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소비자가 뽑은 '2018 최고의 프랜차이즈']
- 치킨 전문점 1위 교촌치킨


[한경비즈니스 = 차완용 기자] 치킨집은 ‘프랜차이즈의 정글’로 불린다. 경쟁이 치열하다. 전국에 3만6000개가 넘는다. 전 세계 맥도날드 매장 수와 맞먹는다. 서울은 반경 1km 이내에 치킨집이 평균 8.5개 있다. 3곳 중 1곳은 3년도 안 돼 망한다.
메뉴 차별화도 쉽지 않다. 이런 ‘정글’에서 교촌치킨은 몇 년째 가맹점당 매출과 본사 매출 모두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교촌치킨은 폐점률이 1%를 넘지 않는다.
교촌치킨, 가맹점당 연매출 ‘5억’…철저한 상권 보호로 폐점률 1% 미만
◆ 점포 수 1000개서 크게 안 늘려

교촌치킨의 성공의 밑바탕은 상생이다. 프랜차이즈는 업의 특성상 본사 홀로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 가맹본부·가맹사업자·파트너사 등 이해관계인들이 톱니바퀴처럼 엮여 있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교촌치킨은 철저한 가맹점 상권 보호 정책을 펼치고 있다. 교촌치킨 매장은 2003년 이후 지금까지 950~1050개에 머물러 있다. 가맹점주끼리 영업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배달 가능한 지역을 인구 1만7000~2만5000명 사이로 철저히 제한한다. 이런 기준에 맞지 않으면 절대 가맹점을 내주지 않아 대기자만 항상 200~300명씩 줄을 서 있다.

철저한 상권 보호 정책은 가맹점 경쟁력으로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 2010년 2억5680만원이던 가맹점당 연매출은 2014년 4억1946만원, 2015년 4억4651만원으로 늘어난데 이어 2016년에는 5억740만원까지 증가했다. 이는 주요 경쟁사 대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맹점의 성장은 곧 본사의 성장으로도 이어졌다. 2003년 811억원이었던 본사 매출은 2017년 3188억원으로 늘었다.

교촌치킨의 상생 경영을 잘 보여주는 프로그램으로는 ‘아띠’ 제도를 꼽을 수 있다. 아띠는 순우리말로 ‘친구’라는 뜻이다. 가맹점이 어려울 때 본사 직원이 긴급 출동해 무엇이든 도와주는 제도다. 이 제도를 통해 가맹점끼리 우수 사례를 공유하고 벤치마킹한다.

가맹점 하나하나가 마치 대기업의 부문처럼 경쟁하고 배우는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 본사가 직접 조리 역량을 진단하고 솔루션을 주기도 한다. 가맹점을 찾아가 조리 직원을 집중 교육하고 개선점이나 노하우를 전수한다.

가맹점별로 등급을 매겨 현장 진단을 하고 위생이나 매장 환경이 좋지 않으면 함께 관리하고 개선점을 찾는다.

교촌치킨은 또한 가맹점들에 인사·노무·법무 등의 법률 상담 서비스도 제공한다. 치킨점을 운영하다 보면 교통사고·고용·상가임대차·세무 등 다양한 문제에 부닥치기 때문이다.

교촌치킨은 파트너사와도 공정한 거래를 실천하고 있다. 원자재 파트너사들과 100% 주별 현금 결제로 신뢰를 최우선하는 장기적 협력 관계를 유지한다. 파트너사와의 공정거래는 가맹점에 안정적인 원자재 수급으로 이어지는 높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또한 교촌치킨은 창립 이후 기업 이념인 ‘나눔’을 기반으로 한 상생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교촌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은 이른바 ‘먹네이션’으로 식품업계에서 유명하다.

먹으면서 사회공헌에 참여한다는 의미로, 교촌은 원자재 출고량 kg당 20원씩 적립해 사회공헌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모인 기금은 소외 계층 및 지역사회와의 동반 성장을 위해 사용된다.
교촌치킨, 가맹점당 연매출 ‘5억’…철저한 상권 보호로 폐점률 1% 미만
◆ 추가비용 들더라도 먹기 편하게

교촌치킨이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기본적인 경쟁력은 바로 제품이다. 많은 소비자들이 맛 때문에 교촌치킨을 찾는다.

