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새판 짜는 삼성전자 글로벌 전략]
-정체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혁신 기술과 새 전략으로 돌파구 찾는다
삼성전자, ‘인도 공략과 폴더블’로 ‘스마트폰 1위’ 지킨다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은 지난해 매출액 106조6683억원, 영업이익 11조827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삼성전자 매출에서 IM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44.5%로, DS(디바이스 솔루션·부품)부문과 함께 회사를 지탱하는 기둥 역할을 한다.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 IM부문의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7% 감소한 103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약 4.0% 증가한 12조3000원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기회의 땅’으로 불리는 인도 시장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화면을 접을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도 올해 안에 공개해 글로벌 시장의 판을 바꾼다는 목표다.
삼성전자, ‘인도 공략과 폴더블’로 ‘스마트폰 1위’ 지킨다
◆‘기회의 땅’ 인도에서 샤오미와 정면 승부


삼성전자의 IM부문은 무선사업부와 네트워크사업부로 나뉜다.


삼성전자 IM부문 무선사업부는 스마트폰 갤럭시 등을 생산·판매한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해 기준 4174억 달러(473조원) 규모다.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PC(1090억 달러)와 TV(919억 달러) 시장보다 크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판매 수량 기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인도 공략과 폴더블’로 ‘스마트폰 1위’ 지킨다
삼성전자는 상반기에는 갤럭시 S 시리즈를, 하반기에는 갤럭시 노트 시리즈를 각각 출시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배터리 발화 사고로 실패했던 ‘갤럭시 노트7’의 후속 모델인 ‘갤럭시 노트8’을 선보인 데 이어 올 상반기에는 ‘갤럭시 S9’과 ‘갤럭시 S9+’를 각각 출시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생산 기지는 국내에서 중국을 거쳐 베트남과 인도로 옮겨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과거 휴대전화 생산량의 대부분을 구미공장에서 커버했다. 2004년 구미공장의 휴대전화 생산능력은 1억 대 수준까지 증가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스마트폰을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주요 생산 라인을 중국으로 옮겼다. 중국의 저렴한 인건비를 활용하는 것은 물론 넓은 현지 소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삼성전자, ‘인도 공략과 폴더블’로 ‘스마트폰 1위’ 지킨다
삼성전자는 최근 들어 주력 생산 공장을 베트남 등으로 이전하고 있다. 중국 내 스마트폰 생산 업체들의 성장과 현지 인건비 상승이 공장을 옮기는 이유다. 베트남 공장 2곳의 스마트폰 생산능력은 연간 2억 대 규모로, 삼성전자 전체 스마트폰 생산량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인도 노이다공장 증설을 완료하기도 했다. 6억5000만 달러(약 7400억원)를 투자한 공사로 12만1000㎡의 공장 부지가 25만㎡로 두 배 정도 넓어졌다. 연간 6800만 대 수준인 노이다공장의 스마트폰 생산량은 2020년 말까지 1억2000만 대로 늘어난다. 생산량 기준 세계 최대 규모 공장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인도는 스마트폰업계에 마지막 남은 ‘기회의 땅’으로 불린다. 2016년 1억1700만 대이던 인도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2020년 1억7650만 대로 연평균 10.8% 성장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인도 공략과 폴더블’로 ‘스마트폰 1위’ 지킨다
시장조사 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인도 시장점유율은 24.3%로, 중국 샤오미(20.3%)의 추격 속에 가까스로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삼성전자는 노이다공장 증설을 계기로 인도 시장에서 샤오미와 정면 승부를 벌이는 것은 물론 방글라데시·스리랑카 등 인도 인근 국가 공략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세계 최초 ‘폴더블 스마트폰’ 공개 눈앞


삼성전자는 인도 시장 공략과 함께 차세대 스마트폰을 경쟁사보다 앞서 출시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화면을 접을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세계 최초로 발표하기로 최근 방침을 정했다.


삼성전자는 당초 ‘세계 최초에 연연하지 않고 제품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는 방침이었지만 중국 화웨이가 올해 안에 폴더블폰을 공개할 것으로 전해지며 공개 시기를 앞당기기로 했다.


삼성전자의 차세대 스마트폰은 7.2인치 디스플레이가 안쪽으로 접히는 인폴딩 방식의 폴더블폰인 것으로 알려졌다. 접을 수 있는 화면에 맞는 전용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과 콘텐츠 등도 개발 중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1월께 폴더블폰에 적용할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폴더블폰은 디스플레이 양산이 시작되는 시점에 발표하고 내년 초 제품을 출시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삼성전자는 내부적으로 폴더블폰의 예상 판매량을 100만~200만 대 정도로 잡고 있다. 연 4억 대 정도인 글로벌 판매량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디스플레이가 커져 200만원 안팎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격이 걸림돌이다.


하지만 세계 최초 폴더블폰이라는 타이틀은 글로벌 시장과 업계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낳을 전망이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처음 대중에게 공개한 2007년 1월 이후 10년여 만에 스마트폰의 외관과 사용 방식을 완전히 바꾼 대혁신의 주인공으로 떠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을 처음 출시하면 애플이 갖고 있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일정 부분 빼앗아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5G 장비 점유율 20% 달성 목표


삼성전자 IM부문 네트워크 사업부는 무선 접속망 장치(Radio Access), 소형 이동통신 기지국(Small Cells), 기업용 무선 근거리 통신망(Enterprise Wireless LAN) 등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 ‘인도 공략과 폴더블’로 ‘스마트폰 1위’ 지킨다
네크워크 장비, 디바이스, 칩셋 기술을 모두 확보한 삼성전자는 5세대(5G) 이동통신 장비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2020년까지 5G 이동통신 장비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점유율 20%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삼성전자는 경기 수원 삼성전자 디지털시티에서 지난 7월 13일 5G 장비 기술 현황과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3.5㎓ 대역 5G 기지국 실물을 공개했다. 이 장비는 지난 6월 완성된 이동통신 표준화 국제협력기구(3GPP)의 표준 기반 제품 중 가장 작은 크기다.


삼성전자는 도시 인프라와 연계 가능한 ‘5G 커넥티비티 노드’도 공개했다. 노드는 신호등 같은 도시 인프라와 폐쇄회로 TV(CCTV), 디지털 사이니지 등을 무선으로 연결해 교통안전, 치안 등의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수원 디지털시티에 구축한 5G 인프라를 활용해 차세대 통신 서비스를 연구하고 통신 품질을 검증할 계획이다.


국내 통신 3사는 내년 3월 세계 처음으로 5G 서비스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어 미국·일본·중국 등도 5G를 상용화하기 때문에 국내시장을 장악하면 다른 나라에서도 경쟁 우위에 설 수 있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통신 장비 시장점유율은 3%에 불과하다. 이 분야 1위 중국 화웨이(28%)는 물론 중국 ZTE(13%)보다 점유율이 낮다. 다만 국내시장에서는 점유율 40%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5G 시장에서도 통신 3사 모두에 장비를 공급하는 만큼 국내시장 수성을 발판 삼아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 영토를 확대한다는 목표다.


김영기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사장)은 “삼성전자는 3.5㎓ 대역에서도 최고 기술력을 갖춘 5G 장비 시장의 ‘퍼스트 무버(시장 선도자)’”라며 “5G 시대에는 새로운 서비스가 생겨날 전망인 만큼 시장에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choi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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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 비즈니스 제 1182호(2018.07.23 ~ 2018.07.29) 기사입니다.]