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기적을 만드는 최강의 혁신팀27] GS건설 프리콘팀
[GS건설 프리콘팀]설계단계에서 3D 가상시공…공사비 줄이고 투명성 높여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팀원들의 평균연령 43세. 사원이나 대리가 한 명도 없는 과장이 막내인 곳. 바로 GS건설의 ‘프리콘(Pre-Con)’팀이다.

‘공사(Construction) 전에 미리(Pre) 가상으로 건설 한다는 뜻’으로 팀명이 만들어진 이 팀은 GS건설 내에서도 최고의 실력자들만 뽑아 놓은 최강의 부서다.

팀원들의 각 분야 업력이 평균 15년에 달한다. 프로젝트 기획·설계 단계부터 불확실성이나 리스크를 사전에 제거하는 업무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업력과 노하우가 없으면 팀원이 될 수 없다.


◆ 임병용 사장이 직접 만든 혁신 부서


GS건설의 프리콘팀은 2013년 7월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만들어졌다. 2012년 취임한 임병용 사장의 지시였다.

1조원대의 ‘빅 배스(전임 최고경영자의 재임 기간 동안에 누적된 손실이나 향후 잠재 부실 요소까지 회계장부상에서 최대한으로 털어버림)’를 단행하고 근본적인 해법을 고민할 때였다.

임 사장은 대안으로 프리콘 설계 도입과 발주·설계·시공 등을 함께 처리할 수 있는 부서 설립을 구상하고 부서원들을 직접 선발했다. GS건설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인재들을 발탁해 프리콘팀에 배치했다. 철저한 능력 검증 때문에 팀이 만들어지기까지 1년 가까운 시간이 소요됐다.


첫 출발은 20명 규모였지만 지금은 팀원이 8명이다. 5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면서 프리콘팀이 자리 잡았고 사업의 효율성을 위해 건축SC(스마트 컨스트럭션)팀이 분화됐다.

지금의 진화된 프리콘팀은 협업 기능, 코디네이터 역할, 프로젝트에 따라 태스크포스(TF) 형식의 조직으로 유연하게 운영 중이다.

현재 팀 구성은 영업과 기획을 총괄하는 한태희 팀장(차장)을 헤드로 2개의 파트를 두고 있다. 제1 파트는 사업개발 파트로 조성원 부장, 이현주 차장, 김민수 과장이 포진해 있고 수행 지원(현장 업무)을 담당하는 제2 파트는 서승종·전은배 부장, 박용수 차장, 문강태 과장이 활약 중이다.

차장급 팀장이 헤드를 맡고 있는 이유는 팀의 특수성 때문이다. 프리콘팀은 여러 분야의 기술을 모아 기획부터 영업까지 모두 담당해야 한다. 이 때문에 설계·영업·기획은 물론 현장 근무까지 두루 섭렵한 한 팀장이 리더를 맡고 있고 그 밑에서 엔지니어 출신의 부장들이 각자 전문 기술로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프리콘팀의 분위기는 일반 건설사 조직과 다르다. 건설업에는 톱다운 방식의 지시형 조직이 대부분이다. 건설 현장이 많아 사고 위험을 막기 위해 규율이 엄격하다. 반면 프리콘팀은 수평적 협의 조직의 성격을 띤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인 만큼 개개인의 의견을 존중하고 인정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GS건설 프리콘팀은 독보적인 기술력을 과시하며 건설 부문의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설계 단계에서 3D 설계도 기법을 활용해 가상 시공을 실행한다. 이를 통해 설계 오류나 발주자의 시공 간섭 등에 따른 설계 변경 가능성을 최소화했다.

대개 발주자는 시공사와 공사비 상한(총액 보증 한도)을 설정해 계약하기 때문에 설계변경은 곧바로 공사비 증가로 이어진다. 공사비 절감분은 계약 방식에 따라 발주자와 시공사가 일정 비율로 공유할 수 있다.

사후 정산 과정에서 공사비 내역이 발주자에 공개돼 사업 관리의 투명성과 신뢰도도 높아진다.

◆ 선진국형 계약 시스템으로 건설 문화 바꾼다

GS건설 프리콘팀은 2015년 하나금융그룹 통합데이터센터 신축 공사를 국내 최초로 프리콘 방식으로 수주하면서 업계 선진 계약 시스템 도입을 이끌어 냈다.

설계 단계에서 발주자·시공자·설계자의 공동 노력으로 협의된 목표 금액을 달성하면 시공자의 이익을 보장해 주는 방식으로 계약했다.

이는 직접 공사비는 확보하면서 협의된 도급 금액 초과분에 대해서는 시공사가 책임지는 방식이기도 하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일반화됐지만 국내에서는 GS건설이 최초로 도입했다.


GS건설은 지난해 4월에도 프리콘 방식으로 약 715억원 규모의 대구은행 DGB혁신센터 신축 공사를 수주해 민간 부문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공 부문에서도 GS건설의 독보적인 프리콘 기술력은 정평이 나 있다.

GS건설은 2017년 6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프리콘 방식으로 발주한 2281억원 규모의 시흥 은계 S-4BL 공공주택 건설공사를 수주했다.

경기도 시흥시 은행동 115 일원에 지하 1층~지상 15~29층, 17개 동, 전용면적 51~84㎡, 1719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를 건설하는 것으로 국내 공공 공사 중 최초로 프리콘 방식이 적용됐다.

한 팀장은 “프리콘 방식은 최적의 건설 프로젝트 운영 방식으로 평가받는 만큼 활성화되면 그동안 분쟁과 갈등이 끊이지 않던 건설 문화가 획기적으로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wy@hankyung.com


[커버스토리=기적을 만드는 최강의 혁신팀 27 기사 인덱스]
파트1. 쉼 없는 혁신 열정
-GS건설 프리콘팀
-아모레퍼시픽 미래기술랩
-롯데백화점 인플루언서커머스프로젝트팀
-카카오 디지털아이템팀
-미래에셋대우 글로벌주식본부
-CJ제일제당 패키징센터
-빙그레 데어리팀
-넥슨 콘텐츠사업팀
파트2. 누구도 상상 못한 신사업
-이마트 피코크개발팀
-세정 미래유통콘텐츠팀
-SK텔레콤 오픈콜라보센터
-CJ대한통운 W&D본부 환경사업팀
-GS칼텍스 위디아팀
-웨스틴조선호텔 RSP팀
파트3. 차별화로 고객 감동
-BMW코리아 드라이빙센터팀
-하나카드 마케팅프로그램실행팀
-아시아나항공 캐빈특화팀
-LG유플러스 고객언어혁신팀
-롯데호텔 ACE팀
파트4. 디지털 전환의 최전선
-효성ITX R&D센터
-신한은행 빅테이터센터
-NH투자증권 디지털본부
-스타벅스 코리아 디지털기획팀
-현대중공업 ICT기획팀
-롯데제과 AI팀
-농협중앙회 농협미래농업지원센터
-현대상선 PI추진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