 어떨까.

여기에 게임 사업자들에게 솔깃한 제안을 던지는 스타트업이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온·오프라인 게임 사업에서 범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토큰 시스템을 서비스하는 서브드림스튜디오다.
서브드림스튜디오, VR게임에 암호화폐 적용…“0% 수수료 달성 목표”
◆유메리움으로 거래 투명성·신속성 확보

“게임 산업에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많은 중간자들을 거치지 않고 게임 콘텐츠 개발사와 이용자가 직접 만나 수수료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어요.”(정직한 서브드림스튜디오 대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활약하는 가상현실(VR) 게임 기업 서브드림스튜디오는 블록체인 기술로 게임 유통을 획기적으로 바꾸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게임 개발사, 유통사(퍼블리셔), 플레이어 등이 얽혀 있는 복잡한 수수료 문제를 블록체인 기술로 풀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회사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암호화폐를 게임에 적용하기로 했다. 암호화폐의 이름은 ‘유메리움(Yumerium)’이다.

유메리움은 게임머니를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암호화폐로 만든 것이다. 쉽게 말해 이전 싸이월드의 ‘도토리’, 한게임의 ‘한코인’을 블록체인화한 것이다. 이 때문에 유메리움은 게임머니로 결제할 수 있고 제휴사를 통해 또 다른 용도로 쓸 수도 있다.

정직한 서브드림스튜디오 대표는 “기존 게임머니는 결제 때마다 적게는 3%, 프리페이드 카드는 40%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며 “이 때문에 게임 기업은 매출의 상당 부분을 결제 수수료로 지불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블록체인화하면 결제 수수료를 0%에 가깝게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의 게임머니는 개발사·유통사·플랫폼 등의 단계를 거치면서 수수료를 단계별로 떼는 구조로 돼 있다. 소비자 비용 부담이 커지는 것은 물론 복잡한 수수료 구조에 따라 이해 당사자 간 매출 집계도 다르고 지급에도 상당 시간이 소요된다.

정 대표는 블록체인을 도입하면 단계별 거래가 장부에 기록되고 모든 참여자가 이를 확인할 수 있다고 봤다. 이 때문에 정산 시간이 단축돼 자금 회전율이 빨라지고 거래도 투명해진다고 설명했다. 또한 거래 단계를 줄여줌으로써 결제 수수료 비용 또한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에는 이용자가 게임 서비스 비용을 지불하면 플랫폼 운용사가 중간에서 이를 각 콘텐츠 개발사에 나눠 줬지만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곧바로 콘텐츠 개발사에 지급할 수 있다”며 “각 콘텐츠 개발사는 수수료가 낮아지는 장점과 함께 매출이 발생한 직후 바로 정산 받을 수 있고 정산 내용을 플랫폼 운용사와 확인하는 작업도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브드림스튜디오는 먼저 유메리움을 한국의 VR 게임방인 브이알플러스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브이알플러스에서 게임을 하면 플레이어의 계좌에 유메리움이 적립되고 적립된 유메리움으로 이용료를 지불할 수도 있다.

서브드림스튜디오는 향후 유메리움을 온라인 플랫폼에서 웹게임이나 다양한 종류의 서비스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유메리움은 2월 중순 발행할 예정이다.

정 대표는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탄생한 구글·페이스북·아마존 등의 인터넷 기업으로 정보의 민주화가 이뤄졌듯이 블록체인이 등장하면서 앞으로 디지털 거래의 민주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특정 암호화폐의 가격 급락에만 관심을 둘 것이 아니라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집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브드림스튜디오, VR게임에 암호화폐 적용…“0% 수수료 달성 목표”
◆정직한 서브드림스튜디오 대표, “ICO 전 법률적으로 충분한 검토 거쳐야”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 코인을 발행하고 이를 투자자에게 판매해 자금을 확보하는 암화화폐공개(ICO)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 2017년 9월 ICO를 전면 금지했지만 블록체인에 미래를 건 젊은 창업가들은 해외로 나가 IC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정직한 서브드림스튜디오 대표 역시 그중 한 명이다. ICO에 대한 궁금증을 정 대표에게 물었다.

-ICO를 하고 싶다. 어떻게 해야 하나.

“먼저 ‘왜’라는 질문을 해야 한다. 현재 ICO 시장은 많은 사람들이 일확천금을 노리고 투기의 대상으로 보고 있는 사람들이 투자하는 곳이 있기 때문에 자신의 비즈니스가 투기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그래서 ‘왜 ICO가 필요한지’, ‘꼭 ICO를 해야 하는지’ 검토하는 것이 첫 단계다.”

-왜 ICO를 결심했나.

“지난해 서브드림스튜디오 운영 당시 한국·미국·일본 등지의 회사로부터 220만 달러를 투자 받았기 때문에 꼭 IC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필요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ICO를 통해 앞으로 서비스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비즈니스 사업자와 사용자를 미리 확보할 수 있어 차후 비즈니스 확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ICO의 과정이 궁금하다.

“왜에 대한 의문이 풀렸다면 다음 단계는 ‘백서’ 제작이다. 백서는 비즈니스 플랜으로 이해하면 쉽다. 비즈니스의 방향성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 일반적인 사업 계획서를 검토하듯이 진행하면 된다.

이후에는 법률 검토 단계가 중요하다. ICO와 블록체인은 아직 법률적인 정비가 미흡하다. 이 때문에 합법과 불법 사이 경계가 확실하지 않다.

백서 내용에 대해 블록체인에 정통한 변호사에게 상담을 받아 법률적인 위험성이 존재하는지 충분한 검토를 받아야 한다. 그래야만 차후에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비할 수 있다.”

-백서와 법률 검토가 끝난 후 무엇을 하나.

“그다음에는 공개 과정이다. 우선 웹사이트를 만들어 백서의 내용을 기반으로 투자자들이 비즈니스를 확인할 수 있도록 공개해야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백서의 내용이 투명해야 하며 이용자들이 이를 내려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또 예비 투자자들이 우리 비즈니스에 관심이 있을 때 어떠한 행동을 취해야 할지에 대해 명확히 사전 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ICO 전이라면 언제부터 시작하는지 알려줘야 하고 전자우편을 등록하도록 해 상호간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ICO를 하고 있는 중이라면 ICO에 참여할 수 있는 페이지와 연결해 개인 정보를 등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ICO가 완료되면 관련 코인을 사용자에게 보내 주는 것으로 ICO가 완료된다. 그다음은 실제 운용 단계다.”

-주의해야 할 것이 있다면.

“투자 받을 때 사전 신원 확인 인증(KYC)을 꼭 거쳐야 한다. 즉 투자자의 이력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투기자금 유입을 막기 위해서다. 투자 금액 역시 직접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는 파트너 회사 이외에는 큰 금액을 투자 받지 않는 방향으로 하는 게 좋다.”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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