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금융소비자 750명 설문 '2018 은행 모바일뱅킹 평가']
해외에서 첫 출시한 뒤 국내시장 진출…혁신적인 휴대전화 번호 송금으로 호평
하나은행 ‘선택과 집중’...원큐뱅크로 국내외 시장 공략
[한경비즈니스=김정우 기자] 시중은행들이 기존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앱)을 하나로 통합하는 이른바 ‘원 앱’ 경쟁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KEB하나은행(이하 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은 그간 출시한 여러 앱들은 ‘원큐(1Q)뱅크’로 일원화해 나가는 모습이다.

‘원큐’라는 명칭은 최고와 통합을 상징하는 ‘1’과 신속하고(Quick) 뛰어난 품질(Quality)을 뜻하는 ‘Q’를 결합해 만들었다. 향후에도 원큐뱅크에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탑재하는 등 ‘선택과 집중’으로 국내시장뿐만 아니라 해외시장까지 선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이 처음으로 원큐뱅크를 출시한 곳은 한국이 아닌 캐나다였다. 2015년 1월 현지인에 초점을 맞춘 원큐뱅크를 선보인 바 있다. 원큐뱅크는 캐나다에서 휴대전화 번호를 통한 개인 간(P2P) 송금, 앱을 이용한 선불카드 발급 등의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다양하게 선보이며 주목을 끌었다.

한국에서는 2016년 2월에서야 원큐뱅크를 내놓았다. 경쟁사들에 비하면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빠르게 시장을 장악하며 안착에 성공했다.

하나은행의 원큐뱅크 앱은 쉽고 빠른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뒀다. 우선 앱 화면부터 상품 특성에 맞는 색상 구분을 통해 고객이 직관적으로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하나은행 ‘선택과 집중’...원큐뱅크로 국내외 시장 공략
빠른 이체 서비스를 도입해 공인인증서나 보안 매체가 없어도 100만원까지 이체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고객 관심 상품이나 영업점 추천 상품을 ‘상품바구니’에서 관리하고 공인인증서나 보안 매체 없이 신규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개인 신용 대출 신청 및 연장 거래도 가능하다.

◆ 그룹 통합 조회 서비스 구축

이와 함께 하나은행은 원큐뱅크 앱을 통해 ‘그룹 통합 조회 서비스’를 구축한 상태다. 앱 하나만 설치하면 증권이나 신용카드 거래까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증권이나 카드 정보에 보다 손쉽게 접근하고자 하는 이용자의 니즈에 부응하기 위해 이런 서비스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원큐뱅크 앱에 로그인하면 하나금융투자나 하나카드의 앱을 따로 실행하지 않아도 증권 거래나 카드 사용 내역 등을 간단하게 조회할 수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용자에게 최적화된 상품 정보를 제공하고 각 사 콜센터로 즉시 연결해 상품에 가입할 수도 있다.

그중에서도 다른 은행 앱들과 구분되는 원큐뱅크만의 가장 큰 무기는 ‘원큐 트랜스퍼’다. 송금 수취인의 거래 은행, 계좌 번호 등을 몰라도 휴대전화 번호만으로 간편하게 송금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원큐 트랜스퍼를 이용하면 수취인 역시 송금 도착 문자를 받은 후 본인이 원하는 수취 방법을 선택해 돈을 받을 수 있다. 또한 기존 송금 방식과 달리 송금인이 송금 시점에 수취인이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 현지 통화로 송금액을 바로 확정해 송금할 수 있다.

1회 최대 송금액은 미화 기준 1만 달러로, 개인 간 송금은 물론 유학생이나 해외 체재자 송금 및 외국인 노동자의 급여 송금 등이 가능하다.

