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2018 대한민국 100대 CEO&기업 : 3위 현대차]
-올해 신차 12종 출시…권역별 자율 경영 시스템 가동
현대차, 친환경 통 큰 투자…2025년 ‘글로벌 빅2’ 노린다
[한경비즈니스=이정흔 기자] 현대차는 최근 잇단 어려움 속에서도 ‘2018 대한민국 100대 CEO·기업’ 3위에 오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보복 여파로 고전했다. 올해는 지배구조 개편안으로 몸살을 앓았다. 현대차는 3월 현대모비스의 분할·합병을 골자로 한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놓았지만 무산됐다. 핵심인 G2(미국·중국) 시장의 판매 부진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현대차의 올 1분기 실적은 실망스러웠다. 현대차는 지난 1분기 매출액 22조4366억원, 영업이익 6813억원, 당기순이익 731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4.0%, 45.5%, 48.0%씩 줄어든 규모다. 2010년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원화 강세와 지속된 파업에 발목을 잡혔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는 ‘실적 반등’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키워드는 ‘신차 효과’다.

현대차는 1~5월 누적 판매가 국내 29만4887대로 4.2% 증가했다. 그중에서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 국내 SUV 누적 판매만 7만6823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75.2% 급증했다. 해외 판매는 153만3302대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는데, 마찬가지로 SUV 판매 호조가 전체 판매량 상승을 견인했다.

◆글로벌 법인, 자율 경영 강화

“올해 상반기 출시될 수소전기 전용차를 기점으로 시장 선도적인 친환경차를 적극 개발해 2025년 38개 차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책임 경영 강화를 통해 2018년 한 해를 새로운 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외부 환경 변화에 더욱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미래차 투자’를 확대함으로써 자동차 산업의 혁신을 선도해 나갈 방침이다.

먼저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부터 단계적으로 글로벌 주요 사업 현장에 권역별 자율 경영 시스템을 도입한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글로벌 운영 조직을 개편했다. 현지 조직이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본사의 역할과 기능도 일부 조정을 거치게 된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해외 주요 시장별로 ‘권역본부’가 출범하고 이 권역본부가 해당 지역의 상품 운용, 현지 시장 전략, 생산, 판매 등을 통합 기획·관리하게 된다. 기존 체제에서는 본사 해외영업본부가 상품을 포함한 주요 전략을 제시하고 생산과 판매까지 총괄적으로 지휘해 왔다.

앞으로는 권역별 법인의 자율적인 관리를 통해 현지 시장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올해 현대차 북미·인도, 기아차 북미 지역을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미국과 중국 등 주력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올 한 해 신차 출시도 12개 차종으로 대폭 확대한다. 2월 출시된 신형 싼타페를 시작으로 3분기 국내 출시 예정인 신형 투싼을 주력 모델로 글로벌 각 지역에서 SUV 라인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지역 특화된 전략 신차도 대거 선보인다. 중국 시장에서는 준중형 스포티 세단, 준중형 SUV, 엔트리 SUV를 통해 판매 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도를 비롯한 신흥 시장은 현대차 경차 이온의 후속 모델로 적극 공략한다.

◆미래차 핵심 기술 내재화 추진

현대차는 2월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넥쏘를 시승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관람객들이 직접 몰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3월에는 여의도 국회 앞마당에 수소전기하우스를 운영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현대차는 기아차를 포함해 현재 13종의 친환경차를 2025년까지 38종으로 대폭 확대해 세계 친환경차 시장 2위 자리 굳히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순수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모든 타입의 친환경차를 양산하고 있다. 전기차는 올해부터 매년 새로운 모델을 추가해 2025년까지 총 14종을 대폭 확대하고 글로벌 시장점유율 3위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스마트카 개발도 가속화되고 있다. 2020년 고도화된 자율주행, 2021년 스마트시티 내 미국 자동차공학회(SAE) 기준 4단계 수준의 자율주행 상용화, 2030년 완전 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한 핵심 기술 고도화도 진행되고 있다. 이미 국내외에서 자율주행 자동차 운행 면허를 획득, 꾸준히 실제 도로 환경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보완·개발하고 있다.

또한 초정밀 지도 구축,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 기업인 시스코를 비롯해 모빌아이·오로라 등 협업 대상도 넓혀 나가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미국 미래 모빌리티 연구 기관인 ACM이 추진 중인 자율주행차 첨단 테스트 베드 건립에 500만 달러를 투입하는 등 투자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미래 자동차 핵심 기술 내재화는 물론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과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자율주행·커넥티드카 상용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연초에 ‘오픈 이노베이션센터’ 구축 계획을 통해 국내를 비롯해 미국 실리콘밸리, 이스라엘 텔아비브, 중국 베이징, 독일 베를린 등 전 세계 혁신 기술 태동 지역 5곳에 혁신 거점을 갖추고 현지 스타트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해 글로벌 혁신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원희 현대차 사장, 그룹 내 ‘재무통’…수익성 중심 내실 강화에 총력

이원희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현대차그룹의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꼽힌다. 1960년 2월 경남 김해에서 태어나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웨스턴 일리노이대에서 회계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대차에 입사해 줄곧 재무 분야에서만 일했다. 재정팀장, 국제금융팀장, 미국법인 재경담당 상무 등을 거쳐 현대차 재경본부장을 맡았다. 2011년 현대차 재경본부 본부장, 부사장에 오른 지 3년 만인 2014년 현대차 재경본부 본부장, 사장으로 고속 승진하며 화제를 모았다. 당시 그는 현대차 최초의 1960년대생 사장이었다. 이후 2016년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현대차, 친환경 통 큰 투자…2025년 ‘글로벌 빅2’ 노린다
2004년부터 2009년까지 현대차 북미판매법인 재무담당으로 일하면서 공격적 마케팅으로 실적을 개선하고 미국 금융 위기 상황을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0년부터 현대차 재경본부장을 맡아 현대차가 글로벌 자동차 회사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데 기여했다. 당시 수익성 개선과 신용 등급 상향 등의 성과를 이끌어 냈다.

이 사장은 올해 ‘수익성 중심의 내실 강화’에도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회사 전 부문의 기존 업무 프로세스를 점검해 낭비 요소를 철저히 제거하는 등 혁신을 거듭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지고 고객·주주 가치를 극대화한다는 목표다.

이 사장은 “자동차뿐만 아니라 현대차의 위상 역시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만들겠다”며 “오늘날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에서 변모해 여러 가지 형태의 생활 공간으로 서로 다른 소비자에게 각기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viva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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