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Part1 블록체인 경제학]
비트코인 개발자 사토시 나카모토·이더리움 개발자 비탈릭 부테린 등이 ‘최고 스타’

[한경비즈니스 = 이홍표 기자] 현재 1400여 종에 달하는 암호화폐들이 거래되고 있다.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암호화폐가 새로 탄생되고 있다. 암호화폐는 모두 제각각의 철학과 비전을 내세우는 기술적 프로젝트다. 당연히 이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이끌어 가는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암호화폐의 성패가 갈린다.

암호화폐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사람은 아마도 최초의 암호화폐를 만들어 낸 사토시 나카모토일 것이다. 그는 2009년 블록체인을 활용한 최초의 암호화폐 비트코인을 개발했다. 하지만 그의 정체는 대중에게 알려져 있지 않다. 그는 개발 후 주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활동했고 2011년엔 아예 온라인에서도 자취를 감췄다. 이후 각국의 정보 기관이나 언론 등에서 그를 찾으려고 했지만 그의 정체는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암호화폐를 움직이는 사람들 ‘누구’
(사진)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개발자/연합뉴스

◆비트코인의 가치에 주목한 윙클보스 형제

물론 사토시 나카모토로 거론되는 사람은 꽤 된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가 거론된 적이 있지만 스스로 아니라고 밝혔다. 반면 호주의 프로그래머 크레이그 라이트는 스스로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주장했지만 아직 의혹의 여지가 많다. 이 밖에 비트코인의 운용 개념을 만든 암호학자 닉 사보, 사토시 나카모토와 비트코인을 처음으로 거래한 프로그래머 할 피니 등이 거론되지만 그 누구도 확실하지는 않다. 일부에선 사토시 나카모토가 이미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도 한다.

사토시 나카모토를 집단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실리콘밸리의 여러 컴퓨터 프로그래머와 철학자·암호학자 그룹이라는 것이다. 사토시 나카모토에 대한 여러 주장 중 재미있는 의견도 있다. 사토시 나카모토가 동북아시아와 북아메리카 지역의 기업 연합체로 삼성·도시바·나카미치·모토로라가 그 주인공이라는 설이다.

사토시 나카모토가 사라진 지금 암호화폐의 최고 스타는 러시아계 캐나다인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다. 그는 암호화폐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의 개발자다.

부테린은 1994년 러시아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그가 여섯 살인 1999년 모스크바에서 캐나다 토론토로 이사했다. 부테린은 어릴 때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소질을 보였다. 부테린은 열일곱 살 때 그의 아버지 드미트리 부테린으로부터 비트코인을 처음으로 접했다. 이후 그는 비트코인에 푹 빠졌다. 2011년 9월 친구들과 비트코인 관련 잡지 ‘비트코인 매거진’을 만들었다. 비트코인 매거진은 비트코인에 관련한 첫 정기 간행물이다.

2014년엔 비트코인 커뮤니티에서 만난 여러 인물들과 함께 이더리움 백서를 발간했다.
이후 이더리움은 급성장했다. 이더리움이 비트코인과 확실한 차별화 포인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의 지향점이 블록체인을 활용한 가치의 저장과 거래에 맞춰져 있다면 이더리움은 블록체인을 활용한 ‘플랫폼’을 지향한다. 2월 1일 기준 이더리움의 시가총액은 118조원에 달한다.

비트코인 투자자 윙클보스 형제도 암호화폐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이들은 비트코인에 과감하게 투자했고 이들의 투자로 비트코인이 가지는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의 기능이 부각됐다.

올해 서른일곱 살인 쌍둥이 형제는 페이스북 소송전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이들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자신들이 만든 하버드대 커뮤니티 사이트 ‘커넥트유(ConnectU)’의 아이디어를 훔쳤다며 2008년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저커버그 CEO가 지급한 합의금 중 상당액을 비트코인에 투자했다. 윙클보스 형제들은 합의금을 모두 페이스북의 주식으로 받았다. 페이스북이 2012년 기업공개를 하면서 주식 가치는 3억 달러(약 3000억원)에 달했다. 이들은 페이스북 주식을 팔아 2012년부터 비트코인에 투자했다. 윙클보스 형제는 그해 말까지 당시 전 세계에서 유통되는 비트코인의 1%에 해당하는 12만 비트코인까지 투자했다. 이들이 현재까지 이만큼의 비트코인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 만약 그대로 가지고 있다면 2월 1일 기준으로 이들이 가지고 있는 비트코인의 가치는 약 13조5600억원에 달한다.

또 윙클보스 형제는 비트코인의 ‘제도권 진입’에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인물이다. 이들은 2014년 이후 꾸준히 미국에서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를 상장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우지한 비트메인 대표는 암호화폐계에서 가장 논쟁적인 인물이다. 우 대표는 세계 최대의 암호화폐 채굴장인 ‘앤트풀’을 이끌면서 비트코인을 하드 포크한 ‘비트코인캐시’를 탄생시켰다.







◆세계 최대의 채굴업자 우지한

우 대표는 중국 베이징대에서 경제학과 심리학을 전공한 뒤 사모펀드 회사에서 재무 전문가로 활동했다. 그는 2011년 인터넷을 통해 비트코인을 처음 접했다. 우 대표는 그해 비트코인 백서를 중국어로 완벽히 번역하며 유명세를 탔다. 그리고 그는 2011년 전 재산을 털어 비트코인을 샀다. 2011년 초 1비트코인 가격은 1달러(약 1070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2년 뒤 비트코인의 가치가 폭발적으로 높아졌고 2013년 말 900달러(약 96만2500원)로 뛰어올랐다.

이 투자 성공을 계기로 우 대표는 2013년 말 본격적인 채굴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기술 전문가인 믹리찬 비트메인 공동 창업자와 함께 채굴 장비를 개발했다. 이들이 주문형 반도체를 탑재해 개발한 채굴 장비 ‘안트마이너’는 압도적인 채굴 성능으로 전 세계 채굴업계를 일시에 평정했다.

특히 그는 2017년 비트코인 개발자와 채굴자의 합의에 동의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비트코인에서 하드 포크한 비트코인캐시를 만들었다. 여기에 유명 비트코인 투자자 로저 버가 합류하면서 비트코인캐시 진영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비트코인캐시의 성장에 전통적인 비트코이너들은 우 대표를 ‘배신자’라고 부른다. 채굴 능력을 바탕으로 암호화폐 시장을 교란한다는 비난이다. 또 다른 진영에선 우 대표가 정체돼 있는 비트코인의 발전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도 한다.

라이트코인의 개발자 찰리 리도 빼놓을 수 없다. 라이트코인은 비트코인이 생긴 후 처음 등장한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다. 2011년 10월 라이트코인을 세상에 내놓은 찰리 리는 “비트코인이 금이라면 라이트코인은 은”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암호화폐업계에서 ‘호감형 인물’로 많이 거론된다. 점점 ‘비즈니스맨’으로 변해 가는 다른 암호화폐 개발자와 달리 큰 부를 이룬 지금에도 ‘개발자 마인드’를 잃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최근 암호화폐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리플랩스의 공동 창업자 크리스 라센이다. 리플은 최근 가치가 가장 많이 오른 암호화폐 중 하나다. 크리스 라센은 51억9000개의 리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포브스에 따르면 리플이 최고치(3.89달러)를 기록한 1월 4일 그의 자산 가치는 약 599억 달러(63조7635억원)까지 치솟았다. 다만 리플은 2월 1일 현재 1000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으므로 그의 자산은 한 달 새 4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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