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1168호 (2018년 04월 18일)

소비자 사로잡은 수소전기차 ‘넥쏘’

[커버스토리 : '긍극의 친환경' 현대차 넥쏘의 질주]
- 예약 판매 첫날에만 733명 몰려…출시된 친환경차 중 기술 완성도 ‘최강’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733대. 3월 19일 현대차가 예약 판매에 나선 2세대 수소전기차(FCEV) 넥쏘의 첫날 계약된 차량 숫자다.

한 번 충전에 609km를 달릴 만큼 기술력이 갖춰졌고 ‘수소전기차는 비싸다’는 인식을 뒤엎은 가격(6890만원)이 공개되자 너도나도 구매 의사를 밝혔다. 3월 말 현재까지는 총 1164대가 계약됐다.

유독 첫날 많은 계약이 이뤄진 것은 수소전기차에 배정된 정부 보조금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정부보조금 3500만원을 받으면 실제 구매가는 3390만원에 불과하다.

올해 환경부가 책정한 수소전기차 보조금 예산 158대분, 지난해 이월된 보조금을 더해도 총 240여 대밖에 안 돼 취소분이 나올 가능성이 높지만 수소전기차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충분히 확인된 셈이다.

◆ 5분 충전에 600km ‘무한질주’

충전소 등 아직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도 수소전기차 넥쏘가 주목받은 가장 큰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충전 시간’과 ‘주행거리’다. 친환경차의 주류로 꼽히고 있는 전기차와 비교하면 이해하기가 쉽다. 전기차는 급속과 저속 충전 방식이 있는데 전자는 약 2시간, 후자는 8시간 이상 충전기를 꽂아 둬야 한다.

이렇게 충전하고도 달릴 수 있는 거리는 현재 200km 안팎이다. 올 하반기에 등장하는 이른바 3세대 전기차는 400km가 넘는 수준이다.

반면 수소전기차는 수소를 주입하는데 평균 5분이면 충분하다. 배터리 효율성이 높아 총 주행 가능 거리도 일반 전기차보다 우수하다. 현대차 넥쏘는 5분 수소 주입으로 600km를 거뜬하게 달린다. 이 때문에 수소전기차는 전기차를 넘어선 궁극적인 대안으로 통한다.

둘째는 ‘친환경’이다.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가운데, 수소전기차 넥쏘의 공기 정화 기능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넥쏘를 1시간 운행하면 공기 26.9kg이 정화된다. 성인(체중 64kg 기준) 1명이 1시간 동안 호흡하는 데 필요한 공기량은 0.63kg이므로 넥쏘가 1시간 동안 걸러 내보낸 공기(26.9kg)로 42.6명이 1시간 동안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셈이다.

단순 계산대로라면 넥쏘 10만 대가 2시간(승용차 기준 하루 평균 운행 시간) 달리면 성인 35만5000여 명이 24시간 동안 호흡할 공기, 845만 명이 1시간 동안 마실 수 있는 공기를 정화한다. 845만 명은 서울시 전체 인구 985만 명의 86%에 해당한다.

넥쏘는 수소 탱크의 수소를 연료전지 스택(전기 발생 장치)에 보내 공기 중의 산소와 결합, 전기를 일으켜 모터를 구동한다. 쉴 새 없이 전기 화학반응이 일어나는 연료전지 스택은 내구성을 확보하기 위해 청정 공기만 사용하는데, 이를 위해 넥쏘는 3단계 공기 정화 시스템을 갖췄다.

우선 넥쏘에 유입된 공기는 공기 필터(먼지·화학물질 포집)를 거치면서 초미세먼지 97% 이상이 걸러지고 둘째로 막 가습기(가습막을 통한 건조 공기 가습)의 막 표면에서 초미세먼지가 추가로 제거된다.

마지막으로 연료전지 스택 내부 미세 기공 구조의 탄소섬유 종이가 들어있는 탄소기체확산층(공기를 연료전지 셀에 골고루 확산시키는 장치)까지 통과하면 초미세먼지의 99.9% 이상이 걸러지고 깨끗한 공기만 배출된다.

마지막 셋째는 ‘연료의 무한성’과 ‘가격 경쟁력’이다. 수소는 우주 질량의 75%를 차지하는데, 사용 후 다시 물로 재생돼 사실상 무한하다. 현재 수소연료의 평균 공급가격은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kg당 평균 가격은 6000~8000원 선이다.

6.33kg 충전 용량을 갖는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에 가득 충전하려면 최대 5만원 정도가 든다. 넥쏘의 복합 연비가 kg당 96.2km라는 것을 감안하면 휘발유보다 조금 저렴하고 경유보다 조금 비싼 수준이다.

현재 한국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은 메탄가스를 고온·고압에서 수증기로 분해하는 방식이 주로 쓰인다. 이때 분해하는 과정에서 전기에너지 비용이 든다. 또 다른 생산 방식은 석유 정제 공정이나 제철소 코크스 공정에서 수소가 부생 생산되기도 한다. 이때는 별도 비용이 들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소 가격이 비싼 이유는 운반하는 차량 유지비용과 지정된 저장소가 없어 수소 보관 탱크를 임대하는 비용이 가격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사실상 수소 자체에는 거의 비용이 들지 않는다. 앞으로 수소차가 본격 보급돼 인프라가 확충되면 수소 가격은 더욱 떨어지게 된다.



◆ 경쟁사 압도하는 한 수 위의 ‘기술력’

넥쏘의 기술력도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수소전기차는 일본 도요타의 ‘미라이’와 혼다의 ‘클래리티’다. 두 차량 모두 넥쏘와 같은 수소전기차로 직접적인 경쟁 상대이며 이미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다.

