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기적을 만드는 최강의 혁신팀27] 신한은행 빅데이터센터
[신한은행 빅데이터센터]첫 작품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로 화제
(사진) 신한은행의 빅데이터센터를 이끄는 사람들. 김봉구(왼쪽부터) BD솔루션팀 수석, 문일호 BD사업팀 수석, 김철기 본부장, 정덕원 BD플랫폼팀 수석.

[한경비즈니스=정채희 기자] “2018년은 디지털 영업의 원년입니다.”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올 초 신년사에서 미래를 위해 가장 역점을 둬야 할 것은 ‘디지털 신한’이라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의 급격한 변화를 경험하고 있는 시기에 디지털을 통해 금융업의 변화를 주도해야 미래의 신한을 준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신한은행의 목표이자 더 나아가 신한금융그룹의 지향점이기도 한 ‘디지털 신한’의 매개체는 빅데이터다. ‘디지털 신한’이 시작되는 곳, 빅데이터센터를 찾았다.

33인의 빅데이터·금융전문가 포진

신한은행은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영업 등으로 대표되는 신금융의 기초가 데이터라고 보고 데이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2016년 4월 국내 은행 최초로 빅데이터센터를 열었다. 출범 당시만 해도 센터의 역할은 크지 않았다.

신한금융그룹 내 데이터를 활용한 데이터 가치 창출과 고객관리(CRM) 관점에서의 마케팅 지원이 주 업무였다. 출범 2년을 맞은 지금은 다른 업종이나 공공기관 등 외부 제휴까지 서비스를 넓히며 센터의 위상을 높여 가고 있다.

변화의 시작은 ‘빅데이터 전문가’ 김철기 본부장을 영입하면서부터다. 김 본부장은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등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15년 이상 근무하며 실무 경험을 쌓았고 한국금융연수원 교수로 재직하면서 빅데이터와 통계분석, 알고리즘 개발 등을 가르친 자타 공인 ‘빅데이터 전략가’다.

그런 그가 지난해 6월 학계를 떠나 신한은행에 새로 둥지를 튼 것은 빅데이터센터의 경쟁력을 자신했기 때문이다.

“빅데이터센터에는 빅데이터 협업 전문가와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 그리고 이를 한데 아우를 수 있는 빅데이터 전략가가 필요합니다. 그래야만 방대한 데이터에서 가장 이상적인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죠(김철기 본부장).”
[신한은행 빅데이터센터]첫 작품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로 화제
김 본부장이 ‘자랑’하는 빅데이터센터는 빅데이터(BD) 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BD사업팀’을 비롯해 인공지능(AI)과 딥러닝 등 신기술을 도입·활용하는 ‘BD솔루션팀’, 빅데이터 인프라와 데이터 거버넌스를 수립하는 ‘BD플랫폼팀’ 등 총 3개 팀으로 구성돼 있다.

‘빅데이터 전략가’인 김 본부장을 뒷받침해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 김봉구 BD솔루션팀 수석, ‘빅데이터 협업 전문가’ 문일호 BD사업팀 수석, ‘ICT 전문가’ 정덕원 BD플랫폼팀 수석 등 총 33명의 빅데이터와 금융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다.

