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PART 1 핵심 기술⑥ - 스마트 농업]
-빅데이터 활용해 수급 예측하고 농업 로봇으로 생산 효율 키운다
'농업 테크’로 미래 먹거리 문제 해결
(사진) 교원그룹 웰스 식물 공장

[한경비즈니스=김영은 기자]2020년 세계 자동차 시장의 6배, 정보기술(IT) 시장의 2배로 성장할 주인공, 바로 식량 시장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2050년까지 70%의 식량 증산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농업에 대한 중요성과 가치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농업은 기술과 만나 고령화, 농업 경쟁력 약화, 기상이변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농업의 효율성과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재도약의 기회를 맞았다.

첨단 농업 기술은 ‘농업테크’ 혹은 농업(agriculture)과 기술(technology)이 합쳐진 용어로 ‘애그리테크’라고 불린다. 스마트 팜, 농업 빅데이터, 식물 공장, 농업 로봇 등 다양한 기술이 모두 농업테크에 속한다.

농업테크는 인류의 기대수명이 늘어나고 전 세계 인구수가 증가하는 시점에서 미래 먹거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다.

◆2020년 34조원 규모 성장할 스마트 팜

스마트 팜(smart farm)은 센서와 네트워크 기반으로 지능화된 농업 생산 시스템이다. 각종 센서 기술을 이용해 농축산물의 생장, 생육 단계부터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CO2) 등의 정보 관리에 기초해 최적의 환경을 조성한다. 최근 네트워크, 분석 소프트웨어, 스마트 기기와의 연계를 강화하는 추세다.

농촌진흥청은 스마트 팜 기술 개발은 물론 2016년부터 시범 농가를 육성해 현재 13개 지역 37농가가 시범 운영 중이다. 농장에 스마트 팜 기술을 100% 활용하는 충남 부여의 토마토 농가에서는 재배 중 온습도, 양액 값 측정 등 환경 계측 노력이 50% 이상 절감됐다.

2018년에는 정부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2세대 스마트 팜 개발에 나선다. 스마트 팜 산업화를 주도한 스마트 농업 전문가 100여 명도 육성한다.

편의성을 갖춘 1세대 스마트 팜에 AI 의사결정 지원 기능을 접목하는 게 농진청의 올해 목표다. 2세대는 사물인터넷(IoT) 기술 등을 통해 농축산업 시설의 온도·습도·햇빛양·이산화탄소·토양 등 각종 데이터를 수집해 생육 환경을 분석하고 분석 결과에 따라 제어장치를 구동해 생산성을 극대화한다.

농업테크의 핵심 기술 중 하나는 빅데이터다. 빅데이터와 농업의 결합은 생산성을 높이고 각종 질병과 자연재해 예방은 물론 소비자 행동까지 분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농업 관련 산업 재창조, 새로운 농업 비즈니스 창출, 농산물 물류와 유통의 획기적인 변화까지 가능하다. 빅데이터는 농산물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과 비용 처리까지 모든 경험과 노하우를 데이터화한다.

빅데이터는 스마트 팜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재배 환경과 생육을 자동으로 측정하고 분석한 빅데이터를 토대로 작물이 자라는 데 최적의 환경을 만들고 이를 자료화해 언제 어디서든 원격 관리할 수 있다.

미국·일본·네덜란드·이스라엘 등 농업 선진국은 4차 산업혁명의 기회를 농업 재도약의 디딤돌로 활용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핵심은 ‘빅데이터’ 수집으로 농업 시장 확장 및 신성장 전략 산업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의 클라이밋 코퍼레이션은 농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농가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유럽의 ‘글로벌 농식품 비즈니스 통합 생태계 개발 공동 연구(IoF2020)’는 IoT를 기반으로 유럽의 농식품 전 영역에 정보 네트워크를 구축해 빅데이터를 수집, 활용하겠다는 프로젝트다. 빅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통해 숫자에 근거한 농업으로 변화되면서 농식품 전 분야의 효율성이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네덜란드의 WUR(Wageningen University & Research)에서는 IoT·빅데이터·AI 및 농업 로봇 등 디지털 농업 분야에서 산·학·연·관 혁신형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이스라엘의 프로스페라는 특화된 AI를 기반으로 최적화된 농업 솔루션을 제공하며 클라우드 기반의 데이터 축적으로 분석·예측 정밀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오스트리아의 스막텍은 센서가 내장된 소형 기기를 젖소의 체내에 삽입해 질병과 건강 상태 등을 개체별로 모니터링하면서 데이터를 축적, 분석한다. 개별 가축의 정보와 지역별 기후 정보를 실시간으로 클라우드에 전송, 전 세계 목장의 데이터로 빅데이터를 만들어 활용할 계획이다. 농업 내부의 발전을 뛰어넘어 다양한 분야와 연계된 농업 비즈니스를 창출하기 위해서다.
'농업 테크’로 미래 먹거리 문제 해결
◆인구감소·고령화 해결할 농업 로봇

농축산업 분야에서도 로봇 시대가 열렸다. 농업에 종사하는 인구의 감소와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약화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농업용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전라북도가 농업용 방제 드론과 축사 사료 급이 로봇을, 경상북도가 돈사 관리용 로봇을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실증 테스트에 들어갔다.

전북과 전북테크노파크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시장 창출형 로봇 보급 사업’과 연계해 농축산업용 로봇인 ‘사료 급이 로봇’을 개발, 올해 안에 김제·정읍·완주·고창 등 5개 농장에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사료 급이 로봇은 사람 대신 지능을 가진 무인 로봇이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며 한우 사육에 필수적인 배합 사료 등을 자동으로 공급해 주는 역할을 한다.

전북은 2015년 무인 자율 주행 트랙터와 시설 화훼 자율 운송 로봇, 반자동 방제 로봇 등 농업용 로봇(3대)을 보급했다. 경북도 올해부터 2021년까지 국비·지방비·민자 등 270억원을 들여 정보통신로봇기술(ICRT)과 자동화 농기계 기술 개발 및 기반 구축 사업을 펴고 있다. 경북은 우선 밭에 비닐을 깔거나 과수원에 사람이 없어도 자동으로 약을 살포하는 로봇을 개발 중이다.

또 돼지를 키우는 돈사 관리용 이동형 로봇과 무인 운반차(AGV)도 개발 중이다. 돈사 관리용 로봇은 소독제 살포기와 돈사 바닥면 청소 기구를 탑재한 자율주행 로봇이다. 무인 운반차는 바퀴의 휠·모터·제어기 등이 일체형으로 구성된 스마트 인휠 모터를 기반으로 농촌 작업 환경에 따라 변경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개발된다.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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