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1171호 (2018년 05월 09일)

“1인 미디어는 ‘유통혁명’… 자극적 소재보다 꾸준함 필수”

[커버스토리: '1000만 명을 움직이는 나' 인플루언서 시대] 
-‘1인 미디어의 유재석’ 대도서관...동영상 플랫폼 시장의 판도 바꿔



[한경비즈니스=김영은 기자]‘1인 미디어계 유재석, 엄마가 허락한 유일한 방송.’ 콘텐츠 크리에이터 ‘대도서관(40·본명 나동현)’을 따라다니는 별명이다.

대도서관은 구독자 수 170만 명, 누적 조회 수는 10억 뷰에 가까운 독보적인 스타다. 그와 함께 작업한 기업은 셀 수 없을 정도다. 대도서관 채널의 구독자나 영상 조회 수는 더 이상 큰 의미를 갖지 않는다.

대도서관은 뉴 미디어 콘텐츠 시장 전체를 대표하고 이끌어 가는 상징적인 인물로 자리 잡았다. 업계·학계·정부·언론 등 게임이나 콘텐츠 시장에 대한 담론을 나누는 자리에도 빠지지 않는다. 그의 콘텐츠 제작 노하우를 담은 ‘유튜브의 신’은 예약 판매로만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5월 2일 최근 이사한 삼성동 집에서 대도서관을 만났다. 그는 자신을 ‘정말 평범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예능 같은 게임 방송 


(사진=서범세 기자) 

대도서관이 어린 시절부터 즐겨 하던 공상은 기획의 시작이 됐다. “‘나라면 저걸 어떻게 했을까’ 늘 고민했어요. 잘하는 게 있다면 남들보다 조금 더 재밌게 말하고 조금 더 재밌게 게임하는 능력이 있는 것 같아요. 사실 사회적으로 보면 아무런 쓸모가 없는 능력이잖아요. 하지만 이제 이런 능력도 돈이 되고 커리어가 될 수 있는 시대가 온 거죠.”

대도서관 인생의 터닝 포인트는 군 제대 후다. 당시 세이클럽에서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던 대도서관은 우연히 e러닝 회사에서 일을 시작했다. 그때 기획자라는 직업을 보고 꿈을 키웠다.

이후 고졸 학력으로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근무했다. 싸이월드로 세상을 들썩이게 만들었던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대기업의 프로세스를 배웠고 점심시간 때마다 모여 사업 아이템을 구상했다.

“사업을 하는 데는 고졸이라는 학력이나 토익점수가 전혀 문제되지 않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막상 부닥쳐 보니 걸림돌이 됐죠.” 

그는 이때부터 ‘나 자체를 브랜드화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대도서관이 찾은 길은 ‘인터넷 방송’이었다. “당시 인터넷 방송은 B급을 넘어 C급 수준이었어요. 정말 자극의 극한에 있었죠. 저는 거기에서 자극적이지 않고 매너 있지만 재미있는 방송을 해보고 싶었어요.” 그의 나이 33세 때의 일이다.

대도서관 게임 방송의 특징은 스토리텔링이다. 다른 게임 방송이 게임을 잘하는 사람들의 공략법 위주라면 대도서관은 게임을 못하는 사람도 볼 수 있는 방송을 만들었다. 그 덕분에 여성 시청자 층이 절반을 넘는다. 

1인 미디어 1세대인 대도서관은 새로운 땅을 일구기 위해 산업 환경을 만들어 나갔다. 그는 국회, 언론, 다른 산업과 커뮤니케이션하는 자리마다 발 벗고 나섰다.

광고주를 설득하며 콘텐츠 광고에 대한 인식도 변화시켜 나갔다. “1인 미디어가 영향력을 가지려면 우리만이 할 수 있는 기획과 연출이 필요해요. 우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언어를 우리가 제일 잘 알기 때문에 광고주들을 설득했죠. 처음엔 그 판을 깔아놓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아프리카TV에서 유튜브로 옮겨



그는 동영상 플랫폼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데에도 앞장섰다. 아프리카TV 대표 BJ로 활동했던 대도서관은 지난해 12월 후원을 통한 수익 구조의 한계를 느껴 유튜브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자 많은 크리에이터가 대도서관을 따라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저는 플랫폼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유튜브를 택했어요. 기존 플랫폼의 권력 구조라든지 후원을 통한 수익에 한계를 느껴왔었죠. 영상 콘텐츠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유튜브로 가는 게 더 옳은 판단이라고 생각했어요.” 

