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1159호 (2018년 02월 07일)

삼성SDS, 블록체인으로 '게임 체인저'를 꿈꾸다

[커버스토리: Part2 블록체인, 산업지도를 바꾼다]
16개 은행과 공동 인증 프로젝트 추진…물류·제조·공공 분야도 타깃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지난해 6월 열린 유럽 최대 결제·핀테크 콘퍼런스 ‘머니(money) 2020’ 행사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선 사람은 홍원표 삼성SDS 사장이었다. 이 자리에서 홍 사장은 보험 청구, 지불 자동화, 디지털 물류, 사물인터넷(IoT) 기술과 접목한 전자결제 등 블록체인의 확산 모델을 제시했다.

블록체인은 높은 보안성과 시시각각으로 바뀌는 결제 정보 반영으로 금융업계에서 향후 활용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결제·핀테크 콘퍼런스에서 홍 사장이 기조연설에 나선 것은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 세계가 삼성SDS의 블록체인 기술을 주목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실시간 대량 거래 가능한 자체 플랫폼

삼성SDS의 ‘블록체인 도전기’는 약 3년 전인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삼성SDS는 전담 조직을 신설, 블록체인 사업의 씨앗을 뿌렸다. 이듬해인 2016년 블록체인 오픈 소스 개발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관련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등 역량 강화에 집중했다.

삼성SDS의 블록체인은 크게 네 분야에서 쓰인다. 금융·물류·제조·공공 부문이다. 여기에 바탕이 되는 것은 자체 개발한 기업용 블록체인 플랫폼 ‘넥스레저(Nexledger)’다.

삼성SDS 관계자는 “기존 블록체인 기술로는 구현이 어려웠던 실시간 대량 거래 처리, 자동으로 안전하게 거래를 실행하는 스마트 계약, 관리 모니터링을 구현한 것이 넥스레저의 큰 특징”이라고 밝혔다. 삼성SDS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형(On-Premise), 클라우드 플랫폼형(PaaS), 클라우드 서비스형(SaaS) 등 고객 맞춤형 방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삼성SDS는 먼저 금융업에 주목했다. 지난해 11월 은행연합회와 손잡고 국내 시중은행 16곳이 거래 장부를 나눠 보관하는 공동 인증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올해 3월 6곳의 은행이 합류하며 7월까지 국내 모든 은행이 이 서비스를 활용하게 된다. 또 지난해 상반기부터 삼성카드의 디지털 객장을 위한 전자 문서 원본 확인 서비스, 제휴사 자동 로그인, 생체 인증 보안 강화에 넥스레저를 적용해 운영 중이다.

삼성SDS의 블록체인은 제조업에도 사용된다. 삼성SDS는 지난해 10월 삼성SDI의 글로벌 스마트 계약 시스템에 블록체인을 적용했다. 제조업에서의 전자 계약 관리는 여러 단계의 프로세스를 거치는데, 세계 각국의 기업들은 국가별 계약 절차상의 인증·보안·전자서명 등 체계가 상이해 표준화와 편의성·신뢰성 확보가 어려웠다. 이를 블록체인 도입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것이 삼성SDS의 의도다.

지난해 8월에는 넥스레저를 삼성SDI의 해외법인 전자 계약 시스템에 적용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삼성SDI는 각 나라마다 상이한 전자 계약 관련 법과 제도를 검토한 후 계약 관리 체계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국내 물류 블록체인 사업 선두에 서다  

국내 기업들이 삼성의 행보를 주목하는 것처럼 세계 해운업에서는 선복량 기준 1위인 덴마크의 머스크라인이 신사업의 ‘선두’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머스크라인과 IBM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할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세계선사협의회(WSC)에 따르면 무역 관련 서류를 처리하는 최대 비용은 실제 해상운송 비용의 5분의 1에 달한다. 이를 줄이면 국제 교역량은 약 1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교역량 증가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가 창출되는 것은 당연하다. 이 때문에 국내 기업들도 발 빠른 머스크의 행보에 발맞춰 물류와 블록체인을 연계하는 연구에 돌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SDS는 물류업계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는 컨소시엄 운영을 통해 물류와 4차 산업혁명과의 만남을 이끌었다. 이 컨소시엄에는 삼성SDS 외에도 관세청·해양수산부·한국해양수산개발원·부산항만공사·현대상선 등 국내를 대표하는 물류 관련 민·관·연 38곳이 참여했다.

컨소시엄을 통해 삼성SDS는 눈에 띄는 성과를 이뤘다. 삼성SDS는 지난해 9월 부산항에서 중국 칭다오·다롄으로 향하는 현대상선과 남성해운의 수출 물량을 대상으로 기술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이전에는 선사, 내륙 운송사, 터미널 운영사 등 해상 운송과 관련한 다양한 기업과 기관에서 종이 문서와 e메일을 통해 관련 문서를 개별적으로 전달했다.

시범 사업 결과 수출입 관련 서류의 위·변조 가능성을 차단해 주는 높은 수준의 암호화 기술을 검증할 수 있었다. 또 선화증권·신용장 등 물류와 관련한 업무 문서와 화물 위치 정보 등을 관계자 모두에게 실시간으로 공유함으로써 업무 처리 속도도 향상됐다.

김형태 삼성SDS 부사장(물류사업 부문장)은 “블록체인·IoT와 같은 기술들은 물류 비즈니스의 근간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고 삼성SDS는 이러한 IT 트렌드에 가장 빠르게 적응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S는 추가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통해 무역 및 해운 물류와 관련한 금융·보험 업무로 확대 적용하고 노선 또한 동남아시아·중동·유럽 등 중장거리 노선까지 넓혀 갈 예정이다.

블록체인 분야로의 적극적 확장은 삼성SDS의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도 일조하고 있다.
특히 물류 분야에서의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물류 업무 처리 아웃소싱(BPO) 비즈니스에서는 블록체인 플랫폼이 높은 비율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건식 BN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SDS의 블록체인 사업에 대해 “초기 시장이어서 당장 매출에 기여하는 바는 적겠지만 물류와 관련한 거래 생태계가 블록체인으로 진화하면 탄탄한 내부 물량을 확보하고 있어 매력적인 사업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m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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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8-02-06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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