◆ 전화번호만 알면 해외 송금 가능해

현재 하나은행은 호주·인도네시아·캐나다·영국·중국 등 전 세계 80여 개 국가에서 원큐 트랜스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건당 송금 수수료는 송금액이 500달러 이하면 5000원이다. 달러 기준으로 500달러를 초과하면 7000원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송금 수수료는 기존 송금 서비스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낮춘 데다 편의성까지 더해져 이용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수많은 금융 서비스를 탑재한 것도 원큐뱅크의 장점으로 꼽힌다. 하나은행은 사실상 원큐뱅크 앱 하나로 모바일 채널을 통일해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용 대출만 23개 상품을 운영하며 뱅커론·하나멤버스론·공무원·군인 대출 등 오프라인의 세분화된 상품 분류를 그대로 옮겼다.

◆정윤태 KEB하나은행 디지털마케팅부 부장 “이체 절차 더욱 간소화해 나갈 것”

▶원큐뱅크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과정이 궁금합니다.

“원큐뱅크 앱을 개발하는 데 약 6개월이 소요됐습니다. 디자인 컨설팅과 시스템 통합 개발 과정을 거쳐 앱이 완성됐어요. 우선 디자인은 스프린트 워크숍을 통해 개선 사항과 목표를 설정했고 이를 토대로 시제품을 완성했죠. 이렇게 완성된 시제품을 일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테스트한 뒤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와 영업점 현장 방문 조사, 직원들의 의견 수렴, 임원 면담 등을 통해 수집된 개선 사항도 디자인에 반영했습니다. 특히 사용자 편의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했어요. 단순한 화면 구성, 빠른 프로세스, 재미있는 서비스를 목표로 했습니다.”

▶개발 과정에서 시행착오와 우여곡절도 많았을 것 같습니다.

“의도한 개념이 디자인에 잘 반영되지 않아 디자인 자체를 재설정하는 과정을 거치기도 했어요. 또 사용자의 니즈를 고려해 정보를 나열해야 한다는 목표를 반영하는 과정에서 기존 전산 환경과의 접목에도 어려움을 겪었죠. 이에 따라 개발 기간이 당초 예상보다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도 여러 부서 및 직원들의 다양한 협조를 통해 목표한 수준의 앱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인터넷 전문은행의 스마트 뱅킹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위기감이 전혀 없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하나은행은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가 있고 숙련된 콜센터 전문 상담원이 신속히 응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면 상담이 가능한 오프라인 영업망이 촘촘하다는 강점을 살릴 수 있도록 비대면 서비스를 구상했습니다. 따라서 크게 우려하지는 않습니다.”

▶스마트 뱅킹 사용에 불편을 느끼는 노인 등에 대한 대책은 없습니까.

“나이가 많은 이용자들은 입력해야 하는 불편과 보안 매체를 소지해야 한다는 문제를 갖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계좌 이체와 상품 가입 등의 기본 거래에서 공인인증서와 보안 매체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도록 했습니다. 현재도 이체 절차를 더 간소하게 하는 방안 등에 대해 추가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미래의 스마트 뱅킹 앱을 예측한다면.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서비스를 통해 지금보다 더 세심한 개인 맞춤형 앱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현재도 로보어드바이저(인공지능 자산 관리) 서비스가 펀드 업무에 이미 도입됐고 연금 등에도 확대 적용될 예정입니다. 앞으로 상담 서비스에도 추가 도입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를 통한 비대면 업무 전반에 걸친 큰 폭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블록체인도 전통적인 금융업의 영역에 상당한 변화를 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enyou@hankyung.com

[커버스토리 '2018 은행 모바일뱅킹 평가' 기사 인덱스]

-'리딩 뱅크 경쟁' 점포에서 모바일로 전선 이동
-2018 은행 모바일 뱅킹 앱 평가 1위 '신한'
-국민, '리브' 시리즈로 간편 금융 앱 평정
-신한, 통합 슈퍼앱 '신한 쏠'…뱅킹·상담 동시에 해결
-하나, '선택과 집중' 원큐뱅크로 국내외 시장 공략
-우리, '위비뱅크' 생체인증 등 다양한 신기술 전략
-NH, 은행·지주 '투 앱' 전략…맞춤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