대도서관은 1인 미디어가 ‘미디어 혁명’이 아닌 ‘유통혁명’이라고 정의했다. 10년 전에도 동영상 열풍이 불었다. 싸이월드와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사용자 제작 콘텐츠(UCC)가 꽃피웠다. 하지만 지금처럼 새로운 직업군이나 산업이 발전하지는 못했다. 수익 모델도 없었다. 

1인 미디어 시장은 다르다. 한 인플루언서가 영상이라는 상품 콘텐츠를 만들면 서울·제주·미국 등 다양한 곳에서 이를 시청한다. 

“한국에서 보는 사람에겐 한국 광고가, 미국에서 보는 영상엔 미국 광고와 미국 달러가 일본에서는 일본 광고와 엔화가 붙어요. 앉아서 무역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죠.” 

콘텐츠를 만들고 유통하고 홍보하는 과정도 사라졌다. 그야말로 ‘소비자 직거래’가 이뤄지는 셈이다. 이러한 혁명은 구글 애드센스 시스템으로 광고 수익 모델이 구성되는 유튜브가 있기에 가능했다. 

그가 독보적인 콘텐츠를 제작하는 비결은 뭘까. 그는 오히려 단순하게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우리가 아티스트라는 생각을 버려야 해요. 대단한 영상을 올리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 갖춰진 기획이죠. 그렇기에 큰 주제보다 소재에 집중해야 해요. 주제가 커피라고 한다면 ‘오늘은 루왁 커피를 마셔봤어요’에서 끝나도 돼요. 오히려 콘텐츠를 만드는 데 간편하고 거리낌이 없어야 하죠.”

1인 미디어계의 유재석이라고 불리는 만큼 시청자들이 대도서관에게 갖는 기대와 도덕적인 잣대도 높다. 지금 그가 서있는 위치에 대한 부담이나 고민도 많다.

“시청자들과 직접 소통하기 때문에 1인 미디어가 공중파보다 더 힘들 때도 많아요. 특히 생방송은 내뱉는 즉시 거기에서 끝나는 거예요. 말을 주워 담을 수 없기 때문에 완벽하지 않더라도 시사 상식이나 정치적 발언에도 더 많이 신경 쓰죠.”  

그는 1인 미디어 시장의 발전을 위해 자정작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회 수가 곧 수익이라는 편견이 있던데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자극적인 내용이나 제목은 광고주들이 기업 이미지 때문에 기피해요. 1인 미디어 시장에 자정작용이 없다면 딱 거기서 멈출 수밖에 없어요,” 

1인 미디어 시장이 이미 ‘레드오션’이라는 말도 있다. 하지만 이는 1인 미디어를 돈 버는 수단으로 바라보는 이들의 생각이라는 게 대도서관의 ‘반박’이다. “방송을 통해 돈보다 얻어갈 수 있는 것이 더 많아요. 성취감·취미생활·소통·자기표현 등이죠.” 

수익적으로도 아직은 가능성이 충분하다. 키워드 검색보다 동영상 검색이 각광받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생방송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기획된 편집 동영상 콘텐츠를 꾸준히 올리는 게 중요해요. 또 아이들의 주요 매체가 된 만큼 어른들도 이 분야를 공부하고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함께 조언해 주며 발전해야 한다는 숙제가 있죠.” 

그는 1인 미디어가 발전하는 만큼 기존 미디어의 퀄리티와 신뢰도도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히려 기존 미디어에서 1인 미디어의 감성을 더 세련되게 풀어내는 곳도 있어요. 요즘 세대에 맞게 세분화된 콘텐츠가 많이 생겨난다면 두 매체가 함께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kye02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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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18-05-10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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