‘금융권 최초 AI 코어 플랫폼 도입’, ‘고객 통합 접점 정보 활용 체계 구축’, ‘비정형 데이터 분석’ 등 올해로 출범 2년을 맞은 신한은행 빅데이터센터가 쏟아낸 의미 있는 기록들 역시 이들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정덕원 수석은 “이번 ‘AI 코어 플랫폼’ 도입으로 다른 기업에서는 대개 플랫폼을 구입해 사용하지만 신한에서는 100% 오픈소스를 구축함으로써 은행 내부에서 모든 데이터를 관리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며 “앞으로도 사업팀과 솔루션팀이 실제 비즈니스 모델링을 하는데 집중할 수 있도록 BD플랫폼팀이 모든 IT요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일호 수석은 “이전에는 고객의 성별이나 연령, 거래실적 등의 단편정보를 놓고 분석해 정보의 활용도가 매우 낮았다”며 “고객 통합 접점 정보 활용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가령 신한마이카(은행자동차대출서비스)의 특정 연령대 고객이 중고차를 재구매할 때 평균 몇 개월이 걸리는지 등을 효과적으로 분석해 재가입시 가산금리 혜택을 얼마 더 준다 등의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33명의 센터 구성원 모두가 빅데이터 전문가는 아니다. 데이터 분석을 위한 통계·수학적 지식,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과 운영을 위한 IT 지식, 신사업 발굴과 추진을 위한 전문가들 외에도 특수한 금융권 환경에 맞춰 은행의 데이터를 잘 알고 있는 직원들이 함께 협업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은행의 데이터는 다른 산업과 비교해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현업을 충분이 이해할 수 있느냐가 빅데이터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관건”이라며 “빅데이터를 다루려면 전문 지식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자체 센터 내 교육을 통해 분석 역량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빅데이터센터]첫 작품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로 화제
◆지원 업무에서 수익의 중심으로


올해로 빅데이터센터 출범 2년 차. 첫 반향을 일으킨 것은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다. 전국 만 20~64세 금융 소비자 2만 명을 대상으로 금융 생활 전반에 대해 조사한 것으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나’의 생활수준과 비교해 볼 수 있어 일반에 인기가 높다.

2017년 출간한 보고서가 금융 데이터 지표를 통해 나와 남, 우리의 경제생활을 보여주는 데 중점을 뒀다면 올해부터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사업 모델 발굴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김 본부장은 이를 ‘보고서의 뒷단에 주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는 이미 하나의 ‘브랜드화’됐다”며 “이제는 보고서의 분석 결과를 다양한 금융 서비스에 접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전국 영업점에 설치된 디지털 창구를 통해 고객이 다른 사람들의 금융 생활을 직접 비교 파악할 수 있는 ‘피어그룹상담지원시스템’을 금융권 최초로 열었다.

앞으로는 이를 신한은행의 스마트 금융 애플리케이션(앱)인 ‘쏠(SOL)’에도 접목해 금융 빅데이터 지도를 완성할 계획이다.

올 3월 발간된 ‘서울시 생활금융지도’ 역시 빅데이터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센터가 내놓은 둘째 작품이다. 고객의 방대한 금융거래 데이터를 분석해 서울시 각 지자체별 고객들의 소득·소비·저축 등 생활 금융 현황과 연령·업종·지역별 특성을 도출했다.

센터는 서울시를 시작으로 전국의 주요 지역별 생활 금융 지도를 만드는 대규모 빅데이터 프로젝트에 착수할 계획이다.

김 본부장은 “본부장 취임 후 방대한 데이터 중 금융권에서 가장 필요하고 가치 있는 데이터(코어 데이터)가 무엇일지 가장 많이 고심했다”며 “금융권의 코어 데이터가 이종 산업과 연계되면 더 많은 시너지 효과가 발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금융권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데 상당한 제약이 따른다는 점이다. 최근 금융 당국은 빅데이터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올 상반기 중에 신용정보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데이터 활용 제약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 훨씬 더 많은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봐요. 그때에는 더 좋은 금융의 빅데이터 스토리를 만들어 낼 수 있겠죠(김철기 본부장).”

[커버스토리=기적을 만드는 최강의 혁신팀 27 기사 인덱스]
파트1. 쉼 없는 혁신 열정
-GS건설 프리콘팀
-아모레퍼시픽 미래기술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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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디지털아이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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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2. 누구도 상상 못한 신사업
-이마트 피코크개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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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틴조선호텔 RSP팀
파트3. 차별화로 고객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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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호텔 ACE팀
파트4. 디지털 전환의 최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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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ICT기획팀
-롯데제과 AI팀
-농협중앙회 농협미래농업지원센터
-현대상선 PI추진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