2014년 출시된 미라이는 글로벌 누적 판매량 5300대(2017년 말 기준)를 기록, 미국·일본 수소전기차 시장 기반을 다지는 중이고 혼다는 미라이 선행 전략을 토대로 시장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넥쏘는 후발 출시임에도 불구하고 이들 차량에 비해 성능 면에서 앞서고 있다. 2013년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현대차가 서두르지 않고 품질 완성도에 신경을 쓴 결과다.

특히 주행거리 성능이 우위를 점한다. 넥쏘는 한 번 충전에 항속거리 609km를, 미라이는 502km, 클래리티는 589km를 각각 달릴 수 있다. 이는 넥쏘가 경쟁 모델보다 10% 이상 큰 수소 탱크를 장착했기 때문이다.

또한 넥쏘는 유일하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제작돼 공차 중량이나 트렁크 용량 등에서는 뛰어난 경쟁력을 확보했다. 차 무게나 실내 공간 활용 측면에서는 넥쏘가 가장 유리하다는 평가다.

넥쏘의 전기모터는 최고 163마력(120㎾), 최대 40.3kg·m의 토크를 발휘한다. 미라이는 최고 154마력(113㎾), 최대 34.2kg·m, 클래리티는 최고 170마력(130㎾), 최대 30.6kg·m이다.

성능 대비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넥쏘가 우위다. 앞선 제원에 넥쏘 6890만원, 미라이 6300만원, 클래리티 7680만원이다. 이는 현대차가 연료전지 3대 핵심 기술(MEA·분리판·GDL) 중 난도가 가장 높은 전극막 접합체(MEA)와 금속 분리판을 독자 개발했기에 가능했다.

지금까지는 흑연을 깎아 만든 두꺼운 분리판을 사용했지만 금속 분리판의 개발로 분리판 두께를 0.1mm 이하로 줄였다. 공정 간소화로 시간과 비용이 절감되는 구조다.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부피도 크게 줄면서 차량 경량화에도 유리하다.

현대차 충주 공장에 전용 생산 라인을 구축하며 핵심 부품 양산력도 갖췄다. 여기에 일본 도요타만 유일했던 수소 저장 탱크 개발과 양산까지 가능한 국내 파트너사까지 확보했다.

이 회사와 협력을 통해 탄소섬유에 에폭시·열가소성 수지 등을 합침시켜 만든 탄소 복합 소재와 필라멘트 와인딩(filament winding) 공법으로 고가의 고강도 탄소섬유를 적용한 도요타 수소 탱크보다 양산비용이 크게 저렴하다.

반면 도요타의 미라이는 수소를 70MPa(약 700기압)의 고압으로 저장하기 위해 자체 연료전지 스택을 3층 구조(3D fine mesh flow)로 하고 탄소섬유 강화플라스틱 등을 핵심 소재로 활용했다.

이전 모델인 ‘도요타 FCHV-adv’에 탑재한 고압 수소 탱크에 비해 탱크 저장 성능을 약 20% 향상시켰다. 이를 통해 2014년 업계 최초로 탱크 중량에 대한 수소 저장량 비율 5.7wt%(웨이트 퍼센트)를 실현했지만 현재는 넥쏘·클래리티도 같은 비율의 고압 기술을 확보한 상태다.



◆ [시승기] 1kg 수소 충전 1분이면 ‘OK’…주행감도 인상적

현대차가 내놓은 2세대 수소전기차(FCEV) ‘넥쏘’는 디자인부터 미래 지향적이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수많은 브랜드 차들 중에서도 독특함이 손에 꼽힐 정도다.

문을 열기 위해 다가가자 차 문에 숨겨 있던 손잡이가 자동으로 튀어나왔다. 운전석에 앉자 조수석과의 사이에 자리 잡은 브리지 타입의 센터콘솔이 눈에 띄었다.

기어봉 대신 버튼식 변속기 조작 장치와 공조장치 등이 탑재된 센터콘솔을 보니 차가 아닌 비행기에 탑승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가속페달을 지그시 누르자 소리 없이 차가 출발했다. 차가 달린다는 느낌보다 미끄러진다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부드러움 주행감이 인상적이다. 고속 주행도 매끄럽다.

가속폐달을 세게 밟자 한 번에 치고 나가는 힘은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속도계는 시속 100km를 넘어 고속으로 치달렸다. 제원에 나와 있는 넥쏘의 최고 속도는 시속 179km다. 한계치 근처까지 큰 무리 없이 달릴 수 있어 보였다.

주행 모드는 ‘노멀’과 ‘에코’ 두 가지를 제공하는데, 체감되는 부분은 크지 않다. 전기차와 비교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는 충전을 해봤다. 수소 충전소에서 1kg의 수소를 채우는데 걸린 시간은 1분 남짓.

5분 정도면 넥쏘의 수소 탱크(6.33kg)를 완전 채우는 것이 가능했다. 현대차가 공개한 넥쏘의 공식 연비는 kg당 96.2km다. 지역별 수소 가격이 천차만별이지만 kg당 수소 가격이 1만원 이내로 책정되면 경유차보다 연비 면에서 경쟁력이 있다.

현대차는 넥쏘를 ‘미래 기술력이 집대성된 친환경차’로 소개했다. 회사의 첨단 기술력을 집약해 운전의 편리성과 안전성을 한층 높였다는 설명이다. 특히 주행 중 차로를 변경하기 위해 깜빡이(방향지시등)를 켜면 계기판에 후방 카메라 화면이 자동으로 켜지는 기능이 인상적이었다.

또 차에서 내려 스마트키로 주차와 출차가 가능한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RSPA)’와 자동차전용도로·일반도로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기능이 강화된 ‘차로 유지 보조(LFA)’ 등 편의·안전 사양도 대거 탑재됐다.

cw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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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8-04-18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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