주요 제품인 발효 간장으로 맛을 낸 교촌 시리즈, 국내산 벌꿀의 달콤함이 스며든 허니 시리즈, 인공 캡사이신 대신 국내산 청양 홍고추를 착즙한 매콤한 맛의 레드 시리즈 등은 각각 오랜 역사를 통해 굳건한 마니아 층을 형성하고 있다. 세 가지 메뉴는 모두 골고루 연 1000억원 이상 팔리고 있다.

이들 메뉴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남다른 조리 방식에서 시작된다. 과정은 꽤나 복잡하다. 우선 튀김 과정이 두 번 진행된다. 1차 튀김과 2차 튀김을 따로 진행한다. 두 번 거치는 이유는 원육 자체가 지니고 있는 수분과 기름기를 빼내 느끼함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여기에 튀김 옷 성형 과정을 거쳐 쓸데없이 붙어 있는 튀김 부스러기를 제거한다. 튀김 과정 후에는 소스를 바르는 작업이 있다. 교촌치킨의 특징인 소스 바르기는 붓을 통해 조각 하나하나 정성껏 진행된다.

교촌치킨의 또 다른 특징은 조각 수가 많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원육 가공 과정에서 수작업이 추가된다. 물론 이에 따른 비용도 추가된다. 그럼에도 조각을 잘게 나누는 이유는 우선 고객이 먹기 좋은 크기를 만들기 위해서다.

조각이 크면 원육이 가진 기름기가 빠지기 힘들 뿐만 아니라 소스가 잘 스며들기 힘들기 때문이다. 특히 간장치킨인 교촌 시리즈나 매운맛의 레드 시리즈는 염지제를 사용하지 않고 소스로 맛을 내기 때문에 소스가 얼마나 잘 스며드느냐가 맛을 좌우한다. 교촌치킨의 튀김옷이 얇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한 교촌치킨은 ‘완벽한 제품력을 지닌 메뉴가 아니라면 내놓지 않는다’는 철저한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경쟁사들은 1년에 몇 개씩 신제품을 내놓지만 교촌은 하나의 메뉴라도 모든 가맹점에서 같은 맛을 낼 수 있도록 품질관리에 더 힘을 쏟는다. 이는 최상의 제품을 내놓는 것이 고객을 위한 최고의 서비스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권원강 회장은]◆ 10평 치킨집으로 창업…“교촌 간판 달면 무조건 돈 벌게 하라”
교촌치킨, 가맹점당 연매출 ‘5억’…철저한 상권 보호로 폐점률 1% 미만
교촌치킨 창업주인 권원강 교촌F&B 회장은 대구 출신으로, 1991년 경북 구미에서 치킨집(10평)을 시작했다. 지금 교촌치킨의 시초이자 본점인 셈이다. 당시 사업 자금은 택시 면허를 판 돈이었다.

하지만 장사가 안됐다. 처음 2년은 ‘죽을 고생’을 했다. 하루 한두 마리만 파는 날이 비일비재했다. 치킨 한 마리에 6000원이던 시절이었으니 하루 매출이라야 고작 1만원 안팎이었다. 임차료는커녕 한 달에 5만원 정도인 전기요금도 감당하기도 어려웠다. 이때 남는 닭들을 모조리 튀겨 제품 개발에 열을 올렸다.

홍보를 위해서도 독특한 전략을 사용했다. 매일같이 수십 번씩 114에 전화를 걸어 당시 상호였던 ‘교촌통닭’ 전화번호를 물었다. 여윳돈이 없었고 마땅한 홍보 방법이 없던 그가 할 수 있는 유일한 홍보 수단이었다.

이렇게 하기를 몇 달, 자주 걸려오는 전화에 관심을 두던 114 안내원들이 치킨집을 찾는 사람들에게 교촌통닭 전화번호를 안내해 주기 시작하면서 이름을 알리게 됐다.

이때의 어려움 때문인지 권 회장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두 가지가 있다. 바로 “교촌 간판 달면 무조건 돈 벌게 하라”, “치킨을 명품처럼 만들어라”다.

이 때문에 교촌에는 ‘세일’이란 단어가 없다. ‘가맹점 모집’이란 용어도 쓰지 않는다. 그 흔한 창업 설명회도 하지 않는다. 이런 경영 철학의 영향으로 가맹점 수는 1000개 선에서 10여 년간 거의 변함이 없다. 가게 주인이 바뀌었을 뿐이다.
cw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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